자유게시판


기쁘다~ HP 망했네~~

2011.09.23 14:23

iris 조회:1038 추천:3

그렇습니다. 이것은 HP의 새 CEO인 멕 휘트먼을 비난하기 위한 글입니다. 제 판단에서 HP의 새 두목은 '칼리 피오리니 2'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즉, 지금은 당장 좋아 보이지만 3년만 지나면 HP를 말아먹은 인물로 불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HP 이사회는 그에 대한 책임을 경제적으로 지게 될 것입니다.


레오 아포태커 시절의 HP는 '솔루션 중심의 리딩 기업'으로의 변화를 갓 시작했습니다. PC 사업에 대한 매각설과 여러 솔루션 기업의 인수는 그러한 변화의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CEO를 1년만에 내쳤다는 것은,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망할 넘의 공화당 가치 사수"


이게 무슨 소리인가 조금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1. 단기적인 주주이득에 집착하는 경영으로 회귀


공화당식 자본주의라는 것은 돈 있는 넘이 돈 없는 넘을 등쳐먹는 시스템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구현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주주 이익 중심의 기업 경영'입니다. 모든 주식회사는 주주의 이득을 위해 봉사하는 곳이기는 하나, 공화당식의 극단적인 주주 이익 중심 경영은 단기적인 이익의 증대를 위한 근시안적인 경영입니다. 즉, 장기적인 기업 가치의 증대, 기업의 영속성 유지로 주주의 이득을 챙기는 것이 아닌 단기적인 배당액과 주가에 집착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경영의 문제는 극단적인 공화당식 자본인 '론스타'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론스타가 우리나라에서 외환은행의 돈을 빼먹는 과정은 철저히 극단적인 배당액 늘리기 형식으로 나타났습니다. 론스타가 '검은 머리 외국인'의 것이라는 논란은 많지만, 그 이름에도 알 수 있듯이(Lone Star는 텍사스의 주기 이름이기도 하며, 텍사스는 공화당 사상의 핵심 지역입니다. 대충 한나라당과 대구의 관계와 같다고 보면 됩니다.) 기본적인 사상은 공화당, 그리고 자칭 미국 보수의 기업 및 자본주의 이론과 일치합니다. 주주라는 강자의 배를 불려줄 수 있다면 앞으로 어떻게 되든 상관이 없다는 멋진 사상입니다. 공화당의 국가 경영 이론도 '폼'과 '힘', 그리고 '공화당 지지층의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 미래 세대를 전혀 신경쓰지 않고 국부를 빨아 잡수시는 형태였고, 그 결과 지금 미국의 위기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단기적인 이득에 집착한 경영은 기업의 체질을 약하게 합니다. 칼리 피오리나 시절의 HP도 당장 외형만을 생각해 컴팩을 합병했지만, 시너지 효과에 대한 아무런 생각도 없이 합병한 결과 실속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장기적인 HP의 실적 저하로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칼리 피오리나라는 이름은 대기업 사상 최악의 CEO로 당당히 꼽히게 되었습니다만, 단기적으로는 HP의 규모를 커지게 만든 멋진 아줌마였습니다. 참고로 이 아줌마도 대표적인 공화당원이며, 멕 휘트먼 역시 열혈 공화당원에 꽤나 정치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습니다.(주지사 선거에서 물먹은 경력도 있습니다.)


2. HP 체질 개선 계획의 폐기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등 굴뚝 산업이 아닌 분야에서 HP의 미래를 찾았던 레오 아포태커를 단칼에 쳐냈다는 뜻은 HP 이사회, 그리고 그 뒤의 HP 주주들이 단기적인 이득에 도움이 되지 않아 보이는 솔루션 중심 기업으로의 변화를 포기했다는 뜻이 됩니다. 더군다나 그 후임으로 기업 관련 제품도, 제대로 된 소비자 성향 제품 제조사도 경영해본 적이 없는 '소매점 경영자' 멕 휘트먼을 앉혔다는 의미는 기업 중심의 소프트웨어/솔루션 중심 전략을 폐기했다는 분명한 증거가 됩니다. 


HP하면 PC나 프린터만 생각하기 쉽지만, 서버 등 기업용 제품도 많고, 프린터나 PC 역시 개인용이나 중소기업용이 아닌 대기업용 제품도 많습니다. 개인이나 중소 상공인용 제품과 중견기업 이상의 제품은 영업 방식도, 접근 방식도 달라야 하는데, 그런 회사를 제대로 경영해보지 못한 공화당의 스타 CEO를 앉혔습니다. 지금 상황은 칼리 피오리나가 HP의 CEO가 되었을 때와 너무 비슷한 상황입니다. 


물론 피오리나의 후임인 마크 허드가 무슨 따뜻한 자본주의 경영을 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 아저씨는 피오리나 아줌씨가 벌려 놓은 일을 무자비한 구조조정으로 줄여놓으며 기업 주가를 높였습니다. 즉,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더러운 CEO였습니다.(그래서 역시 고객과 직원들을 착취하며 더럽게 돈버는 것으로 유명한 오라클 CEO가 되었습니다만.) 하지만 기업 대상 제품을 만들고 판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으며, 그러한 경험이 있었기에 HP를 적어도 안정적(외형적으로는)으로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레오 아포태커의 HP도 이러한 기업 대상 제품의 중요성을 알고, 다만 그것이 '물건'이 아닌 '서비스'임을 생각한 것이 다를 뿐입니다.


HP 이사회나 주주들은 그러한 변화를 기다릴 생각이 없었으며, 당장 주가가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스타이기는 하나 한계 수준의 대기업, 그것도 B2C의 서비스 중개가 아닌 B2B와 B2C를 모두 포함하는 '생산' 기업을 경영해본 적이 없는 경영자를 골랐습니다. 


3. 구조조정? 그것은 현재진행형


레오 아포태커를 순식간에 쳐낸 것이 HP의 전략 변경을 거부한 주주들의 의지라면, HP는 과거처럼 HP도 팔고 프린터도 팔고 서버도 파는 곳으로 남을까요? 사실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공화당의 자본주의는 단기적인 주주 이익의 극대화인 만큼 그것을 신봉하는 이사회와 CEO가 결합한 이상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습니다.


예전부터 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단기적인 주가 부양 및 실적 개선의 특효약이었습니다. 규모는 크지만 마진이 적은 PC 사업부는 여전히 매각이나 분사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그와 함께 인원의 해고 가능성도 그렇지만 그렇게 하여 남는 돈으로 무엇을 할지가 문제입니다. 대기업 CEO로서 멕 휘트먼은 Skype 인수처럼 막상 사놓기는 하고서 그것을 시너지 있게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결국 구글에 다시 팔았습니다.) 엄한 소비자 관련 기업을 사서 삽질을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듭니다. 휘트먼 여사는 물건을 만들어 파는 회사의 생리를 모릅니다. 그것이 HP를 위협하는 최대의 불안입니다.


CEO의 교체는 철저히 신자유주의적인 주주 중심의 단기 이익을 보장하지 못한 CEO의 경질이자 그것을 보장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CEO로의 교체일 뿐입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단기 이익 극대화 정책은 칼리 피오리나가 그랬듯이 HP의 장기 이익을 침해할 것이며 이미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의 이익을 침해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할 인물이 과거에 HP를 말아 먹었던 사람과 같은 '공화당에 공천했다 낙선한 퇴락한 CEO 출신'이며 공화당식 자본주의를 구현하기 위해 돌아왔다는 점이 걱정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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