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자다가 깨버렸네요.

2011.10.01 03:06

해색주 조회:1057

 야간대학원 개강하고 정신없이 보내던 중, 아내가 한 말이 가슴에 걸려서 특별한 약속이나 급한 일을 피해 다녔습니다. 어제도 강의 끝나고 형들이 문어 먹으러 가자고 했는데, 아이들이 기다린다고 카톡이 와서 일찍 들어갔습니다.(그래야 11시죠) 팀장이 현재 휴가중이고 급한 일도 없어서 오늘도 일찍 들어와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습니다.(아내는 현재 학습지 교사 연수중) 11시에 아이들 재우다가 저도 자버렸네요.


 사실 깨서 일어난 가장 큰 이유는 과제물 자료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우연히 '산신령님께 구매 쪽지'를 보내고 있는 제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건 내가 비몽사몽에 한거니까, 아내도 이해해줄꺼야'라고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어제 강의 시간에 교수님의 말씀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현재 트렌드로 본다면, 120살까지 살겁니다. 이게 축복일까요, 저주일까요?' 어제 강의 주제중 하나가 '승자의 저주'였는데 그 와중에 저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120살까지 산다면 제 나이 이제 34살에 큰 애가 9살이니, 여차하면 증손자 그 이상을 볼 수도 있는 나이겠습니다. 세상이 점점 퇴직연령은 빨라지고 회사에서도 40이 넘으면 뛰어난 관리자 역량이 아니면 설자리가 좁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제가 외국계 금융회사를 다녀서 그런지 몰라도 요즘은 취직 연령도 높아지고 전반적인 스펙은 왜들 다 그리 좋은지. 그래서 컴플렉스로 야간 대학원이라도 다니는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점심에 같이 일하던(현재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두 명 모두 과도한 업무스트레스로 이직이나 퇴직을 생각하고 있더군요. 저도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그분들과는 달리 압박을 특유의 유들유들함으로 잘 버티고 있는듯 합니다. 이것도 외줄타기 비슷해서 얼마나 더 잘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점점 세상을 살아가는 고민이 깊어지는 것임을 느껴집니다. 아이들의 아빠로, 남편으로 그리고 나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이 많이 듭니다. 그리고 50을 넘어서 그때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하고 있을지. 회사에서 3급 부부장이 되고 나서 40대 초중반에 업무도 모르고 영업도 못하고 노력도 못해서 과장/대리들 일하는 것이나 뜯어먹고 그냥저냥 명퇴나 기다리면서 살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어울리는 분들이 늘 저보다 7 ~ 8세 이상이어서 그런지 30대 초반(네, 초반이에요!!!)의 나이에도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군요.


 자료 찾아보다가 자야 하는데, 이래저래 생각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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