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이번에 약국에서 짤린 R은 아프리카출신 이민자입니다. 화학과를 졸업해서 직장을 못 구하다가 약대로 전과한 뒤 졸업해서 나이 50에 처음 잡은 직장에서 짤리게 되었죠.

아마 사회생활 경험이 없는 게 큰 이유같습니다. 1년의 Probation 기간중에는 정말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하는 데 온 약사들이랑 테크니션들과 사이가 안 좋았어니까요. 결정적인 건 일을 못한다는 것이었죠. R이 하는 건 항상 누가 다시 체크를 해야하니 다른 약사들의 부담도 늘었났구요. 아마 처방 에러율이 한 5-10%는 된 것 같았습니다. 처음 왔을 때 미국인이나 히스패닉 약사들은 처음 보더니 딱 눈치를 채고 외면을 하더군요.

한 한 달 정도 가르치는 사람이 없어서 순진한 저랑 다른 한국 약사분이 나름대로 컴퓨터 지식 및 약학지식 전무한 R을 상대로 가르침을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실수) 겨우 어느정도 궤도에 올려 놓으니 석 달 정도 지나서 본색이 들어나더군요. 그냥 석 달만에 빨리 보내는 게 서로에게 좋았을 텐 데요.

자기 멋대로 처방전을 잘못 넣구선 지적하는 우리에게 되려 자기일에 상관하지 말라고 역정 부리고, 잘못을 하나 지적하면 꼭 복수를 할려하고. 그래서 한 넉 달 쯤 지나고 부터는 그냥 포기했습니다. 그 때부터 내부적으로는 해고 진행이 들어갔다고 이야기가 들리더만 그냥 관심을 끊고 지냈습니다.

해고가 된 R이 discrimination으로 매니저를 고소하고 가르쳐 준 두 한국 사람을 차별하였다고 Equal opportunity office에 신고해서 두 사람이 가서 진술을 하고 왔습니다. 자기를 전혀 돌보아 주지 않았던 약사들은 언급도 안 하구요. 하긴 자기랑 관련이 있었던 사람이라고는 거의 우리 두 사람뿐이니까요. 다른 사람들은 소 닭 보듯이 R을 대하더니 그게 옳은 처신이었던 거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자기가 흑인인 점을 이용해서 한국사람들이 자기를 차별했다고 (약사 9명 중 한국사람이 4 명)고소한 R도 이해는 갑니다만 매니저가 모아 놓은 엄청난 에러폴더를 보면 결과가 너무 자명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R이 떠난다고 다른 한국약사님이 어제 점심을 사 주었는 데, 이 이야기를 듣고 정말 나쁜 놈이라고 화를 내시더군요. 매니저는 신경도 안 쓰더군요.

흑인이 해고되면 100% Discrimination 으로 신고를 한다고 하네요. 괜히 도와주다가 빰 맞은 경우입니다.

저에게는 세 가지 점을 지적했다는 군요.

첫 째는 자기가 일을 하는 데 항상 지켜본다고 일에 집중을 못 하겠다고 했다는 군요. 그럼 초보자에 맨 날 실수하는 데 같이 일하는 약사가 검토안하면 어떻게 하라는 건지. 다른 약사들은 미리 말을 해서 R이랑 일하기 싫다고 해서 주로 저랑 다른 한국약사분이랑 같이 일했습니다.

둘 째는 온 지 두 달 쯤 되었을 때 너무 느린 R에게 힘이들면 Outpatient 약국도 고려 해 보라고 둘이서만 개인적으로 말하였더니만 제가 다른 텍들앞에서 자기를 비하하고 outpatient로 가라 했다고 진술했다는 군요. 덕택에 텍들 5-6 명이 불려가서 진술을 하고 왔답니다. 그 중 두 텍은 새로와서 제가 교육을 시켜서 자리를 지키게 된 경우입니다. 저한테 다녀 온 이야기를 해 주면서 전부 진실을 말했다고 저보고 걱정말라고 합니다. 보통 새로운 사람은 제가 교육을 많이 시키는 데 이제 좀 자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세 째는 처음 만난 날 제가 너 같이 컴퓨터도 못하고 약학지식이 없는 사람은 만약 내가 면접을 보았다면 안 뽑았을 거라고 제가 이야기하면서 넌 정말 lucky니까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내가 돕겠다는 말을 했는 데 다 빼고 만약 제가 인터뷰를 했으면 자기를 안 뽑았다는 이야기만 했다는 군요. (말조심필요, 이런 것도 꼬투리가 되네요.)

다른 한국약사분이랑 진술을 하고 나서 이제부터는 가능성 이 없다 싶은 사람은 절대 나서서 안 도와 줄 거라 이야기 했습니다. 뒤 늦게 배운 교훈이네요.약국에서도 전체 메일을 보내는 초강수를 두더군요. R은 더이상 employee가 아니니 약국의 모든 시설에 접근이 불허되고 약국에 오는 경우는 신고 하라고 하네요. 어제까지의 약사가 졸지에 범죄자 취급을 당하는 걸 보니 좀 심하다는 느낌도 듭니다. 하여간 R 때문에 많은 역사가 새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병원역사상 최초로 probation 기간에 짤리고 전체 공문이 돌고.

덕택에 세상 사는 걸 조금 더 배우게 되었습니다. 

우울한 마음 배신하지 않으리라 믿는 우리 민호랑 놀면서 달래고 있습니다.(사진참조)

minho8.jpg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공지] KPUG 운영비 모금. 안내 드립니다. - updated 250601Su [27] KPUG 2025.06.01 315
공지 [안내의 글] 새로운 운영진 출범 안내드립니다. [15] 맑은하늘 2018.03.30 31176
공지 KPUG에 처음 오신 분들께 고(告)합니다 [100] iris 2011.12.14 441409
29775 [공지] 댓글 알림기능의 위치를 우측하단으로 변경하였습니다. [7] KPUG 07.16 61480
29774 [공지] 금칙어 적용에 대한 투표 결과입니다. [4] KPUG 07.15 60800
29773 Yuandao N10 그리고 N12의 공식케이스 공구들어갑니다. (마감되었습니다..) [39] file 星夜舞人 11.07 56096
29772 제7차 공동구매 시작합니다 (마감되었습니다~) [67] 星夜舞人 11.17 55232
29771 [기기 사용방안?]괜스레 고민만 쌓여 갑니다. [6] 유부총각 10.21 53316
29770 [공지] 댓글알림 기능 투표결과입니다. [5] midday 07.24 52138
29769 소모임의 자료실을 공개로 해놓을까요?? 아니면 회원공개로만 해놓을까요?? [21] 星夜舞人 02.03 51027
29768 다나와 중고장터 [4] matsal 01.25 49334
29767 공동구매 AS는 이렇게 이루어 집니다... [2] 星夜舞人 10.28 45353
29766 KPUG 운영비 계좌 + 모금현황 (최종) [16] 하얀강아지 06.13 41268
29765 [공지] 태파님에 대한 징계를 알려드립니다. [2] KPUG 웹마스터 1호기 07.31 40714
29764 제5차 공동구매 시작합니다... (마감되었습니다.) [51] file 星夜舞人 09.29 40490
29763 100만번째 이벤트 가위바위보 토너먼트 최종결과 그리고 나머지 이야기.. [44] file 星夜舞人 03.22 39887
29762 Gpad를 터치패널 구입합니다. (신청자 리플에 남겨 주세요..) [17] 성야무인 04.22 39051
29761 [알림]4기 운영진 인사드립니다 [20] KPUG 03.12 38670
29760 이북모임 이름 후보작들입니다. [13] 星夜舞人 01.21 37836
29759 서울, 경기, 인천지역에서 키보드 찾아가지 않으신 분들은 이번주 일요일에 노예처럼 부려먹겠습니다. ^^; (일요일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회기역으로 오세요~~) <---시간 수정 .. 아 그리고 이번에 안찾아 오시는 분들의 경우 무조건 착불로 보냅니다.. 섭섭해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20] file 星夜舞人 11.17 36619
29758 KPUG 운영비 모금을 종료합니다. [13] 로켓단® 07.12 34881
29757 댓글 테스트 한번 더... [24] file 인포넷 05.15 34151

오늘:
1,724
어제:
2,026
전체:
16,312,0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