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흔한 백군의 하루..

2011.11.08 23:55

백군 조회:1551 추천:1

안녕하세요 , 백군입니다.

 

 

 

 

 

백수에서 직장인으로 전직한지 한달이 넘었네요. 쥐꼬리긴 하지만 이직한 직장에서 첫 월급도 받아봤습니다.

 

 

 

 

 

이제 조금 일이 손에 잡혀가니까 과장님이 거래처를 마구마구 넘기기 시작하시는군요.

 

 

 

 

형광등 , 페인트 , 건전지 , 마대 , 장갑 , 문구 , 프린터 토너 , 외장하드 , 계측기 , 방청제 , 못 , 드릴 , 기타 등등

 

 

 

 

쇼핑몰에 주문들어오는것도 직접 내보내고 송장 등록하고 하는것도 하며 택배의 위대함도 느끼고 있습니다.

 

 

 

 

참고로 제가 종사하고 있는 직종은 구매대행 , 흔히 말하는 MRO 업체 입니다. 

 

 

 

 

연간계약 맺어놓고 고객사가 원하는 것은 뭐든 닥치는대로 견적 뽑아다가 가져다 바치는 일입죠.

 

 

 

 

그나마 견적은 사수님이 다 하고 저는 서브로 발주만 하긴 하지만 이것도 하루 3~40건씩 할라니 쉽지만은 않네요

 

 

 

 

거기다가 이번주 들어서는 발주업무 뿐만 아니라 정기결제 마감도 배우기 시작했답니다.

 

 

 

 

 

선결제처럼 매일 결제요청서 만들고 명세서 챙겨 올릴 필요도 없을것 같아 나름 편할 줄 알았는데....

 

 

 

 

 

마감 준비하는 회사에서 보내준 거래원장에 보도 듣도 못한 품목이 등장했습니다.

 

 

 

 

 

뭐야 이거 -_-;

 

 

 

 

 

일단 10월달 발주서 다 뒤집어 엎습니다.......                  없네요

 

혹시나 발주서를 저장 안해놨나 싶어서 발주대장 싹 열람해봅니다......       안나오네요

 

발주서도 보내고 저장안한채로 발주대장에 누락시켰나 싶어 픽업차량 보낸 기록을 뒤집니다.....    없습니다.

 

매입업체에 전화해봅니다.  분명 난 이런거 발주낸 적 없다고 해도 업체에서는 보냈다고 확인해 보라고 합니다.

 

 

 

 

 

멍멍멍! 을 외치며 멍한 상태로 허공을 봅니다.

 

 

 

 

 

그러고 있는 와중에 오늘의 발주대장이 넘어오며 발주 및 출고업무가 시작이 됩니다.

 

 

 

 

 

발주서 만들고

 

팩스 보내고

 

전화해서 팩스 잘 들어갔나 물어보고

 

재고수급 확인하고  

 

거래명세서 보내달라고 하고

 

받은 거래 명세서 결제일별로 분류해서 넣어놓고

 

 

 

 

 

그 와중에 팩스 못받았다는 회사는 발주서 다시 보내고

 

명세서 안보내주는 회사 계속 갈구고

 

그렇게 무난히 잘 나가다가 어떤 매입처 담당자가 왜 지난주에 발주낸거 픽업 안해가냐고 물어봅니다.

 

 입고리스트를 보니 입고가 미결입니다. 

 

 

 

 

 

응?  이거 납기가 내일까지인데... 왜 안들어온거지?

 

급히 픽업의뢰리스트 찾아봅니다.  그 업체 픽업 요청서가 있네요

 

엉덩이 불난 강아지마냥 3층 운영팀으로 달려가서

 

픽업 담당자한테 배송권역 담당기사 누구인지 물어보고 바로 전화해 봅니다.

 

 

 

 

 

"구매팀인데요, 은평지역에 있는 000 업체 어제 픽업 안되었다고 하더라구요"

 

 

 

"아, 거기 어제 멀어서 못갔구 오늘은 좀 바쁘니까 내일 가야 겠는데, 급한건가?"

 

"납기기한이 내일인데요........."

 

 

 

"아, 거기 못가는데.. 급하면 업체에다 말해서 그냥 택배로 보내"

 

"네 -_-"

 

 

 

 

 

결국 픽업이 3일 이상이나 지연된 물건을 업체에 직배로 보내달라고 요청합니다.

 

 

꼴랑 800원 남는 서류철 2개를 마이너스 마진을 보고 2500원짜리 택배로 보내며 과장님께 당할 갈굼을 생각합니다.

 

 

그래도 고객사에서 배송지연 클레임 들어오는거 보다는 과장님한테 갈굼당하는게 마음이 편하죠.

 

 

멍하게 나가서 담배 한대 피고 들어오니 매입처에서 전화왔었다고 포스트잇이 두개나 붙어있습니다.

 

급히 전화를 겁니다.

 

 

 

 

 

 

 

"과장님 안녕하세요, 000 백군입니다. 전화하셨죠?"

 

 

"아, 그 형광등 직배 건, 발주서 3번 5번 10번이 이상해. 고객한테 색상이랑 핀 수 다시 한번 물어봐바. "

 

 

"색상이랑 핀 수요?, 최대한 빨리 알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주문한 고객사에 전화를 겁니다.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어대는 KT의 "뛰고 뛰고 또 뛰겠습니다~" 컬러링....

 

 

 

 

다행히 전화를 빨리 받았네요

 

 

 

 

"안녕하세요, KT커머스 공급업체 입니다.  000님 이시죠? 주문하신 00형 형관등 주문건으로 전화드렸습니다."

 

 

"형광등? 나는 취합만 해서 모르고 물어볼라믄  010-9090-9090으로 전화해서 물어봐요."

 

 

"네, 감사합니다."

 

 

 

 

다시 전화 돌립니다.

 

 

 

 

 

 

 

 

 

 

뛰고~ 뛰고 또 뛰겠습니다~   ~~~~~~~~ 두 두 두 올레~~~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KT커머스 공급업체 입니다.  000님 이시죠? 주문하신 00형 형관등 주문건으로 전화드렸습니다."

 

 

"형광등? 몇 와트짜리요?"

 

 

"36와트짜리 300개 주문해주셨는데요"

 

 

"잠깐요,       아, 그건 우리팀서 안시켰구요,  010-9898-9898    000씨한테 물어봐요"

 

 

"네 감사합니다. "

 

 

 

 

 

 

뛰고~ 뛰고 또 뛰겠습니다~   ~~~~~~~~ 두 두 두 올레~~~

뛰고~ 뛰고 또 뛰겠습니다~   ~~~~~~~~ 두 두 두 올레~~~

뛰고~ 뛰고 또 뛰겠습니다~   ~~~~~~~~ 두 두 두 올레~~~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소리샘으로

 

 

 

 

070전화로 연락하면 꼭 안받고 버팅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뛰고~ 뛰고 또 뛰겠습니다~   ~~~~~~~~ 두 두 두 올레~~~

뛰고~ 뛰고 또 뛰겠습니다~   ~~~~~~~~ 두 두 두 올레~~~

뛰고~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KT커머스 공급업체 입니다.  000님 이시죠? 주문하신 00형 형광등 있으시죠?"

 

"형광등요? "

 

"36와트짜리 300개 주문하신거요"

 

"아, 시켰습니다. 언제 옵니까?"

 

"다름이 아니라 주문하신 형광등 색상이 백색인데요, 켰을 때 흰색인 백색으로 주문하신거 맞으신가요?"

 

"백색이 키면 흰색이지"

 

"백색은 약간 노란및 나는 색이구요, 켰을 때 흰색은 주광색 입니다."

 

"그래요? 그른가? 그럼 그걸로 보내주소"

 

"네 알겠습니다. 주광색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건 처리....... 앞으로 2건 더!!

 

 

 

 

 

 

이놈의 형광등은 맨날 백색으로 주문해놓고 보내주면 백색 시켰는데 노란거 왔다고 교환해달라고 하더군요.

 

오해의 소지가 있기는 하지만 주문하는 사람들이 그레이색 시켜놓고 회색 왔다고 클레임 거는거랑 비슷한 이치...

 

 

 

 

그럭저럭 통화하고 색상이랑 핀 수 물어봐서 업체에 알려주면 업체에서 물건을 우리 회사로 보내줍니다.

 

 

 

 

이제 발주업무 시작~

 

 

 

 

 

하려고 하는데 대리님이 물어보시네요

 

 

 

 

"백군씨 아까 마감하라고 한 00유통 아직 다 안했어요?"

 

 

 

 

 

"아차 -_-"

 

"12시 전에 마감해서 올리겠습니다."

 

 

 

 

 

폭풍발주 -_- 미친듯이 발주서 뽑고 픽업리스트 뽑고 재고대장 정리하고 이것저것 하다 보면 언제나 누락건이 생깁니다.

 

누락이 되던 말던 일단 중요한건 발주를 다 내느냐 못내느냐..  미친듯이 팩스 보내고 또 전화하고 명세서 받고....

 

 

 

 

 

 

 

 

점심시간이네요.

 

먹고 살자고 하는거니 밥은 먹습니다.

 

 

 

 

 

 

 

밥 먹자마자 혼자 다시 들어와서 마감을 합니다.

 

매월 10일에 결제를 해주는 모 배터리 업체

 

거래원장이랑 구매누계대장이 거의 99% 싱크로가 되다가 쌩뚱맞은 항목이 튀어 나옵니다.

 

 

 

 

LR30 제트킹 300개

 

 

 

 

 

 

응?

 

 

 

 

 

 

에너자이저랑 벡셀밖에 주문 안했는데 이거 뭐지? 뭐지?

 

어차피 다들 밥 먹으러 가서 물어볼데도 없습니다.

 

 

 

 

 

 

안나옵니다.

 

 

 

 

 

 

어디를 뒤져도 흔적이 없어요

 

 

 

 

 

미칩니다.

 

 

 

 

 

그러고 있다가 떠오르는게 있어 퇴사한 직원의 파일 폴더들을 열어제끼기 시작합니다.

 

 

 

 

 

 

 

빙고 -_-

 

 

 

 

 

 

제가 입사하기 전에 발주를 내놓고 픽업이 지연되다가 제가 입사한 다음날 입고가 된 배터리님의 정체가 밝혀졌고

 

대리님한테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니 못챙겨줘서 미안하다고 합니다.

 

 

 

 

 

뭐 -_- 대리님 잘못은 아니니까요...

 

 

 

 

 

마감 넘기고 거래원장 넘기고 입고 안된거 있나 입고리스트 뒤적거리며 놀고 있는데 전화가 옵니다.

 

 

 

 

 

 

"G마켓이죠? "

 

"아, 네, 무슨일이시죠?"

 

"몰드 중짜 주문했는데 거기에 랜선 몇개 들어가요?"

 

"네?"

 

"랜선이요 인터넷하는거"

 

"아, 랜선도 규격이 조금씩 달라서 제가 이야기 드리기는 힘들고.. 저희가 판매하는 몰드는, 직경이.......    잠시만요"

 

 

 

 

미친듯이 재고정보 뒤집니다.  몰드 직경 찾을 일이 있을거라고는.......

 

 

 

 

 

"죄송합니다. 고객님. 몰드 직경이 약 1.5센티정도 되니까 사용중이신 랜선 두께 한번 확인해 보시면 될것 같습니다. "

 

"그러니까 몇개나 들어가냐구요"

 

"네? 고객님 그건 고객님이 사용하고 계신 랜선의 재질이나 두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서요"

 

"아니, 랜선이 뭐 수십가지가 되요 뭐가되요 몰드로 몇개나 넣을 수 있는지 몰라요?"

 

"글쎼요....  일반적인 경우 한 2~3개 들어갈것 같은데요, 정확한 답변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알았어요, 시킨건 언제와요?"

 

"음, 고객님 존함이 어떻게 되시죠? 언제 주문해주신건가요?"

 

"000구요, 주문 한지 10분 넘었네요"

 

"주문을 하시면 취합되서 넘어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려서 오늘은 발송이 힘드시구요"

 

"내일 안와요?"

 

"네, 내일은 못들어 가구요...."

 

 

 

 

 

 

 

제가 일하는 회사는 안전재고라는걸 좋아하지 않는 치명적인 특성이 있습니다.

 

 

특히나 쇼핑몰 주문건은 식음료를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주문나오면 업체에 물건 달라고 하는 시스템...

 

 

 

 

쉽게 이야기 하면 주문을 하면 그날 저녁에 주문이 취합되서 구매팀으로 넘어오고 다음날 아침에 발주를 내면

 

그 다음날 픽업이 되서 입고가 되어 입고된 물건을 그 다음날 아침에 보내는 3일배송 시스템 -_-;;;

 

 

 

 

 

욕 무지하게 먹었습니다.

 

 

 

 

 

"그러니까 언제 받을 수 있냐구요"

 

"재고 수급이 원활치 않아서 내일 모레쯤 입고되면 한 금요일쯤 받으실 수 있을겁니다. 이번주 안에는 받으실 수 있어요?"

 

"네? 금요일이요?"

 

"그렇습니다. 업체 사정으로 재고가 원활하게 들어오지 않는 품목이라서요.."

(사실은 전 품목이 대부분 그렇습니다.)

 

"뭐야 이거. 주문 취소해줘요. 장난하는것도 아니고"

 

 

 

 

 

 

 

 

 

 

이런 경험 -_- 하루에 한두번씩 하다보니 이제 면역이 좀 된거 같아요....

 

익일배송의 위대함을 다시금 느낍니다.

 

 

 

 

 

 

 

뭐 맨날 이래요 -ㅂ-

 

 

이건 뭐 피곤해서 더 쓰지도 못하겠네요.....   의미도 없고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여러분!!!

 

 

택배기사님들 사랑해 주시고.. 인터넷 쇼핑몰 상담해주는 사람 너무 갈구지 마세요 ㅜ.ㅡ

 

 

그들에게는 아무런 힘도 없답니다. ㅋㅋ  물론 이따금 좀 깨는 택배기사는 있긴 하지만..

 

 

그리고 복사용지 같은거 주문하시면 꼭 택배기사 전화 받으세요. 가뜩이나 바쁜 택배기사 무거운거 들고 고생합니다.

 

 

 

 

이상 의미없는 백군의 넋두리였습니다.

 

역시 평일 저녁에 먹는 맥주는 각별하군요... 두캔에 알딸딸 할 정도까지 취하다니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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