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선거도 문제네요. 정치판이랑 똑같아요~
2011.11.25 18:34
요즘 각 대학 총학 선거기간이라죠?
제가 다니는 곳은 이번에 두 후보가 나왔습니다.
한 곳은 현 총학 계보를 따르는 후보이고
다른 총학은 새로 등장한 신흥세력(?) 입니다.
이래저래 살펴봤는데, 참 뽑을만한 사람이 없네요..
일단 현 총학의 계보를 잇는 후보에게는 좋은 감정이 없는데,
첫째로 현 총학이 자잘하게 눈에 보이는 부정을 저지른 심증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험기간마다 총학에서 학우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해 주는데, 이걸 총학이 주도합니다.
(물론 각 단과대에서도 하지만 규모가 작습니다.)
그런데 그날 제공량이 300개라고 했는데, 실제로 세어보면 100개 좀 넘게 주고 끝납니다.
일일이 받는 사람 한명한명 세어봤습니다. 분명 300개 제공인데,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적은 사람에게만 줍니다.
이런게 꽤 상습적이예요.
두번째로, 공약 이행률이 80%가 넘는다고 하지만, 실상은 뜯어보면 자잘한것들만 해서 80%가 넘는 것이고
큰 이슈에 대해서는 마무리가 안된 상태입니다.
(공약 이행률을 밝히는 것은 학교 총학의 치욕적 역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과거 모 총학이 장기집권 하던 시절,
공약이행률이 바닥을 기어다녀서 학생들에 의해 축출된 전례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학교는 공약이행률에 민감합니다.)
게다가, 현 총학은 항상 어떤 큰 이슈가 있을 때 마다 일부러 두발짝 정도 늦게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반값등록금 이슈도 한참 토론하던 시즌이 끝난 다음주에야 입장표명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등등.. 어떤 이슈가 있으면, 일부러 늦게 처리하려는게 눈에 띕니다.
그리고 유시민 전 장관을 초대할 때, 타 학교에서는 모두 총학차원에서 후원했으나
저희 학교에서는 무려 '공과대 학생회'에서만 지원했습니다.
쪽팔려요 진짜. 아마 총학차원에서 지원한 학교가 중앙대 숙대 세종대였을겁니다.
반면 오세훈은 멀쩡히 와서 강연 했었죠.
그렇다고 해서, 신흥세력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닙니다.
신흥세력은 '얼굴이 따라줘서' 학우들의 지지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만
(안타까운게, 정치판이랑 똑같습니다. 오세훈이 마스크가 되니 리즈시절이 있던 것이었겠죠.)
얘네들도 답 안나옵니다.
하려고 하는 공약들 보면 학교 뒤엎을 기세.
등록금 할인 공약에 대해서는 상세한 플랜을 제시했습니다만,
그 외의 공약은 죄다 돈이 펑펑펑펑펑 들어가는 공약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좋으니까 하는거' 수준입니다.
거기에는 현재 학교의 기초필수과목 근간을 변경하는 공약도 있습니다.
이거 안 건드렸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아무튼 얘네들도 똑같이 답이 안나옵니다.
등록금은 할인한다 쳐도, 다른 엄청난 사업을 할 돈은 어디서 가져올건데?
일단 생각나는것 하나가
학생회비 20%를 동아리지원금으로 쓰겠다는데, 무려 20%나 빠지면 너희들 금액 집행은 어찌 하려고?
하나 더.. 학교의 상징물인 사자상을, 대빵 큰 사자상으로 새로 만든답니다.
근데 이미 수십년간 써 오던 역사적인 사자상이 멀쩡한 모습으로 있어요.
서울시청 무너뜨리고 새로 짓는거랑 뭐가 다른가요?
신흥세력이 이 공약을 주장하는 근거는 학교의 위상을 높이자는데
서울대가 그런걸 하든?? -_-;
서울대가 대한민국 최고 대학중 하나인 이유가 정문에 '샤'가 있어서 그런거라 생각해?
그리고 우리가 토테미즘이야? 응?? 아까 집에오면서 사자 봤더니 멀쩡하더만.... 그거 멀쩡하기도 하고
학교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조각인데 왜 왜 왜 멀쩡한 사자 놔두고 대왕사자 만들려는데???
안 엎으면 입에 가시가 돋히나? 아오 -_-++++++++++ 제발 좀 엎지 마!!!!
기초필수과목 엎는다는 것도, 현재 HELP라는 과목을 필수에서 선택으로 바꾸고
자원봉사를 필수에서 선택으로 바꾸는게 핵심인데
HELP는 들어보니까 좋아요. 특히 공대생이 절대다수인 학교에서
HELP같은 과목은 공대생의 편협한 사고를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자원봉사....... 그냥 좀 하자.. 그거 몇십시간 한다고 죽는것도 아니잖아? 사회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주고.
말이 필수에서 선택으로 바꾼다는거지, 선택으로 바꾸면 누가 할거라 생각해?
이런데 돈 들일 바에야, 차나리 정문을 만들어 줘.
신흥세력이 이 수준입니다..
일단 다 엎자...... 그런데 엎는것 마다 돈이 엄청나게 들어가는거예요.
IT/BT관 PC실습실의 PC를 업그레이드하고 개방시간을 늘리겠다는데
아니, 거기서 애들이 하는거라고 해 봐야 프린트밖에 안하는데
키보드 마우스만 갈고 포맷해서 싹 세팅하면 되는걸 가지고 왜 PC를 사?
게다가 개방시간 늘린다는데 거기 들어가는 인건비는 어디서 가져올라고? 조교 족치게?
그 외에도, 무슨 돈이 샘솟는 구멍이 있다는 식으로 예산을 집행할 모양인데..
금액 조달은 어찌할런지?
쓰다보니 신흥세력이 더 답이 없어 보이는군요.
현재 여론으로는 학우들이 신흥세력을 많이 지지하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신흥세력이 신흥세력답게 마스크도 따라주고 홍보물 제작도 디자인적으로 아주 깔끔합니다.
(그런데 그 속을 뜯어보면 개판.)
저는 모르겠어요. 이거 뭐 차악을 뽑아야 하는거니..
지난 대선을 보는 느낌입니다. -_-; 누가 되더라도 문제.
하나는 그냥 돈만 해먹는 놈이고, 다른 하나는 학교에 빨때를 꽂을라나?
신흥세력의 공약 중, 학생회 추천 세무사 선임제도를 만들거라던데.. 이게 음모론으로 느껴진다면 역시 나는 나꼼수 매니아?
아래는 학교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신흥세력 회계장부 도난사건에 대한 모 학생의 글 일부.
" 그냥 소설을 써보는데 그분 단대학생회할때 학생회 회계장부를 도둑맞아서 증빙자료건 뭐건 다 사라졌다더군요 뭐 은행가서 증빙내역이야
다시 뽑으면 된다는데 하필 도둑이 왜 돈도 안되는 장부를 가져갔는지도 모르겠고 사무국장이랑 자신만 아는 은밀한 장소에 보관을
했다는데 그걸 어떻게 알고 가져갔는지 신기하더군요 졸업생이라 뭐 더이상 개입은 안하겠지만 참 신기해요 위 내용 핸드폰을
녹취하겠다니까 뭐 그리 기분이 나쁘다고 못하게 하는지도 궁금하고 역시 역사는 돌고도나봐요 체인지포유 생각나네요 "
이건 뭐 정치판이나 총학선거나.. 똑같아요~ 쓰바~~
코멘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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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마찬가지일겁니다. 집옆에 외대 있는데 지나가다보면 선거부정때문에 후보취소된 학생도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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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나인
11.25 19:02
단과대 학생회에 아는 사람이 없어서 모르겠네요..
그런데 총학이 하는걸 보면 그러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공대 학생회면 교내 영향력으로는 총학못지 않으니까요. 공대가 워낙 크다보니..
(총학의견 무시하고 공대 학생회가 유시민을 초청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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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비주류 단대회장 출신-_-인데...
버스만 타고 다녔구요-_-;
저희 학교는 단일 후보에, 작년 총학 집행부 임원이 정/부 후보로 나오는게 몇년째 계속 되었습니다.
가부 투표만 하는 선거판이 흥이 날리가 없죠.
그러니 매번 선거율 미달로 재선거 재선거...
제가 졸업하기 전에 운동권에서 후보가 나와서 선거같은 선거가 되긴 했는데,
비권이 되더군요.
그러고는 다시 단일 후보-선거율 미달-재선거-임시 총학 타이틀을 몇년 반복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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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11.25 19:57
진짜 웃기고 골때리는건 고딩들 학생회장선거 입니다.
아주 꼴통들만 따라하죠.
한명은 개그하러 나왔는지 와서 웃기고 있습니다 허경영을 따라하죠
또 한명은 와서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내세웁니다(학교에 와이파이 설치,학교 매점 티머니 충전기 설치) 누군가를 따라하죠. 큭큭 -
우산한박스
11.25 20:45
우리 학교는 아무도 관심이 없어서 YES/NO 투표가 되었습니다.
저도 별 관심 없습니다. 누가 되든 똑같아서요. 참 이러면 안되는데, 그렇다고 제가 나설 수는 없으니.. ㅠㅠ
투표는 합니다만.. 별 기대는 않습니다.
저희 때는 단과대 학생회장 하면 졸업할 때 소나타 뽑는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요즘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