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고민. 기술자 vs. 특허권자
2011.12.09 18:53
준비하려고 하는 대학원이 두군데 있습니다.
어느 대학원을 들어가냐에 따라서 향후 진로가 크게 바뀔 것 같은데요..
선택하는데 조언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1. 데이터베이스 연구실
꽤 유명한 곳이며, 규모도 큽니다. 졸업생도 상당히 많습니다.
데이터마이닝을 기반으로 해서 사용자 패턴을 찾고 구분하는 연구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제1저자 논문활동도 활발하시고 연구비 지원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졸업생들 대부분의 진로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많이 들어본 회사들의 데이터베이스 관련 부분으로 취업 많이 하시더군요.
연구가 많은 연구실인 만큼
월화수목금금금
노동강도는 꽤 강하다는 소문이 들려옵니다.
2. 디지털미디어 연구실
연구실 자체는 유명하지 않으나, 교수님께서 대단히 유명하십니다.
MPEG 및 AVC 표준확립에 깊이 관여하셨고 하는 중이시고 앞으로도 하실 것 같습니다.
구글 검색창에 교수님 성함 앞 2글자를 영어로 쓰면, 영문 풀네임이 1순위 추천검색어로 뜹니다.
이 연구실을 나오면 주로 특허와 표준에 관련된 일을 진행한다고 하시고
실제로 대학원생이 MPEG 표준 확립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현재진행형)
노동강도는 지킬건 지키자..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연구실 노동강도 같습니다.
데이터베이스 연구실을 가게 되면, 전문적인 기술자에 가까워 질 것이고
디지털미디어 연구실을 가게 되면, 표준과 특허 권리자에 가까워 질 것 같습니다.
어느 연구실을 바라보고 대학원 준비해야하는지 갈등이 되는데요..
의견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코멘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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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regory
12.0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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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나인
12.09 23:27
제가 하고싶은 분야가 따로 없습니다.
하기싫은 분야는 있습니다. 임베디드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운영체제. 이건 제가 하면 승산이 없어 보입니다.
하고싶은 분야를 찾으려고 5년간 여기저기 기웃거려 봤지만, 결론은 잘 할수 있는걸 하자는 것입니다.
데이터베이스나 디지털미디어는 둘다 제가 승산있다고 생각하는 분야입니다.
이 두 분야중에서 가능한한 연구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고 금전적으로 더 유리한 분야을 선택하는게 그리 안타까운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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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소
12.10 00:27
1번 연구실 출신 연구원과 같이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 하였습니다.
그분 이직 할 때 부러웠던게.. 연구실 능력이 ㅎㄷㄷ하고 연구분야의 탑답게 쏟아지는 논문의 양이 장난 아니라서
제1 저자는 아니더라도 제 2저자나 기타 저자로 들어가게 되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봅니다.
대학원 가게 되면 결국 평가 받는건 논문입니다. 가능한 연구실적 많이 쌓을 수 있는 곳 가시고...
어딜가나 비슷합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진학 하시기 바랍니다. ^^
(사실 저랑 엄청 다른 연구실 케이스여서 그것도 많이 부러웠어요;; ㅎ)
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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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12.10 02:47
꼬소님 의견에 한표더. 학교는 뭘 하건 일초라도 빨리 졸업하는게 장땡입니다. 그럴려면 역시 논문 쉽게 쓰는 곳으로 가는게 맞는 선택입니다. 전인교육 하고싶은거 공부하기 다 좋은 말입니다만.. 빨리 졸업하는거 만큼 좋은게 없습니다. -_-;;
세상은 넓습니다. 참 꼬소님 합격 축하드립니다.
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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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12.10 17:26
전부터 느끼는 건데, 왕초보 님은 하기 힘든 의견들(정말 사실대로 말하면 욕먹기 쉬운 의견들)을 남 상처 받지 않게 잘 말씀하시는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학교는 빨리 졸업하는게 장땡이라는 의견에 한표 더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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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신
12.10 11:40
저도 학교가 직업 훈련소나 중간에 잠깐 지나가는 곳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아서 안타깝네요.
솔직히, 클라우드나인님의 가치관이나 인생 목표가 뭔지 몰라서 함부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질문의 의도를 어림짐작해보건데, 어느 곳을 정하시든 클라우드나인님께 별 도움은 안될거라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 건지, 어느 수준 내지는 어느 높이까지 올라고 싶은 건지 정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없으면, 무슨 일을 하던 간에 성취감도 없고 재미도 없습니다. 당연히 결과도 불만족이 되죠.
그리고, 취업을 목표로 하시는 분들이 무척 많으신데, 그건 당장의 호구지책을 위한 거라면 몰라도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취업하고 나서 1년도 안되어서 포기하고, 다시 취업하고,... 이런 삶을 평생 영위하실 생각이라면 몰라도 말이죠.
그리고, 인사 담당자들을 바보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취업 준비자들이 스펙에 목을 매는 경우가 많은데, 그거 별 도움 안됩니다. 인사담당자들이 그 자리에서 사람 한 두명 뽑아봤고, 채용해서 부려봤겠습니까? 스펙으로 따지자면, 우리나라에서 취업 가능한 사람이 몇 안 될겁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죠.
스펙은 그냥 참고 사항입니다.
저도 수백명 넘게 면접자들을 심사해본 경험이 있지만, 초창기 스펙만 보고 뽑아서 낭패 본 경험이 왜 없겠습니까?
젊은이들이 필요한 건, 백과사전 같은 방대한 지식이나, 수십년 묵은 노하우가 아닙니다.
뚜렷한 목표와 그에 대한 불타는 얼정! 그리고 실패나 어려움을 겁내지 않는 용기 입니다.
클라우드나인님이 앞으로 5년 후, 10년후, 30년 후에 뭘 할 건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건지 미리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당장 무엇부터 해야 할지 어렴풋이라고 보이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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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과정에서 뭔가를 배워 인정 받기에는 우리 사회가 훨씬 복잡다단한 것 같아요(사실상 사회는 석사학위 정도는 학사학위와의 차이를 거의 두지 않아요.). 님의 질문은 의사, 변호사, 공무원 들에게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분야 변호사가 되면~일 것 같습니다. 혹은 ~과 의사가 된다면 ~로 예상 되는데.. 등의 질문 말이죠.
Ph.D 받고도 여차 하면 career 뒤짚어 엎을 정도로 마음이 열려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한가지 더. 너무 고민하지 마시길...세상은 내가 plan-do-see 하며 차근차근 준비 해도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무한대에 가까우므로. 차라리 사람을 움직이는 법, 연애를 잘 하는 법, 건강을 유지하는 법, 노래를 잘 하는 법,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는 법 등이 훨씬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첨언 하자면.. 이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행동은 자기가 잘 하는 것을 버리고 못 하는 것을 잘 하려고 발버둥 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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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12.12 09:01
학교가 직업훈련소 같은 인상을 주는 이유는 우리나라 학교는 모두 죽었기 때문입니다. 그냥 하기 쉬운 말로 유행따라 학교는 죽었다 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 어느 한 학교의 예외도 없이 모든 학교가 교육을 포기했기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더이상 학교가 직업훈련소 이상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고, 극소수의 학교를 제외하고는 이 직업훈련소로서의 기능조차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학교에 단 십분만 앉아있어도 우리나라의 학교가 왜 죽었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어느 나라나 어느 사회나 어느 학교나 문제가 있기 마련이고 이상적인 곳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줄은 압니다만, 우리나라는 그 도를 완전히 넘어버렸습니다. 물론 그게 학교 하나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해답또한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그 십분의 경험을 가져보지 못했기때문에 뭐가 문제인지 조차도 인식하지 못하고, 레밍처럼 그냥 휩쓸려다니고 있다는것도 문제의 상황이 유지되는 큰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뭐 공자왈 같은 얘기는 그만하고요.
제가 일하는 분야에서 석사와 학사의 차이는 좀 납니다. 물론 나름 연구를 해본 제대로된 석사라야 차이가 나긴 합니다만. 어떤 경우엔 어중이 떠중이 박사보다 왠만한 석사가 일하기가 더 낫습니다. 박사는 나름 가방끈때문에 모르는게 있어도 묻지도 못하고 나름 잘난 맛때문에 적응을 못하는 경우를 간혹 보게 됩니다만 석사는 그런 문제가 없더라구요. 또 박사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석사로 끝내고 업계로 뛰어드는 애들중에 당차고 똑똑한 애들이 제법 많은 듯 합니다.
여튼 중요한건 내가 어느학교의 무슨 연구실에서 일하느냐 (공부하느냐가 아닙니다)도 중요하지만, 대학에서 못한 대학의 공부를 대학원에서라도 한다고 생각하고 뛰어드신다면 의미있는 세월을 보낼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고등학교때까지는 교과서가 있고, 교과서에 있는 내용에 준해서 그 범위만 공부하면 끝이었습니다만 대학은 범위란게 존재하지 않는 공부입니다. 우리나라 대학은 졸업장 찍어내는데 바빠서 애들에게 이것조차도 가르쳐주지 않고 졸업을 시키는 경우가 많더군요. 교과서만 달달 외서 시험보고 학점만 따도 졸업이 되는데 왜 도서관에 책이 수십만 수백만권씩 쌓여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
세상이 넓은건 내가 알아야 할 것이 무진장 많다는 것입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전세계 70억 인구가 새로이 알아내는 지식의 지평은 내가 알아낼 수 있는 속도보다 훨씬 빨리 넓어지고 있습니다. 하루 늦어지면 지평에 도달하는 꿈은 더욱 멀어지는 겁니다. 뭐 많은 사람이 그 지평에 도달하거나 지평을 넓히지는 못합니다만.
하루라도 빨리 졸업하는게 장땡이라고 한 이유는, 학교의 경직된 시스템이 내 지식의 지평을 넓히는데 도움이 된다기 보다는 오히려 해가 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학교뿐만 아니고 다른 나라의 많은 학교들도 많거나 적거나 이런 문제들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진행되고는 있습니다만, 우리나라는 아직 전혀 아니라고 보입니다.
그럼 아예 대학원을 안하는게 낫지 않느냐. 우리나라 안에서 일하실 생각이라면 가능한한 박사를 하세요. 아무것도 몰라도 박사라면 뭔가 해주고, 다들 박사인데 나만 박사 아니면 실제로 제대로 아는 사람이 나 뿐인데도 저네들 끼리 떠들고 결국 일처리는 나혼자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미쿡으로 가볼 생각이시라면.. 그리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석사를 하셔야 합니다. 왜냐면 석사없이는 비자나 영주권 수속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때문입니다.
자기 전공에 대해서도 정말 두발짝만 걸어가면 아무것도 모르는 박사/교수들이 판을 치는 것이 우리나라의 대학입니다. 제대로 된 학자 선생님들은 숨도 제대로 못 쉬시고, 허섭쓰레기들이 연구비는 다 훔쳐가는 곳에 하루라도 더 쩌는 것은 인생에 도움이 안됩니다.
학부 강의를 듣다 보면 일년 강의중에 한두시간 선생님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강의가 정말 재미있는 시간들이 있습니다. 그 선생님이 전공하신, 가장 좋아하시는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이 값진 시간이 다른 시간들과 다르다는 것도 못 느끼고 똑같이 졸다가 졸업합니다. 사실 학부 강의처럼 일반론을 강의할땐 워낙 범위가 넓기 때문에 심지어 전공필수 교과목일지라도 한 강좌를 수십분의 선생님들이 맡으시는것이 타당합니다. 그 넓은 부분을 모두 제대로 이해하는 천재 교수가 존재할 수는 있겠지만 그리 많지는 않으실 것이거든요. 그리고 제대로 가르치는 것은 제대로 이해하는 수준을 한참 넘어야 가능한 것인데, 제대로 이해하는 선생님 조차도 그리 흔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더 공부해야 할지는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보면서.. 강의시간중에 야 선생님 정말 멋있다 라고 느낀적이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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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12.12 16:20
클라우드님을 뵌 적이 있는 저로써는 왕초보님의 말씀에 적극 동의합니다.
클라우드님 실력정도면 어디 내놔도 안 빠집니다.
얼른, 사회에 뛰어 드세요.
그 뒤에 당장의 진로가 아니라, 인생의 진로를 결정할 시기가 올 겁니다.
클라우드님 정도면 훌륭하게 해 나갈거라 믿습니다.
힘내세요.
참 안타까운 질문입니다..
언급된 랩 둘다, 그랩 교수들이 잘하는 부분만 얘길하시네요..
그건 그 사람들이 잘하는 거지, 클라우드나인 님이 하고 싶은 연구나
분야는 전혀 없네요..
교수 후광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본인이 맘에 드는 영역과 어울리는가가 먼저죠..
대학원은 개인 연구하러 가는데지, 직업알선소개소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