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해
2012.01.11 16:49
코멘트 17
-
윤발이
01.11 17:39
-
대머리아자씨
01.11 17:49
너무 공자님 가운데 토막 같은 이야기가 될까봐 걱정스럽습니다만.... 직업 관련이라... 관련인으로서의 관점을 조금 보태봅니다.
일단 그런 아이들 있습니다. 깨진 핸드폰 들고 다니면서 복도에서 순진한 아이랑 부딪혀 떨어뜨리고, 공짜폰 해도 될 것을 그거 사야된다고 40만원 물어내라는 아이도 있었죠. 결국 다른 일로 스스로 학교를 그만두었습니다. 그 녀석 가방에는 100만원어치 복사한 자기앞수표도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오더니 그것은 아버지랑 아이가 장난삼아 놀이할 때 쓰던 돈이라 하더군요. 거참... 몇 년 전 일입니다.
현재 학교는 자사고가 되었습니다. 공부 좀 하던 애들입니다. 그런데 거의 왕따가 없습니다. 그냥 각자 서로를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저 아이는 국사 잘 하고, 저 아이는 영어 잘 하고... 그러니 국사 시간, 영어 시간에 나대는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몸이나 정서적으로 약한 아이들은 바로 선생님에게 옵니다. 교사는 그런 아이들과 상담 잘해줍니다. 그리고 상대방 아이들을 불러서 이야기합니다. 왜 그런지 듣고, 서로의 문제점을 교사가 가능한 한 서로 이야기하면서 풀어줍니다. 자사고가 된 이후로는 이런 아이들이 부쩍 사라졌습니다. 거의 안 보입니다.
일반계는 남아 있습니다. 별의별 이야기가 다 있습니다.
차이가 뭘까?
각자 느끼는 자기존중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내가 존중받는 만큼 남을 존중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공부 못하고, 껄렁대는 아이들이 존중받지 못하니 그런 식으로 남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결국 학교가 공부만 가르치면 이렇게 될 것 같습니다. 자사고는 다들 공부 잘하니 거의 이런 유형의 문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잘 모를 수도 있지만요. 일반 고등학교나 중학교에서 아이들이 스스로를 훌륭한 사람, 존중받을 만한 가치 있는 인간이라고 느낄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문제는 많이 줄어들 텐데.... 불가능하죠. 공부가 최고의 가치가 되었으니... 그 공부도 결국 돈을 목적으로 하는 수단이고... 너는 공부로 돈 벌어라, 나는 너를 갖고 돈을 벌겠다... 결국 그런 식이 아닐까 생각도 들고요.
혼자 생각은 자기 존중이 될 수 있도록 자긍심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는 대학도 가기 어려울 테니
불가능하겠죠.
전학이나 보내서 너도 낯선 학교 가서 당해봐라~! 하는 벌이라니....
아마 그 학생 예전 학교 앞에 와서 왔다 갔다 하며 예전 먹이를 찾을지도 모릅니다.
별로 해결방법도 아닌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는 그것밖에 없지만...
답답하네요.
추천:1 댓글의 댓글
-
역시 현직에 계시는 분이 핵심을 짚어 주시네요. 제가 하고 싶은 내용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공부만 최선이라고 강조하는 분위기에서는 공부에 뒤쳐진 아이는 소외됩니다.
공부를 잘해도 부모나 교사가 기대하는 것에 못 미치는 아이도 소외됩니다.
공부 이전에 나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자존감, 남도 나처럼 소중한 사람이라는 이타심 등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추천:1 댓글의 댓글
-
JM
01.11 17:54
가족이나 교사, 어느 한 쪽이라도 바른것이 무엇인지 가르쳐 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한 것 같습니다.
이 여세를 몰아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선진 교육과정으로의 개혁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위에 대머리아자씨님께서 아주 좋은 말씀 해주셨습니다. 시대는 변했으나 교육은 수십년째 그대로였습니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오직 고학력 한가지만을 고집하는 기형적인 교육체제는 더이상 국익에도, 사회규범에도 도움이 되지 않지요. 학생들 개개인이 원하는 것을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공부만을 위한 공부는 이제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며, 학습동기를 전혀 유발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은 충분히 학교 폭력과 같은 문제가 극성을 부릴만 합니다. 지금 세대 아이들이 문제없이 현 시스템을 받아들이고 바르게 자란다는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지요
-
윤발이
01.11 18:20
음.. 저는 사실 지금 제 입장에서 뭔가 이야기 하기보다 이전에 그때를 돌이켜 보면..
가장 문제가 되는것들은 수업시간에만 보는 선생님과는 대화도 거의 없을 뿐더러.. 상담도 거의 없습니다..
지금도 거의 달라지지는 않을것이라고 봅니다만.. 아이들이 괴롭힘 당해도 할수 있는게 없어요
교무실 갔다면 그게 어떻게든 다른 학생들 귀에도 들어오게 되고 선생님들도 뜬금없이 애들 불러서
너 요즘 문제 있다고 누구누구가 말하던데 이런소리 해서 난장판이 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저도 나름 전교 부회장 출신인데.. 그때 괴롭힘 당하던 학생의 상담을 함께 들었는데 가장 분노하는 점은
선생님 한테 말해도 해결이 되지 않으며 가해 학생들은 어떻게든 처벌을 받지 않고 선생님들 조차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것같이 말하고 전학을 권유하는데 심한 분노를 느끼더군요.
이야기가 길어서 정리해보면.. 지금 교회는 종교를 판매하는 주말 신앙 판매소요..
학교는 수업을 판매하는 학원에 불과하다는 것임니다.
다들 자신들의 수입원에 이상이 생길까봐 전전긍긍 하는것 뿐이고
영악한 아이들은 이런것을 이용한다는 것이죠...
아이들이 피해자의 심정을 공감할수 없을 뿐더러....
괴롭히던 아이가 자살했는데도 "감옥 안가 ㅋㅋ" 이런 문자를 날려대는 애들에게는
피해자의 마음을 이해해보라 라고 해봤자.. 글쎄요..
다들 무었이 잘못 되었고 이상적으로는 어떤 것이 좋은 방법인줄은 압니다만..
과연 그것을 바꾸는 현실적으로 할수 있는 일은 무었일까요?
-
예, 피해자의 마음을 이해시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지요. 그래서 고민됩니다.
그게 쉽다면 학교 선생님들이 다 해결하셨겠지요.
아, 답답해요...
-
JM
01.11 18:33
수능의 비중을 줄여서 대학문턱을 낮추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 서열로 취업이 결정되는 사회에서
단순한 수학능력 하나만으로 학생들의 미래가 결정 되어지는 분위기를 먼저 없애주어야 합니다.
한국은 교과목 공부만 필요이상으로 시키고 있습니다. 그보다는 적성개발 교육이 중요하고 그 비중을 늘려야 하며
교과목보다는 개인마다 차별화된 능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대입제도가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학교폭력 따위가 아닌, 진정 하고싶고 배우고 싶은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 해 주어야 합니다.
-
대머리아자씨
01.11 18:56
제가 졸정제 2기인데요.
문턱이 낮아진 현실이 지금입니다.
졸정제 친구들이 다 중고등학교 학부모 세대죠.
낮췄지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문턱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그 문턱 말고도 다른 길이 많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우리 사회가 그렇지 못하죠.
길은 있을 텐데, 어렵네요.
-
JM
01.11 19:05
저는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개인적으로 하고싶은 공부가 있는지 물어봅니다. 그리고 학교가기 싫으면 학교를 가지 말라고 말해줍니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 강제로 매여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고등학교 졸업장이 필요하면 검정고시를 보라 일러주고 여가시간은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도와줍니다.
-
대머리아자씨
01.11 20:08
가능한 선택입니다.
그런데 그런 선택이 사회에서 유리, 불리로 작용하게 되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어려운 문제네요.
저도 만약 저희집 아이들이 그런 상황이라면 충고는 하겠지만,
억지로 학교를 보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힘든 길이라는 건 분명합니다. ㅠ.ㅜ
-
김강욱
01.11 18:32
대머리 아자씨님과 윤발이님의 말씀에 심히 공감합니다.
근본적으로는 윤발이님께서 말씀하신 "자신들의 수입원"에 이상이 생길까봐 전전긍긍하는 순간 교육은 무너졌다보 봅니다.
교육계에 그걸 걱정하는 사람이 너무 많이 생겼다는 것이죠.
경찰과 검찰에게는 목숨을 걸것을 요구하면서 교사는 목숨을 걸지않고, 돈을 요구하는 조직으로 사회에는 비쳐지고 있고 아이들과 학부모가 그걸 안다는 것이죠.
교사는 자정능력을 상실했고, 다른 방법을 시도중인게 현실이라고 봅니다.
훌륭했던 과거는 교사가 스스로 차버려 돌아갈 수도 없고, 이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추천:1 댓글의 댓글
-
대머리아자씨
01.11 18:53
어떤 면에서 보면 교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구조가 별로 아닌 것 같습니다.
교사가 매를 들면 폭력이 되고, 학원교사가 매를 들면 잘 가르치는 학원이 됩니다.
교사에게 의존하던 공부가 학부모가 알아서 하면 되는 공부가 되었죠. 결국 돈 있는 집 아이가 공부를 잘할 확률이 높아지죠.
교사나 학교는 그런 과정에 아이가 패스하도록 도와주면 되지, 문제를 일으키면 안 됩니다.
내 아이가 대학 가는 데에 문제를 일으키는 교사는 위협하거나 법에 호소하면 됩니다.(제가 최근에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학생이나 학부모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관리자나 학교가 나서주지 않습니다. 교사 개인의 문제가 됩니다. 재판을 받게 되면, 교사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문서도 작성하고, 법원에도 나가고.... 그러니 누가 그런일을 하려고 하겠습니까?
그러니 교사는 권위도 보장도 없는 무방비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그래도 일부 선생님들은 책임감을 갖고 하려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무기력해지는 상황이 벌어지기 일쑤죠.
교사 개인의 노력이나 체벌 문제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은 이미 지나갔습니다.
교육과 사회 전체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할 시기입니다.
그런데 어떤 방향이어야 할지.... 그게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으면 과거 과외금지와 다를 바가 없으니 효과는 부작용만 있을 테고요.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
대머리아자씨
01.11 18:47
네, 맞는 말씀이에요.
답답하지요.
저도 한다는 게 기껏 저희집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하면 너희는 그러지 말라고 하는 정도니....
-
윤발이
01.11 20:41
그래서 저는 군대에 있는 마음의 편지 같이.. 편지를 넣을수 있는 보관함을 만들면 어떨까 합니다.
직접 보고 이야기 하는것 자체가 어렵지만 익명이나 기명 편지를 쓸수 있으면 좋을것 같네요.
아니면 전체적으로 모든 아이들에게 한달에 한번 선생님 한테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써서 모아만 줘도
많은 문제를 해결할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대머리아자씨
01.11 22:51
한달에 한번 선생님 한테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써서 모아만 줘도많은 문제를 해결할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이 방법이 아주 좋네요. 다 같이 쓰면 누가 썼는지, 쉽게 이야기해 누가 일렀는지 모르니까요.
한번 건의해서 실천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왕초보
01.12 04:11
음 피해학생이 한명인데 피해받는 얘기가 나오면 누가 썼는지 모를까요 ? 또 제삼자가 쓴다고 그 피해학생에게 추가의 피해가 안갈 까요 ? 또 정기적으로 쓰게 하면 그 쓴 것을 검열하는 아이들이 생기지 않을까요 ?
학교폭력의 희생자는 사실 그 가해학생입니다. 이들을 제대로 구하는 방법은 '처벌' 입니다. 그런데 본인만 처벌받는다고 해결이 안됩니다. 그 부모도 함께 처벌해야 합니다. 집에서 제대로 안 가르친 죄.. 이게 아니고 집에서 범죄자로 키운 죄 입니다. 또 이런 폭력을 방치한 학교도 함께 처벌해야 합니다.
학교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그걸 컴터가 분석해서 폭력현장을 잡을 수 있습니다. 화장실, 교실 모두 설치하는 것이죠. 한 학급 50명중에 49명이 범죄자이면 49명을 퇴학시켜서라도 한명을 보호해야 합니다. 사회 정의의 시작은 가정에서부터 입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그 아이는 물론 부모도 처벌을 받는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합니다. 학생하나가 범죄를 저지르면 학교 전체가 피해를 입는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합니다. 학교가 무슨 죄냐구요 ? 그것이 틀린 인식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권력자의 아이들입니다. 사회가 투명하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우리나라처럼 사회 자체가 완전히 썩어버린 곳은, 권력자의 아이들이 학교에서도 군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학교폭력의 해결에는 사회 비리의 해결이 꼭 필요하게 되죠. ㄷㄷㄷ
-
대머리아자씨
01.12 06:09
방법상 완전 동의는 힘들지만,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됩니다.
CCTV 설치 저는 적극 찬성인데, 현실적으로 거부반응 일으키는 분들이 많더군요.
일단 이게 선행되면 좋은데... 증거가 되니까요. 그런데 그게 현실적으로는 좀 어렵네요. 학생 인권, 교권 등 상충되는 개념이 여기서는 합의점을 튼튼하게 만들죠.
처벌이 아니라 격리 지요.. 몸을 피곤하게 하는건 둘째 치고 저런 아이들은 일단 정상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잠시 격리를 시켜야 정상인들이 피해 받는걸 줄일수 있죠..
안걸리면 그만이 아니라.. 잘걸리고.. 걸리면 자신에게도 피해가 온다는것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세상이 도둑놈이 정치를 하고.. 고문하던놈이 목사짓을 하니.. 뭐 애들이 뭘 배우겟습니까..
사실 그것보다.. 제대로된 세상을 먼저 만드는것이 중요 하겟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