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적자생존

2012.01.27 00:23

FATES 조회:863 추천:4

적자생존 이라는 말 못 들어 본 분 없죠. 영어 표현은 survival of the fittest 입니다.

 

최상급 THE fittest를 썼죠. 말 하자면 가장 잘 적응한 놈이 살아 남는 룰이 적용 된다는 건데요.

 

며칠전 EBS에서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의 강의를 듣다가 한대 얻어 맞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영어 표현을 survival of the FITTER 로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이게 뭔 소리인고 하니, '가장 잘 적응한 딱 한 놈만(the FITTEST)' 살아 남는게 아니라 '남들보다 좀 더 적응한(the FITTER) 놈들'이 살아 남는다는 의미 입니다.  나는 가수다를 예를 들면서, 제일 잘 한 일등만 남고 다 죽는 게임이 아니라, 경쟁자 중 제일 못 한 놈만 아웃 되는 게임이라는 겁니다. 물론 제일 센 놈은 끝까지 살아 남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어중간 한 놈들까지 아웃되는 게임은 아닌거죠. 당연히 제일 약한 놈은 떨어져 나갑니다.

 

아.... 왜 나는 적자생존을 일등만 살아 남는 게임이라고 생각 해 왔을까요.... 지난 생애 내내 그렇게 생각 해 왔습니다.

 

왜 일까요? 삼성 때문일까요? 이유는 중요하지 않아요. 다만 내가 그렇게 생각 해 왔다는게 의미 있을 뿐.

 

오늘 하루 종일 그 생각만 했습니다. survival of the fitter...... survival of the fitter......

 

혹시 여러분 한 대 얻어 맞는 듯한 느낌 든 적 없나요? 예전에 동료로 부터 '강한 놈이 살아 남는게 아니라, 살아 남은 놈이 강한거야'

 

라는 말 들었을 때, 그 말을 한 동료가 징글징글 해 보이면서도 속으로 공감 한 적이 있어요. 강한 턱과 이빨을 가진 티라노 사우르스가 살아 남은게 아니라 오히려 쥐새끼가 살아 남는, 뭐 그런거죠.  이 말도 따져 보면 survival of the fitter를 다른 말로 표현한 것이네요.

 

이왕 사는거 멋지게 티라노 사우르스 처럼 가오 잡으며 살다가 멋지게 한방에 가야지 쥐새끼 처럼 살 수는 없다고들 많이 생각들 하시죠? 실은 저도 그랬습니다. 솔직히 지금도 그렇고요. 그런데 예전에 커트 코베인의 유서를 보면서 좀 무서웠던 기억이 있네요.

 

장문의 유서 맨 마지막에 이런 말이 나오죠. "I don't have the passion anymore, and so remember, IT'S BETTER TO BURN OUT THAN FADE AWAY". 다들 아시겠지만 그래도 한번 해석 해 보면 "나는 열정이 더이상 없어..그러니 기억해줘..서서히 약해 지느니 활활 타(없어지는게) 나은거야".

 

죽은 이 사람도 the FITTEST 혹은 the STRONGEST의 망령에 사로 잡혀 있던건 아닐까요. 어느 순간 가장 센 놈이라고 생각 했는데 그게 아니다 보니 한 방에 가 버리는거죠. 스스로.

 

사람이 쓸 수 있는 에너지는 제한되어 있고, 그 에너지는 하루 단위로 구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정 시간 취침이라는 것을 하게 되고, 에너지를 재 충전하여 하루를 살아가는 거죠. 해가 뜨는 시간 부터 해가 지는 시간에 대략 맞춰 일상이 돌아가고.... 그런데 어느 순간 the FITTEST 망령에 사로 잡혀 일등을 하려다 보니 나보다 더 센 놈이 나오니 당황하게 되고. 자연 법칙에 의하면 당연히 더 센 놈이 나오게 되어 있을텐데, 그 놈보다 억지로 더 세 보려고 용쓰다 보니 에너지가 소진되어(즉 번-아웃, 즉 burn-out 되어 버리고) 삑사리 나고, 그러다 보니 자포자기 하고... 그러다 다시 희망(커트 코베인이 말한 그 놈의 passion 즉 열정)을 찾아 이리 저리 방황하다 또 다시 실망하고...이놈의 조직생활이란게 에너지가 소진되어 삑사리 나느걸 용납 안 하는 터라...

 

아. 이럴 땐 술 한잔 해야 하는데. 혼자 한잔 하고 자야 겠습니다.

 

구질구질할 내일을 위해서 말이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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