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내 인생의 최고의 책은 무엇입니까?
2012.02.03 16:12
안녕하세요?
PDA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변변한 인사도 없이 가입만 하고 우연찮게 구입하게된 G10때문에 가끔씩 들러 정보만 쪽쪽 빨아먹는 유령회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성야무인님과 다른 분들이 올려주시는 글을 읽다보니 언제부터인가 여전히 눈팅이지만 매일 출퇴근을 하고 올라오는 글을 모조리 읽고 있더군요.ㅎㅎ
기기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소소한 일상에서 부터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 -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할까요?- 에 대한 진심어린 답변들에 어느 새 물들었나 봅니다. 올라오는 글이나 댓글에서 예전의, 지금의 그리고 미래의 나의 모습을 봅니다.
앞으로도 소심함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지는 않겠지만 회원으로서 애정을 가지고 출퇴근 하겠습니다. ㅎㅎ
서론이 길었네요.
저는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백년동안의 고독"을 추천합니다.
입대를 얼마 안 남기고 술을 마시고 마시다 한 달 정도의 소강 상태에서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겠다'라고 결심을 했을 때 처음으로 읽어보았습니다. 첨엔 입대에 대한 불안감과 우울한 기분에서 그럴싸 한 제목에 이끌려 집어들었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네댓번을 계속 읽었었죠. 상황이 상황인 지라 좀 더 마음에 와 닿았던 듯 싶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나 우숩지만, 입대하던 날 마중나와 준 친구에게 한껏 무게 잡으며 "인간은 어차피 모두가 고독한거야" 라는 말을 유언처럼 남겼더랬습니다. 그러자 평소 같았으면 '미쳤냐? 죽을래?" 라는 소리가 돌아왔겠지만 다음 타자로 입대를 한 달 앞둔 심히 고독한 친구는 무척 공감하더군요.ㅎㅎㅎ
책장이 휙휙 넘어가는 책은 아니지만 황당무계한 얘기를 세밀하게 이야기하 듯 묘사하는 작가의 표현력도 (번역의 이유도 있겠지만) 좋고 생각보다 어렵지도 않습니다. 요즈음의 한국의 상황과도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면도 있는 듯 합니다.
아래의 대머리아자씨님의 책 감상평을 읽어보다가 끄적여 봅니다.
코멘트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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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2.0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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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님 반갑습니다.
초딩이었을 때 유행했던 추억의 팬더추리시리즈를 친구와 바꿔가며 읽었었습니다. 그러다 아버지를 졸랴서 백과사전에 사은품으로 딸려나오는 40권짜리 셜록홈즈시리즈 사게 되었습니다. 여러 번 읽고 나자 백과사전을 읽게되더군요. 의도는 불순했지만 나쁜 선택은 아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린 맘에 그 백과사전에는 딴 세상이 있었던 같았습니다. 공룡이니 우주니 이런 것들의 사진들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았지요. 그 뒤로는 대머리아저씨님 말씀처럼 무조건 읽었었습니다. 친구집에 가서 우격다짐으로 빌려온 책들,집에 장식처럼 꽂혀있던 양장본들의 책들과 헌책방에 가서 잡히는 것들... 특이한 습관이었던 것이 장롱 속에 들어가 문을 조금 열어 놓고 사이로 들어오는 빛에 의지해 책을 읽으면 너무나 좋았습니다.
아 지금은 그런 느낌이 없네요. 책을 거의 읽지 않게 된 것도 그런 이유일까요? 아무래도 옛날 그 느낌의 장롱이라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ㅎㅎ
독서는 집사람, 대머리아자씨님은 독후감 듣고 대화, 이 시스템 너무 좋은데요. 저도 집사람한테 부탁해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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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2.03 23:24
우하하하~!
백과사전도 똑같네요.
거기 자유가 있고, 세계가 있었습니다.
한 단어를 찾다가 50개도 더 찾고, 상상은 날개를 펴지요.
그때만큼은 배도 안 고프고, 잠도 잘 안 오고... 행복한 순간이었죠.
현실이 답답할 때, 더 심했지요. ^^
요즘 책 안 보는 것까지 비슷하시네요. 하하하,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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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 안읽어본지 너무 오래 됐네요.
작년에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였나? 한권 읽어보고 끝입니다 ㅋㅋㅋ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백년동안의 고독" 한번 찾아보기"만" 해야겠습니다.
인연이 닿으면 읽겠지 하는 마음 ^^;
인상에 남는책.
기분 좋은 느낌으로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아마도 처음으로 제대로 읽어본 동화가 아닌 일반 소설이었던것 같아요.
세상은 아름답게 흐른다 라는 느낌을 줬어요. 내용은... 기억이 안납니다ㅋ
기분 찜찜한 느낌으로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아, 세상은 부조리하구나. 별로 알고 싶지 않았는데 한번 손에 잡았다가 끝까지 읽게 되었고
맘속에 울분이 생기고 국사가 싫어졌어요.
아마 일본에 대한 세뇌가 무의식적에서 의식적으로 바뀐 계기가 된 책.
특히, 퇴마록보면서 국내편 3권인가? 에서 와불이 일어나면에서 와불이 일어났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을 수십번 했습니다. 현암 그자식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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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요새 거의 책과 담 쌓고 지내다가 아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기 위해 이제서야 책장을 둘러 보게 되었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바쁘다고 그동안 책을 거의 읽지 않았을까 반성도 해 봅니다. 타국이라 한국 책을 구하기가 쉽진 않지만 추천해 주신 '닥치고 정치'를 구해 읽어봐야 겠습니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브라질은 여름인데 크리스마스라는 것에 충격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ㅎㅎ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퇴마록은 군대 내무반의 머스트 해브 목록이었던 것 같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만 그 때 와불이 일어났어야 하는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ㅎㅎㅎ 현암 그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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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2.03 23:27
내사랑 밍깅뇨인가도 있었죠.
작은 카누 같은 배였던 것 같은데...
기억은 가물가물 가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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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부분 표류기나 여행기, 탐험기 위주를 너무 좋아해서요~ 로빈슨크루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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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로빈슨 크루소우 두 말하면 잔소리죠.ㅎㅎ 해저 2만리, 15소년 표류기,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특히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는 셜록 홈즈의 코난 도일이 이런 책을 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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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2.03 23:28
초딩 때 읽고 안 읽었는데, 금년에 한번 읽어봐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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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2.03 23:28
아, 제가 이달까지는 도서관 담당입니다.
벌써 한 3년 했네요.
책 안 보는 도서관 담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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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용군
02.04 00:09
지상 최강의 남자 류
네이버에 검색해보세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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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검색해 봤어요. 뭐라 말할 수 없이 깔끔하네요.^^ 함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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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님은 교육계에 몸 담고 계시는 듯 합니다. 아이쿠 닉이 "아자씨"였군요. 이런 실례를...죄송합니다. 수정했습니다.
말씀대로 재미있는 책을 읽을 때면 스팀팩이라도 맞은 듯 했었죠^^
하지만 또래들 보다 많은 책을 읽었다고 자부했지만 (순전히 자칭입니다) 뭔가가 확실해 지는 느낌을 가질 수가 없어 당황했었었습니다. 극단적인 흑백논리도 옳지 않지만 아직도 저는 어중간하게 걸쳐 있는 회색분자인 듯 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닥치는 대로 읽은 부작용일까요? 어떤 목적를 가지고 책을 가려 읽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일까요? 내공이 부족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고2 때 문과냐 이과냐를 정하는 시점에서 아버지께서 이 다음에 무엇이 되고 싶냐고 물으셨던 적이 있었습니다.
확고한 생각도 없이 막연히,
"도서관 사서나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아버지 말씀,
"이과가라"
"예"
지금 하고 있는 일에 그럭저럭 만족은 하고 있습니다만 공학이나 자연과학이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하는 현실이 씁쓸하기도 하고요 (이견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인생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선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계획도 심각한 고민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은 먼 이야기입니다만 아들에게는 무엇이 되라는 지침보다는 그 것이 자기 인생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선택이고 꽤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쓰고 나니 두서 없이 끄적거린 듯 하네요. 감사하게도 추천해 주신 책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구해 읽어 보겠습니다.
모두들 편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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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질문이라고 생각하네요. 너무 많아요 ㅜㅡ
최근에 본 책이 종이여자랑 연금술사 네요. 둘 다 그닥 잼나진 않았습니다.
주로 장르소설을 보는지라....장르소설에선 그냥 영웅문 시리즈 추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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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요. 저도 이 책을 하루만에 다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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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불쑥 어떤 것에 미치게 되면 주인공처럼 가진 모든 것 (재산, 가정, 주변의 시선 등등)을 내던지고 올인할 수 있을까 생각보았습니다. 저 같은 소시민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예술이라는 분야는 다른 분야들 보다 타협하지 않고 한가지에 매진해야만 경지에 이를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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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때 읽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이네요.
그당시 완벽하게 이해하기란 어려웠겠지만 먹먹하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
문득 용산 참사가 생각납니다. 지금이나 그때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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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남자
02.06 17:59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요...
정말 그 두꺼운 책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는데에 놀랐습니다. -
예전에 하루키 책을 꽤나 좋아해서 언급된 책과 음악 리스트를 만들어서 읽거나 들어보려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중에 전쟁과 평화도 읽고 싶었지만 일단 양에서 엄두가 나지 않았었죠. 재미있다고 하시니 큰 맘먹고 읽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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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겠다'라고 결심을 했을 때 처음으로 읽어보았습니다.
--> 아이쿠, 이 말을 참 오랜만에 듣네요. ^^
고2 때 이랬습니다. 사는 게 의미가 없다고 느낄 때였던 것 같아요. 그나마 의미를 부여해준 시간들이죠.
무조건 읽었죠. 잠도 안 자고, 수업시간에 보다가 걸리기도 하고...
입대할 때 그런 마음이셨나 봅니다.
얼마나 고립되어 있으면 그럴까 싶네요.
방은 무덤이거나 자신의 껍질 같고, 책이 친구나 분신 같은 시간들이었는데...
멜키아데스님, 반갑습니다. 좋은 글들 많이 남겨주세요.
이 책은 집에 있는 것 같은데....(독서는 집사람, 저는 독후감을 듣고 대화하는 역할... 제가 이익이죠.) 안 보았습니다.
언제 볼까 모르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