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애플의 딜레마

2012.03.09 01:21

클라우드나인 조회:897

The new iPad가 발표됐습니다.


그런데, 이 제품. 애플의 딜레마가 강력하게 느껴집니다.

디스플레이도 향상됐고, 램도 1GB로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좀 어거지로 늘린 느낌이랄까요?

성능의 핵심인 CPU에 좀 문제가 있습니다.

디스플레이는 원래 예정했던 것일테고, 램이야 덤이고.

CPU는 예정치보다 1단계 내린, 정확히는 '내릴 수 밖에 없어서 어거지로 이거 쓴' 느낌입니다.


아마 아이폰5에서 A5X 안달겁니다.





애플제품을 관심있게 바라보신 분은 눈치 채셨겠지만,

얘네들은 제품의 주기를 2년으로 맞춥니다.


컴퓨터쪽은 이 주기가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지만, (인텔이 워낙 깡패라 -_-)

iOS 디바이스는 이 주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집니다.


오리지널 아이폰 -> 아이폰 3GS

아이폰 3G -> 아이폰 4

아이폰 3GS -> 아이폰 4S

아이폰4 -> 가칭 아이폰 5


아이패드 1 -> 가칭 아이패드 3

아이패드 2 -> 가칭 아이패드 4



물론, 매 세대마다 바꾸는 분 많이 계시겠지만

인간적으로 '이정도는 참을만 하다' 싶은 느낌이 2년이 한도가 되도록 제품주기를 만듭니다.










애플은 제품의 하드웨어 성능을 마케팅의 중심으로 삼지 않습니다.

'몇배 빨라졌다', '몇시간 더 오래간다' 식으로, 매우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하드웨어 스펙을 다룹니다.




하지만 이는 애플의 광고정책일 뿐이고,

실제 제품은 하드웨어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당시 최고의 하드웨어를 사용하고자 하고, 그 하드웨어의 퍼텐셜 전체를 뽑아내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LLVM을 극도로 튜닝한 변태적인 편집결벽증적 운영체제를 도입했는데, 그게 iOS입니다.)







제품주기를 2년으로 가져간다는 전제를 깔고,

대외적으로 하드웨어에 대한 강조는 하지 않음.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하드웨어에 상당한 투자를 함.


제가 분석했을 때는, 애플 제품은 이 두가지 조건을 맞추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잘 안될 수가 있습니다.

하드웨어에 대한 강조를 안하고, 보다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제품을 광고하는 것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 하드웨어에 상당한 투자를 하더라도 성과가 없을 수는 있습니다.






맥북에어에 들어간 Core2Duo CPU가 그랬고,

이번 iPad 3에 들어간 A5X가 그렇습니다.




맥북에어의 Core2Duo는 하드웨어의 기술주기와 제품의 기술주기가 맞지 않아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넣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로 당시 맥북에어(지금 판매하는 것의 바로 전 세대입니다.)는 시기에 비해 성능이 매우 떨어졌습니다.


Core2Duo 제품의 가장 끝물을 탄 것입니다. 이제 시장철수하기 직전인 제품을 사용했죠.




iPad 3에 들어간 A5X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하이엔드 프로세서에서 사용하는 가장 끝물공정, 삼성 45nm HKMG을 씁니다.

(물론 TSMC 기준으로는 아직 펄펄뛰는 최신공정이고 내년도까지 쭉 우려먹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삼성은 올해 여름에 38nm HKMG 공정을 양산합니다.

애플은 자신의 기술주기를 유지하기 위해, 3개월 남은 끝물공정을 신제품에 채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갤럭시S3이 출시지연되는 이유는 이 공정에 맞춰 CPU를 달기 위해서입니다.)




- 샛길 -

차기 아이폰, 가칭 아이폰5는 아이패드3에서 사용하는 A5X CPU를 쓰지 않을 것입니다.

삼성 38nm HKMG 공정의 Cortex-A15 기반의 듀얼코어 CPU를 탑재하겠죠.


A5X는 공정도 '끝물공정'일 뿐만 아니라, ARM 아키텍처 또한 '끝물'인 Cortex-A9 이기도 합니다.

Cortex-A9은 매우 과도기적인 듀얼코어 아키텍처입니다. 대표적으로 전력관리에 문제가 있습니다.

코어별 Voltage 독립이 되어있지 않아서 전력을 과량 소모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A5X 자체가, 애플의 고뇌를 볼 수 있는 CPU지요.

- 샛길 끝 -











이게 어떤 문제가 되냐면,

애플의 제품주기를 맞추기가 어렵게 되고

이는 지금까지의 애플의 이익경신기록을 장기적으로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아이폰4S, 별 JR같은 문제가 다 있는데 현재까지 판매된 가장 인기많은 스마트폰입니다.

안드로이드 수백대가 폭격해도, 미국에서 현재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스마트폰입니다.


여기엔 '애플특수'도 있겠지만,

제품주기를 잘 맞춤으로써 아이폰3GS 구매자가 대량으로 구입하는 비율이 상당할 뿐더러

(근거: 아이폰 구매자는 차기제품도 아이폰을 구매할 확률이 80%수준)

이러한 제품주기로 인하여 와르르 몰려 구매하는 일종의 '파동현상'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심리적으로 '따라구매' 성향이 첨가되면서 구매를 가중시키고요.

한번에 왕창 팔린다, 대세가 생긴다, 시류에 편승한다 식의 현상이 생깁니다.


애플 입장에서도 이득인게,

제조업체 부품업체와의 계약에서 이득,

단기간에 대량의 수익 창출에서 이득,

통신사와의 협상에서 이득,

재고부담을 줄일 수 있음으로써 이득,

자동으로 가장 많이 팔린 뭐시기로 광고되면서 이득.


이런 현상은 일반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영향이 너무나도 큽니다.





그런데 하드웨어의 기술주기가 맞지 않아서, 이러한 애플의 제품주기가 깨져버린다면

애플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주는 '제품 구입주기의 파동현상'을 diffuse시킬 수 있습니다.


즉 장기적으로 애플의 이익에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거죠.











아마 이번 iPad 3는

아이패드 1의 기술주기 덕택에, 그리고 애플의 패드류 시장창출 능력 덕분에

'가장 많이 팔린 아이패드'로 기록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패드 3의 기술주기는?

개인적으로 2년 미만으로 생각합니다.


기술주기 맞추려고 램을 1GB까지 높인 것으로 보이지만,

CPU 자체의 성능이 아이패드2와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GPU야 다르긴 한데, 그건 게임할때의 얘기일 뿐이니 논외)






물론 애플은, 기술주기 2년을 맞추기 위해서 별 희안한 짓을 다 하는 회사라서

어떻게든 iPad 3의 기술주기를 지금부터 2년으로 맞추겠지만..



지난 세대의 맥북에어,

이번 iPad처럼, 기술주기를 부수는 제품이 계속 나온다면..


애플이 아무리 관리를 잘 하더라도, 치명적인 타격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잡스가 기술주기 관리는 참 잘했고 (애초에 타고났으니)

'원모띵, 어썸'으로 제품주기가 6개월씩 연장되는 기적(!)을 불러왔었으나


이제 이런 모습은 더 이상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애플의 딜레마를 잘 헤쳐나갈지 모르겠습니다.



애플을 분석해 보면, 참 아슬아슬하게 기술주기를 맞춰가고 있고,

그로 인한 파동효과로 얻는 이득이 너무나도 큽니다.

(재구입 비율과 '따라구매' 성향 등을 고려할 때)


이게 깨진다면, NASDAQ 시총 10% 애플도 깨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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