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2025.01.16 00:08
올해 겨울이 되면 수능을 본지 벌써 30년이 됩니다. 3째가 고3이니, 올해 수능을 보겠네요. 벌써 5년째 수험생을 뒷바라지 하고 있네요. 1, 2호기가 각각 재수후에 대학을 들어가게 되어서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요즘입니다. 올해에는 마통도 좀 막고 차도 좀 바꿔야 하는데, 아이들 둘 학원비와 고등학교 등록금도 버겁네요 . 넷째가 자사고를 다니는데, 이게 생각보다 부담이 큽니다. 1학년까지는 다자녀 학자금 지원을 받아서 그나마 괜찮은데 올해부터는 그냥 바로 다 내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셋째는 일반 사립고라서 무상교육을 받아왔는데, 이제 고등학교 무상교육이 종료되어서 등록금을 내야 하는군요. 수능 끝나고 대학교 4년, 군대 2년 반 정도 빼고는 지금 사는 아내와 함께 했습니다. 아이들도 잘 컸고 기나긴 수험 생활도 내년이면 끝나지 싶습니다. 막내에게 절대 재수는 안된다고 했는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오늘 드디어 윤석렬씨가 구속되었습니다. 싫어하는 대통령이기는 했지만, 기록말살형이 필요할 정도로 미친 사람인줄은 몰랐습니다. 국민의 선거로 뽑힌 대통령이 독재까지 생각하면서 계엄을 선포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려고 하다가 끝까지 추한 모습만 보였네요. 문제는 이 상황에서도 저런 사람을 못지켜줘서 슬프다고 떠드는 사람들이겠죠. 주로 군대도 안가고 면제거나 외국인들이 이런 멸공, 종북좌파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구요. 의무는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입만 산 사람들이죠. 저는 젊어서(20대 중반)는 진보라고 생각했는데, 20년 정도 살아보니 나름 보수적인 사람이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머릿속에 들은 정부나 사회에 대한 개념이 상당히 미국식이라는 것을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겨우 알았습니다. :)
오늘은 원래 검도 도장에 가서 운동도 하고 그러려고 했는데, 집에 오니까 너무 심신이 지치더라구요. 장인어른 심장 검사 결과도 나온다고 해서, 아내와 함께 반찬 좀 집어서 처가 다녀오니 잘시간이 되었네요. 참 열심히 살아온 장인어른이신데, 남들과 대화하는 방법은 전혀 모르십니다. 자기 위주이시고 자기 말씀만 하시고 화내시고. 그나마 말 받아주던 사위인데, 오늘은 너무 힘들어서 처남 방으로 피신을 갔습니다. 사는 이야기 자동차 이야기, 흙표 흑침대가 400만원이네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왔습니다. 장모님이 거실에서 거주중이신데 너무 오래 계셔서 소파가 꺼졌더라구요. 처남은 흙침대 소파를 사려고 하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더라구요. ㅎㅎ 저희 집도 소파 사야 하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사실 TV가 고장나서 이것도 사야 하는데 우선 순위는 항상 학원비 + 등록금이 되네요. ㅎㅎ
새해에는 계획적인 소비로 돈을 모아서 꼭 차 바꾸는 글을 올려보고 싶습니다. ㅎㅎ
코멘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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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m
01.16 05:44
새해에는 원하시는 대로 차도 바꾸고 사고싶은 것 다 사시길 기원드립니다! 좀 돌아왔지만 그래도 한국사회의 자정능력이 좀 남아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놓입니다. -
왜 무상교육이 폐지 되었나 검색해 보니 거부권 행사..
시기적으로 지금 "이 시국"에라는 의문이 생기네요.
올해에 꼭 소망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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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
01.16 07:45
--; 저희집도 둘째가 무상교육 박탈 !!!! (계엄령 피해자...시험기간에 선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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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P
01.16 08:53
5년째 수능생 뒷바라지... 한해도 많이 힘든 시간인데 정말 대단하십니다. -
바보준용군
01.16 11:11
보면 볼수록 대단하신 분 -
야호
01.17 00:35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1. "저는 젊어서(20대 중반)는 진보라고 생각했는데, 20년 정도 살아보니 나름 보수적인 사람이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는 말씀에...
전 스스로 중도라고 생각했는데... 보니까... 진보... 혹은 의문의 소위 "좌빨"이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어느 사이인지... 중도도 진보도 꼰대 취급 받게 되는 것 같기도 해서 한숨만이 나오네요.
2. "머릿속에 들은 정부나 사회에 대한 개념이 상당히 미국식이라는 것을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겨우 알았습니다."는 말씀에...:
미국에 계신 케퍽 회원님들께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모르지만...
미국회의사당 난입 사건, 온갖 추문 등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재선 되는 것을 보면서...
제가 미국에 관해 가지고 있었던 것들이 환상, 혹은 나아가 문화적 사대주의였구나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저의 한숨과 자아성찰로, 해색주님께서 말씀하신 사고를 말씀드리는 것은 결코 아니니 오해 없으셨으면 합니다.)
트럼프가 없었다면... 굥이 이런 궤변을 늘어 놓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요.
저도 결코 완벽한 사람은 아닙니다만...
나이 먹어서인지 주변에 저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게 무섭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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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1.17 04:07
미쿡에 만29년째 거주중입니다. 캘리포니아에 거주 중이라 미국을 느끼고 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LA로 이민온 어느 아이가, 할머니에게 "할머니 우리 미국 언제가 ?"라고 물어볼 정도니까요.
즉 미국은 매우 다양합니다. 다양한 것이 미국이다 라고 얘기해도 될 정도로요. 우리나라보다 평균 교육수준이 훨씬 떨어집니다. 특히 내륙으로 들어가면, 같은 캘리포니아 주 내에서도 내륙의 카운티들은 교육수준도 극히 떨어지고, 교육수준이 떨어지는 곳은 법칙처럼 공화당 지지율이 높습니다. 생활/교육수준이 높은 곳은 예외없이 민주당 지지율이 높습니다. 거의 모든 주에서 말입니다. 뭐 그렇다고 민주당이 뭘 더 잘하는 것도 아닌 듯도 합니다. 둘다 꼴통들입니다. 사실 민주당의 역사를 보면 얘네가 남북전쟁때 노예제도 지키려던 남군이거든요. 공화당도 그때 무슨 숭고한 이념이 있었다기 보다는, 자기네 지지기반인 당시 떠오르던 공장에서 일할 노동자가 필요해서 노예제도 폐지를 주장했을 뿐이고요. 그래서 그런지 실제로 남북전쟁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노예제도가 유지되고 있기도 했다지요.
그래서 말인데요, 말이 안되지만 트럼프도 그냥 보통 미국인이고 바이든도 보통 미국인입니다. 버니 샌더스 정도 되어야 조금 나은 사람이고요. 물론 범죄자인 트럼프와 범죄자는 아닌 바이든을 똑같다고 하기는 뭐하긴 합니다만, 바이든도 자기 아들 사면한거 보면 그리 떳떳한 사람은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꼴통'들은 결이 다릅니다. 이게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으려면 죽이면 된다 라고 생각하는 놈들이라서요. 도대체 민주사회에 살려두면 안되는 것들이 태반입니다. 아 그리고 우리나라는 '좌빨' 이 없습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좌빨'이라면 아마 중도우파 정도 위치이실 겁니다. 혼자만 나도 이만하면 '좌빨' ? 하시는 분들은 우파에 가까우실 겁니다. 우파는 현재 사회상황에 만족해서 그 사회를 유지하려는 집단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우리나라 우파는 정치집단이라기 보다는 미친 매국노이며 범죄조직입니다.
아 윤석"열"입니다. 이게 그 대학졸업앨범에도 "윤석렬"로 적혀있을 만큼 흔한 오타인데요. 오타를 극혐하는 그 대학 전통 상(사법시험 떨어집니다), 자기 이름(더구나 본인이 앨범 작업에 적극 관여했다고 주장하는데 말입니다)에 오타가 나 있다는 점은 매우 재미있는 상상을 불러 일으킵니다. 사실 앨범 일을 하지 않았더라도 서울대 법대 학생들의 결과 인쇄물에 오타가 있다는 것은 Yuji만큼이나 신기한 일입니다. 공대 석사논문에서도 찾기 힘든게 정상이라서요. 저 오기와 함께 이름을 윤성녈로 읽는 분들이 꽤 되는데, 윤서결이 정답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저런 오타를 자주 만들고 그 오타대로 윤성녈로 읽는 것에도 주술적인 의미가 있을 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