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이야기 - 한 연예인에 대한..
2010.02.15 11:00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또는 5학년때 집이 여의도와 아주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매주 토요일 오후, 방송국에서 하는 어린이 프로 녹화방송 "모이자 노래하자"라는 프로 녹화에 빠짐없이 간 적이 있었습니다.물론 녹화끝나고 주는 상품에 눈이 멀어서 갔었지요. 지금은 흔하지만 당시 1등 상품이 알루미늄 배트라 꽤 인기가 좋았습니다. (그런데 여의주 주변 귀가길엔 아이들 돈을 뺏는 나쁜 형님들이 포진해 있어 1등 상품인 알루미늄 배트는 늘 약탈(?)의 대상이었죠.)
어쨌든 매주 방송국에 가긴 했는데 거기서 프로 녹화전에 우왕좌왕 하는 아이들의 자리를 정리해주거나 혹은 조용히 시키거나 하는 사람들이 몇 몇 있었는데 그중에 한 명이 악명이 높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러면 큰 일 나겠지만, 아이들이 떠들면 온갖 쌍소리로 욕을 하면서 조용히 시키기도 하고 심지어는 아이들을 때리기도 했던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한 번은 제가 자리를 못잡아 서성거리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절 불러내더니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귀-싸-대-기를 때렸습니다. 그리곤 경비원들에게 저를 데리고 나가라고 해서 끌려 나간 일도 있었죠. 정말 황당하기 이를데 없었습니다.그런데 자존심은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그 놈의 알루미늄 배트가 뭔지, 그리고도 또다시 방송 녹화현장으로 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제가 대학교 들어가고, 아르바이트로 잠시 방송국 일을 하다가 우연하게 그 사람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틀림없는 그 얼굴이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어도 그 얼굴 그대로 였습니다. 송해님이 진행하시던 "전국노래자랑"에서, 그것도 초대가수로 출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분의 노래 제목만 이야기해도 다들 아실 정도니 당시에도 잘 나갔던 가수였겠지요. (지금도 그 노래만 거의 20년 가까이 사골국물 우려먹듯 우려먹고 계시네요)
초대가수로 웃으면서 노래하던 그 모습이 제겐 참 충격이었습니다. 제 기억속에 그 얼굴은 항상 욕을 입에 달고 험상궃은, 정말 잊혀질래야 잊여질 수 없던 그런 모습이었는데 아버지께서 참 좋아하는 가수라 속좁게 제가 겪었던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 그리곤 연예인이란 그런 것이구나 하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 사람은 지금 자기가 했던 예전의 일들을 기억이나 할까요? 아직도 26년이나 지난 지금도 저는 아직도 잊지 못하겠는데... 절대로 잊혀지지 않는데.... ^(^
코멘트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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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7
02.1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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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망앙마~!
02.15 11:30
지금도 그 노래만 거의 20년 가까이 사골국물 우려먹듯 우려먹고 계시네요
라는 맨트에서 몇분 떠오르는군요...
화면에서 보이는 모습이 다는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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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곰
02.15 19:22
머릿속에 불현듯 떠오르는 그분이... 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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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2.15 11:55
그분, 상상할 수 없는 모든 험한일을 다 겪은 담에 돌아가실 겁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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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2.15 12:01
혹시 10월달에 더 떠오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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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기
02.15 12:14
몇몇 있죠 -_-;;
시금치 드시는 그분도 입험하기는 둘째가면 서러우신 분이시고..
아이를 생각해서 떳떳한 직업을 가지려고 한다는 모분-_-; 생각도 나네요.
감성발라드(??)의 그분도 밝히는 것은 둘째가면 서러우신 분이시고...
등등등..
보여주는 모습은 보여주는 모습이고, 실생활은 실생활인거죠.
단지 그게 당연시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바닥에서 뜨려면 성상납은 기본이야에 Yes 하지 않아도 되는 -_-;; 시대가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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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담
02.15 12:17
10월에 더 떠오르는 분은 캐나다엔가에서 사시지 않나요? 10월에만 한국에 들어온다는 말이 있던데요 ㅋㅋ 어쨌는 그분은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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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2.15 12:59
아, 그렇군요. 그러면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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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
02.15 12:28
제가 제일 저주하는게 아이들에게 악의적인 행동을 하는 겁니다.
그런 잡넘에 의해서 순수한 영혼에 나쁜물이 드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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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이아빠
02.15 12:59
혹시...........................
신x불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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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spirin
02.15 13:01
댓글 감사드립니다. ^(^ 그 분이 누구신지는 밝히고 싶지 않습니다. 오래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정작 본인은 기억을 못할 것 같아서요. 기억도 못하는데 혹시 명예훼손이라고 걸고 들어오면 대책이 안 서잖아요... 어쨌든 어떤 위치에 있든지 악하게 살면 안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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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2.15 13:05
그러면요.
이름은 000 이렇게 해놓고,
이 게시물 댓글로라도 욕을 왕창 해주세요.
그래야 속이라도 시원하죠.
이름 안 넣고 뭐라 하는데, 며예훼손 소 들어오겠어요? ^^
정말 난감한 인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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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spirin
02.15 13:09
사실 다 용서했습니다. 아버지가 힘드실 때 가장 즐겨 듣던 노래를 부르던 가수라 아마도 아버지께 큰 위로가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단지 자기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든지 착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램에서 적은 글입니다. 좋은 아이디어 감사합니다. ^(^
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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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타
02.15 17:09
누구도... 겉과 속이 다른분들은 어느곳에도 계실꺼예요.. ^^;
빨리 잊는것이 젤 속편한 것일테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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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2.15 17:14
연애인중에 욕쟁이가 많긴 한가봐요. ^^;;
공연장에서 욕하시는 분들... 카메라 앞에선 완전 딴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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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2.12 09:46
2016년 2월에 이 글을 보면서 제 피가 다 거꾸로 흐릅니다. 욕 하는 것과 애를 잡아서 때리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거라고 봅니다. 기억을 못해서 명예훼손 어쩌구 한다면 조용히 길에서 다구니라도 해드려야 한다고 봅니다. 나이 드신 분이라 공경해야 한다는 것도 공경할 자격이 되는 분들만 골라서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름을 안 밝히시면 전체 가수들이 욕을 먹습니다. 더구나 그 분이 가수협회장 까지 하고 계신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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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날다
02.12 15:32
가수협회장.... 이런.. 엄청난 실마리를... 쿨럭!
하여튼 있어서는 안될 일이 너무나 당연한 듯 만연하던 시절이었죠..(! --)
그런데... 위 댓글 가운데..
'한줄메모'에 쓰신 글을 읽고 궁금해서, 이글을 찾아서 읽다가 알게된 건데요.
위 댓글에서... '그분, 상상할 수 없는 모든 험한일을 다 겪은 담에 돌아가실 겁니다. ( ..)' 라고 쓰신 '왕초보'님은 다른 분이신가요??? (-.-?)a
댓글로는 2016년 2월에 처음 읽으신 것처럼 쓰셔서 궁금해서 여쭈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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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2.13 14:08
제가 알기론 같은 사람입니다. ^^ 가수협회장은 제 추측이고요. 저는 다른 곳에서 전혀 다른 이유로 공권력에게 몰매를 몇번 맞아본 적이 있지요. 몰매 맞다가 수업에 늦기도 하고 (피투성이가 되어서 수업에 들어가도 아무도 안 물어봅니다. 그런 시절이었죠).
어떤 면에서 보면 연예인이라는게 정말 지저분한 직업이죠.
뒤로는 방송에 얼굴 한 번 더 비추기 위해, 이름 한 번 더 띄우기 위해 온갖 추악한 짓을 다 하면서도
겉으로는 생글생글 항상 웃고 착하고 성실한 사람인 것처럼 마스크를 쓰고 대중에게 다가오니까요.
방송 연예 기획사에서 일을 하는 지인의 말로는... 이 세상에서 연예인같이 떳떳하지 못하고 더러운 직업이 없답니다. -_-;;
지금이야 각광 받지만 예전 같아서는 '기녀', '광대'에 지나지 않는데 말이에요.
약간 다른 말이지만, 전 그래서 연예인 나오는 TV프로그램을 굉장히 안좋아 합니다.
드라마를 보더라도 그 캐릭터 자체만을 봐야 하는데 그 캐릭터가 연예인의 본모습인양 숭배하는 사람들도 마음에 들지 않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