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이 차집니다
2012.09.05 07:13
다시 빗물이 낙옆을 날려
물로 떨어지는 시절이 온다,
더 조용해질수록 우리의 감정은
더 자연을 강하게 느끼게 된다
여름이 순간처럼 짧았음을
나는 아쉬워하지 않는다
그것은 불속으로 날려들어가
과거의 무엇인가로 빚어졌기 때문이다.
내게 가을이란
감정이 그 씨를 뿌리는 것으로,
예술이 지배하는 곳의
경계로 가까이 다가가게 만드는 것이다,
이 얼어들게 만드는 빗방울,
또 이 이른 새벽의 숲에서
흰 서리위에서 떨듯,
하염없이 옅어지는 하늘아래 서 있다
빅또르 곤차로프, 1972 소련.
다시 새들이 무리짓고 있군요
바다건너 먼길을 떠나기 위해서죠
밝고 푸르고 따뜻한 여름이여,
안녕히,
화사했던 여름이여, 안녕히
이미 창가에는 하얀 폭풍이
가까이 와 있군요
별로 가득찬 하늘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요
하지만 왜 부질없게도
가슴은 그를 기억하는걸까요?
그 여름이 내게 약속했던
모든 것들
그래요 그 모든 약속은
다 이루어지지는 않았죠
9월의 가을하늘에
철새들이 이어지고
유리창은 회색 빗방울들이
긋고 있군요
그 여름에 저는 슬픔을 알았고
그후엔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었죠
행복을 잡을 수 있다 믿었고
실제로 가까이 있었어요
나는 왜 그것을 소리내서 잡아보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매일 매일 하늘은
더욱 찌푸려가고 있어요
매일 모든 것들이
흰 눈보라속에 묻혀가고 있어요
그곳과 함께 내 손으로
별들을 따보려 했던 기억들까지도요
젖은 낙엽들만이
나뭇가지에 가냘피 떨어요
안녕히, 안녕히
여름이여
당신에게 헛되이
바랬던 거였어요,
안녕히, 안녕히
여름이여
알라 뿌가쵸바 1977, 소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