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방표 블루마운틴을 마셔봤습니다.
2013.03.13 02:14
마눌이 선물로 받았네요. 이게 그 유명한 커피인가 싶어 별다방 웹사이트에서 가격을 봤더니... 헉, 225그램 정도 되는 것이 30불. 제가 평소에 마시는 커피 값의 4배가 넘는군요.
비싼 커피에 대한 대접은 아닌 것 같지만 그냥 칼날 그라인더에 갈아서 커피 메이커에서 내린 뒤 맛을 봤습니다. 그것 밖에 없으니까요.
일단 세간에 떠도는 여러가지 맛이 섞여있다 - 보통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표현하더군요 - 는 평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어떤 커피든지 대개 여러 가지 맛이 섞여있지 않나요? --> 요건 커피 박사이며 또한 만물박사이신 아이리스님께 드리는 질문.
그 여러가지 맛이 꽤 고급스러운 것도 세간의 평이 맞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저는 신 맛과 단 맛이 입 안에 오래 남아 있네요.
그러나!!
제게는 그 맛들이 가격을 정당화시켜주진 못하는 것 같습니다. 내 돈 내고 계속 사먹을 정도는 아니더란 말씀이죠. 워낙에 '막' 내려먹은 커피라 좀 더 다른 방법으로 하면 달라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암튼 있는 커피 다 마시고 나면 그다지 애달프고 아쉬울 것 같진 않습니다.
저는 집 근처의 '홀푸드'라는 마켓에서 직접 볶아 파는 '프렌치 로스트'와 '유기농 프렌치 로스트'를 1대1로 섞어서 마십니다. 같은 프렌치 로스트인데도 '유기농'이란 단어 하나 들어갔다고 맛이 다릅니다. 그냥 프렌치 로스트는 쓴 맛이고 유기농 제품은 단 맛이 많습니다. 섞어서 갈아 내려마시면 쓴 맛으로 시작해서 단 맛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제법 그럴 듯 합니다. 3~4일 정도에 한 번씩 새로 볶아 내놓기 때문에 신선한 편이기도 하죠.
며칠 뒤에 다시 예전 커피로 되돌아가도 블루마운틴이 그다지 그리워질 것 같지는 않네요. 하지만 누가 다시 선물로 준다면... "아이구, 고맙습니다!"하고 덥석 받아와야죠. ^^
코멘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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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3.13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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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4street
03.13 03:27
봉지를 뜯고 커피 보관하는 병에 옮긴 후 봉지를 버렸답니다. 확인할 길이 없네요. 별다방 웹사이트에도 그에 대한 언급은 없군요.
샌프란시스코... 20년 전에 가본 그곳 풍경이 삼삼하네요. 참 아름다운 도시였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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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이아빠
03.1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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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X
03.13 10:45
스벅 불매 까먹고 있었는데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
west4street
03.13 11:12
몰랐던 걸 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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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03.13 11:24
저는 스타벅스는 갑니다. 하지만 카페베네를 가지 않습니다. 이유는 이 회사에 지하자본이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니콘과 카시오 제품을 사지 않습니다. 이들은 미쓰비시 그룹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니콘의 옛 이름인 일본광학은 미쓰비시가 일본제국 군부를 위해 세워준 회사입니다.) 정신대 문제에 빠질 수 없는 극우 자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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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03.13 11:21
블루마운틴의 밸런스가 좋기는 하지만, 커피의 맛 성분을 이루는 것이 다양하고 평균적이라는 의미에 가깝기에 특정한 성분을 싫어하는 경우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블루마운틴은 일본이 싹쓸이하는 커피라서(일본 자본이 블루마운틴 생산에 많이 들어갔습니다.) 전 세계 나머지 지역 공급량이 한정되어 있어 비싼 면도 있습니다. 커피의 모든 맛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지갑 사정때문에 이걸 고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Cuba Altura Lavado같은 경우는 블루마운틴만큼 최고의 밸런스는 아니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밸런스가 좋을 뿐더러, 무엇보다 미국의 주류인 드립 방식에 가장 잘 맞습니다. 우리나라는 무슨 이상한 계급 체계가 잡혀 에스프레소가 위대하고 드립은 오늘의 커피류의 싸구려라는 인식이 강한데, 에스프레소는 커피의 모든 성분을 빠르게, 진하게 녹여내는 데 초점을 맞추기에 사실 맛 그 자체의 손실이 없지 않습니다. 오히려 맛의 다양성을 보려면 드립 방식이 가장 좋다는 것이 제 생각이며, 엉성한 에스프레소보다 차라리 커피메이커가 낫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추신: 저를 커피 전문가라고 부르시면 커피 마니아 분들이 기절초풍합니다. 그렇게 부르시면 커피에 대한 모욕이 됩니다.
100% 블루마운틴인가 확인해 보세요. ( '') 저도 아무거나 마십니다. 그런데 유기농.. 은 맛이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한데.. 어쩌면 뽑는 사람이 달라서일지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Organic Coffee 에서 먹는 에스프레소가 맛있기는 합니다. 주차가 그지같아서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