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낮은 선원들만 죽기

2010.04.20 12:53

영진 조회:1102 추천:1

 

넓은 바다가 넘실대고
높은 파도 무너지네

 

동무야, 우리 멀리 가자꾸나,
우리 땅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갑판위에 노랫소리없이
붉은 바다가 소리내네

해안은 어둡고 적막하네,
기억이 밀려와 가슴을 적시네.

 

한 친구가, 동무야,

기관실을 더이상 지킬수  없어,
옆 친구에게 말했네

 

"이 아래의 우리들 선실은
너무 더워서 살 수가 없다.

바람조차 불지 않아.

 

더이상 보일러때는 일을 못하겠어,

가서 말해줘, 병이 났다고
근무할 수 없다고, 때려친다고,

이렇게 일할 수는 없어,

진짜 환장하고 죽을 맛이야"

 

물까지 뜨겁고 온도가 45도가 넘는다.

너무나 갑갑해서 죽을 것 같아."


이 친구, 그렇게 아무렇게 내뱉고는

옆에 놓인 더럽고 처리안된 물을 쭉 들이킨거야

 

얼굴에 비오던 땀 그치고 표정이 펴졌지

 

그때 함장의 외침 수화기에서 들려왔네

 

"어이, 너! 가서 일로 돌아가.

너희 기계공들이 필요하다,
그정도를 견딜수 없다니
군의관에 가서 약타오면 되잖나."

 

그는 뒷선실로 뛰어가다가
거기서 멈춰섰네

 

무엇인가 눈앞에 번쩍하더니
그다음에는 심장이 뛰지 않는 것이야

 

친구가 달려왔을 때

그는 이미 의식을 잃었고 눈동자는 풀려있었어

 

친구들이 다음날 아침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러 모였지

 

그들이 그의 발앞에 바친 선물은
다 녹슬고 그을린 보일러 연통이었네

 

시신을 바닷속으로 잘 끌어들이도록
연통을 발에 붙들어 매었지.

 

신부님이 와서 시신을 깃발로 잘 싸맸지.  익숙한대로

 

그날 바다는 웬일인지 잠잠했고

함장은 '영웅'을 위한 노래 한 곡을 뽑았어.

 

기다리던 늙은 어머니는 그들이 전한
적과 싸우다 죽었노라는 말에
아무말 없이 그저 펑펑 울며 무너졌지.

 

 

 

1900년 혁명직전 (작자미상)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공지] 2025년 KPUG 호스팅 연장 완료 [9] KPUG 2025.08.06 30790
공지 [공지] 중간 업데이트/ 다시한번 참여에 감사 드립니다 [10] KPUG 2025.06.19 56319
공지 [안내의 글] 새로운 운영진 출범 안내드립니다. [15] 맑은하늘 2018.03.30 70351
공지 KPUG에 처음 오신 분들께 고(告)합니다 [100] iris 2011.12.14 493045
29876 알뜰폰 요금제 덕분에 부담이 없네요. [7] 슈퍼소닉 07.14 256
29875 여름휴가....??? [12] 인간 07.07 458
29874 똥개 근황 그리고 카메라 바꿈질 [21] file 바보준용군 07.07 475
29873 Oscilloscope를 하나 주웠습니다 [14] 왕초보 07.02 655
29872 주말에 에어컨 청소 [5] 해색주 06.23 674
29871 뭔가 새로운 것을 질러도.. [17] 아람이아빠 06.23 674
29870 월드컵 유감 -- 미운게 더 밉네요 [6] 왕초보 06.23 654
29869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6] 해색주 06.22 642
29868 오피스 2019 라이센스 만료라기에 [3] matsal 06.18 662
29867 밝은 미래... 일부 **들 [14] 인간 06.15 648
29866 AI 데이터 센터 투자붐 [3] 해색주 06.10 701
29865 미쿡도 우리나라도 선거 열풍이 지나갔네요 [15] 왕초보 06.05 766
29864 둘째 해군 입소식 왔습니다. [8] file 해색주 05.26 798
29863 BTS가 저희 동네에 왔습니다 [8] 왕초보 05.19 823
29862 명동 번개....가는 중 입니다. [15] 맑은하늘 05.18 761
29861 즐거운 주말 아침을 달리는 덕질 해봅니다 [16] file 바보준용군 05.16 741
29860 스승의 날이네요. 감사합니다. [17] 맑은하늘 05.15 699
29859 비오는날... 무지개다리를... [9] file 인간 05.12 679
29858 KPUG 호스팅 연장 일정 및 운영계좌 상태 공지 [10] 해색주 05.06 754
29857 갤럭시21 배터리 주는 이유 발견 [3] 해색주 05.04 676

오늘:
9,341
어제:
14,254
전체:
24,972,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