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우울합니다.
2011.09.01 21:09
본부에서 2년간 같이 근무했던 차석님께서...
허리디스크 재발로 올해 1월에 일선 현장으로 나가셔서 수술을 하고 몸을 추스리고 계셨는데....
4개월 전에도 뵈었을 때도 정상으로 돌아오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8월말에 위에 혹이 생겨서 혹 떼러 서울에 제일 좋다는 종합병원에 입원하신다고 해서...
잘 하시라고 했는데,
별거 아닌, 양성 혹 떼는 거 라고 해서 걱정도 안했는데...
개복하니...
기스트라는 희귀암이지만, 양성이라고 하면서도 위에 넓게 퍼져있다고 위를 전체를 드러내고, 식도와 소장을 직접 연결하는 큰 수술을 하시더니,
췌장에도 무언가 이상한 조직이 있다고 조직 검사를 한다고 잘라내었다고 하더니...
췌장암 3기라고 그런다네요.
이 모다냐 싶습니다.
비장까지 번졌다고 하던데....
간단한 수술인 줄 알고 병원도 그렇게 설명하고 열었더니, 간단하지 못하다는......
췌장암은 그 스티브잡스도 이겨내기 쉽지 않았던 병인데....
우울합니다.
낙천적이고, 좋으셨던 분인데....
사교댄스도 멋지게 잘 추고, 왈츠는 이렇게 추는 거라고 시범도 보여주시던 멋진 분인데...
나이로나 경력으로나 월등한 선배지만, 권위도 없는데, 권위 내세우는 그런 마초같은 남자가 아닌, 참 부드럽고 정이 많이 가는 분이셨습니다.
이상하게 자꾸 마른다고 말씀하실 때,
뚱뚱한 저인지라, 괜히 빈정상한다고 농담했는데, 그게 다 죄송스럽네요.
이유없이 마르는 것이 췌장암의 증상이라던데...
이번 토요일에 서울로 문병갑니다.
왜 착한 사람은 이렇게 어려운 병에 걸려야 하는 건지...
직장 선배들 젊은 나이에 큰병 걸리는 거 많이 봤지만,
같이 바로 옆에서 근무했던 분이 큰 병에 걸리시는 건 처음 뵌지라..일도 손에 안잡히고 심란합니다.
걱정입니다.
읽기만 해도 마음이 힘들어지네요. 쾌차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