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실력없는 교사라는 느낌.

2012.02.15 23:22

토로록알밥 조회:1027 추천:1

안녕하세요, 토로록알밥입니다. 


아시는 분들 아시겠지만, 

저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지금 있는 고등학교에서 근무한지도 1년 반이 되었고, 

새롭게 새 학년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늘 그런 것처럼, 

몇 학년을 맡아서 가르칠 지는 개학하기 10일 전쯤에나 알게 되겠지만, 

그래도 일단 하고 싶은 것들을 준비 중입니다. 

그래도 고 3을 맡지 않는 이상, 

교사가 개별적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교재를 선정할 수도, 별도의 교재없이 다양한 지문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나름 재미있는 강의를 하려고 애써왔는 데, 

요즘들어 더욱더 '강의'일색의 수업에 지치고 있습니다. 

작년에 고3을 해서 그런 거라 생각합니다. 


전국 고3들이 수업시간에, 보충 수업시간에 EBS 문제집을 풀고 있지요. 

일년 동안 부지런히 풀어도 모두 풀기 벅찬 정도의 양입니다. 헌데, 무려 수능에 그 문제집에 제시된 문항을 낸다고 하니 학생들은 하나라도 놓칠 수 없죠. 게다가 EBS는 친절하게 동영상 '강의'도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풀이식 강의는 학습자가 큰 '동기'를 갖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그 효과가 낮습니다. 

교실에서도 학생들이 필요로하는 도움이 각기 다른 데, 교실에서조차 '진도'를 핑계로 강의만으로 이뤄진 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마전에 "선생님이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을 다시 보는 데, 딱 저의 모습 같은 문학선생님이 나오시더군요. 


'재미있는 표정과 말투로 강의', 

아이들이 힘들어 하면, '수업과 관계없는 재미있는 얘기로 분위기 띄우기'.

고3 수업을 하면서 저렇게 1년을 보냈습니다. 


올해에도 고3 수업을 하게될 수도 있는 데, 그래서 내내 고심 중입니다. 

"선생님이 달라졌어요"에 나온 그 선생님께 주어진 미션은 

'수업과 관계없는 얘기 하지 말 것'

'올바른 표현으로 말할 것'(그 선생님은 아이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려고 욕을 쓰셨습니다.)


그 선생님의 수업은 결국 '학생이 주인인 수업'을 만들어서 가능했습니다. 

저도 제 수업에서 그런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궁리 중입니다. 



중학교 아이들을 가르칠 때에는 그룹을 나누고, 스스로 도와가며 지문을 읽고 저에게 질문하고, 제가 개별 그룹에게 도움을 주는 식으로 수업을 해서 너무 재미있었는 데.. 훨씬 많아진 '진도'때문에 (강의가 아닌)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걸 저부터 겁내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흠. 괜시리 글이 길어졌습니다. 





그리고, 

고2를 할 때를 대비해서, 학생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웹툴/서비스에 대한 수업과정안도 구글닥스에 작성 중입니다. 요 며칠 학교 업무가 너무 바빠서 계속 손보고 있지는 못한데, 시간 나시면 한번 읽어보시고, 코멘트 부탁드립니다. 벌써 트위터를 통해서알게된 분들 몇 분이 코멘트를 주셨는 데, 저도 정말 얻는 게 많았습니다. 


http://goo.gl/Z5Baw


늘 그렇지만 올해의 목표도

대한민국 교사들 중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라는 걸 보여드리는 것인데..

어찌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 )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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