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전각 이야기...^^
2012.09.27 04:12
제 근황을 적었을 때 잠깐 언급을 했지만...
11월에 전각 전시회를 하게 됩니다.
매 주 수요일마다 전각을 배운 게 벌써 10개월이 되어 가는군요.
그냥 같이 배우는 사람들끼리 여는 동호회 전시 수준입니다.^^
공통 주제는 논어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저는 회사후소 네 글자를 새겼습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흰 바탕이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건 인장형식의 새김이므로 글이 뒤집힌 상태입니다.^^
붉은 잉크를 도포한 건데, 검은색으로 할 걸 그랬나 싶습니다.
자유주제를 또 하나 내야 하는데, 방각입니다.
어떤 글을 새길까 고민을 했습니다.
유명한 시인의 시를 새겨볼까 하다가...
남이 쓴 글 열심히 새기는 게 뭐랄까, 조금 아깝더군요.
그래서 아주 오래전, 제가 써둔 글을 뒤져서 하나 새겼습니다.
떠나야 할 순간이 오면
모두 훌훌 털고 가야 하겠지요.
그러나 제게 남는 건 어찌할 수 없는 그리움
제 생의 연을 다 끊고 그렇게 떠나간들
어찌 당신을 잊고 살 수 있겠습니까
제 삶 점점이 당신은
그리움으로 박혀 있는 것을
- 그리움
정한 새김
이렇게 새겨봤습니다.^^
이건 일단 글을 새기기 위해 검은 먹을 도포한 상태입니다.
물로 씻으면 깨끗해집니다.
그 후 다시 검정 잉크를 도포할 생각입니다.
방각은 원래 도장 옆면에 새기는 장식새김 방식이라 종이에 찍지 않고 그냥 읽을 수 있어야 하므로 정상적으로 새깁니다.
그리고 진짜 자유주제...
뭐든 하고 싶은 걸 해도 되는 주제, 이건 수량도 형태도 제한이 없습니다.
전 사람 얼굴 새기는 걸 좋아해서...
예전에 딸 얼굴 새긴 것도 내볼까 생각중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제 얼굴을 조금 색다른 느낌으로 새겨봤습니다.
이건 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싹 밀어버리고 다시 새길까 고민이긴 합니다만...
제 예상보다 별로라서요. ㅠㅠ
예상대로 나왔다면 왼쪽 공간에 짧은 글귀, 또는 [노랑잠수함]이라고 새기려고 했거든요.^^
어쨌든 이렇게 전각에 출품할 작품을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ㅋ
대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