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는 팔기 시작한지 좀 되요. 이름은 86이지만 생긴건 두부배달차와는 좀 거리가 있구요. 말씀하신대로 구형 티뷰론같이 생겼어요.

우리나라도 정식 출시해서 꽤 돌아다니는데요..

스바루와 토요타 합작으로 만들었고, 이니셜D의 86을 모티브로(어디가???) 만들었다고 광고 하고 있습니다.

후륜의 코너링 중심 세팅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만화책의 86과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일단 스바루의 복서엔진으로 저중심 설계 (이니셜D에서는 드라이썸프 엔진으로 저중심화..)를 했구요..

서스펜션도 상당히 공을 들여서 세팅했다고 합니다.

또, 엔진도 2.0L에 203마력으로 스포츠카 치고는 엔진 성능이 딸리지만 이것 역시 코너링 중심의 차량이라는 점에서 만화책의 86과 비슷합니다. ^^

나쁘게 말하면 이 차는 'Sprinter Truenoe GT-APEX'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차입니다. 그냥 토요타가 '팔게 없으니' 86의 이름을 팔아 만든 차에 불과합니다.

이 차는 말이 좋아 토요타와 자회사로 편입한 스바루의 공동 개발이지 스바루 BR-Z를 약간 디자인을 고치고 세팅만 바꿔 파는 차라고 하는 것이 더 옳습니다. 그 정도로 생뚱맞게, 번개처럼 개발이 이뤄졌습니다. 토요타는 2,000cc급 터보 FR 타입 스포츠 쿠페 라인업이 계속 공석이었습니다. 정확히는 차종은 매우 많아도 이런 스포츠 라인업이 궤멸 상태였습니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수입 스포츠 머신을 사고 아예 지갑이 얇으면 차 구매를 포기하거나 스포츠성을 포기하는 양극화가 심해졌기 때문인데, 그 틈을 노려 일본 시장에서 상용차를 제외하고 철수를 했던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쿠페가 역수입이 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Auris처럼 스포츠 성향 차량이 아예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 차의 경우 기본적으로 아반떼 해치백 성격의 모델이기에 '준 스포츠용으로 쓸 수도 있다' 정도에 가깝습니다. 현재 토요타에서 공식적으로 '스포츠' 모델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은 86뿐인 셈입니다.

형식번호 AE86, 즉 Sprinter Truenoe의 성격을 규정하면 지금의 86과 전혀 다릅니다. 이 차량은 엔트리 스포츠 해치백이며, 지금 우리나라 차량으로 성격을 규정하면 아반떼 쿠페나 벨로스터에 가깝습니다. 즉, 스포츠 드라이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차량입니다. 지나치게 부담이 되지 않는 바디 크기, 나름대로 입문용 스포츠 드라이빙에 적합한 동력 성능, 스포츠 드라이빙에 최적인 FR 구동 방식 등 스포츠 드라이빙 입문용으로 적절한 구성을 갖춥니다. '드라이버를 키우는 차'라는 말은 이러한 엔트리 스포츠 차량이라는 AE86의 성격에서 나오는 것입니다.(정말로 드라이버가 성장하는 차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제 엔트리 스포츠 레벨은 1,600~2,000cc NA 엔진을 지닌 FF 머신들에게 자리를 내줬으며, 그것으로 어느 정도 스포츠 드라이빙을 익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이 2,000cc 터보나 3,000cc 이상의 NA 엔진을 지닌 FR 방식 쿠페입니다. 그러기에 새로운 86은 더 이상 '드라이버를 키우는 차'와 상관 없는 그냥 'FD3S와 붙는 차'일 뿐입니다. 차량의 등급이 한 차원 올라갔기에 더 이상 그 때의 86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제원도, 성격도 전혀 다른, 그냥 그랜져에 소나타 딱지를 붙인 것과 마찬가지인 차입니다.

추신: 제네시스 쿠페, BR-Z, 86(해외에서는 GT86)는 등급은 같지만 차량의 미묘한 성격은 다릅니다. 제네시스 쿠페는 원래 힘 위주의 북미 시장용으로 만든 차이기에 컨트롤 능력보다는 동력 성능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 때문에 컨트롤 능력을 많이 보는 유럽에서는 생각보다는 평가를 짜게 줍니다. 86은 가장 힘은 떨어지지만 굳이 살을 붙여 힘을 살려주자면 '컨트롤 위주'에 가깝습니다. BR-Z는 그 중간 성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