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선거 결과 분석해 봅니다.

2012.12.20 11:37

가영아빠 조회:824 추천:1

선거가 끝났으니 결과를 정리하고 복기를 해야겠지요.

 

사실 이번 선거 매우 불편했습니다.
보수 vs 진보 라는 프레임을 짜는 민주당을 보면서 정말 헛웃음 많이 흘렸지만
최악보다는 차악이라는 논리가 워낙 심해서 참고 거기에 동조하고 스스로를 속이면서 넘어갔습니다.

이제 끝났으니 하는 말입니다만,
민주당은 지역주의정당으로 전국정당을 지향하는 보수정당입니다.

무슨 얘긴가 하면 민주당은 그냥 자유주의 야당일 뿐입니다.
집권여당이 되면 민주당은 그냥 좀더 나은 새로운 새누리당이란 얘깁니다.
그때 가면 새누리당이 이제 자유주의 야당이 되는 것 일 뿐이죠.
그럼 이정희와 통합진보당은? 이런 자유주의 야당과 연합정치를 숙주삼는 NL일 뿐입니다.
그런데 민주당 스스로 진보라는 프레임을 만드니 여간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친노의 이미지를 최대한 드러내기 위해서 되도 않는 진보 프레임을 짠거 같은데
사실 정치적으로 친노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유시민이 거의 유일하다고 봅니다.
문재인, 한명숙은 인간적인 친노라고 봐야겠지요.

 

그럼 민주주의에서 가장 필요한게 뭘까요?
민주주의는 국가의 힘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기본 원칙하에 운영되는 하나의 정치적 사상입니다.
그럼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일까요?
우선 결론만 말하면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럼 왜 아닐까요? 50대 이상이 비민주적이라서? 호남은 민주적인데 영남은 아니라서?
이런 말이 나오는 것만봐도
핑계를 찾아내는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니고 이런 발언 자체가 민주적이지 못한 발언입니다.

우리나라가 완벽한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이유는 똘레랑스의 결핍과 부재때문이라고 봅니다.
솔직히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과연 1/2번 후보 지지자들 중에서 이런 똘레랑스를 가진 분들이 몇이나 있었을까요?
"이기는게 목표다" 였지 그 과정과 결과에서 똘레랑스가 과연 존재하나요?
"1/2번이 아닌 나머지 후보를 찍은 사람들을 모르겠다" 라는 말이 나오는 것만 봐도 확실히 아닙니다.

 

그럼 우리나라는 완벽한 민주주의 국가가 될 수 있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세계에 완벽한 민주주의 국가가 존재한 적도 없고 존재할 수도 없고 존재하지도 않을겁니다.
똘레랑스는 인간 본성을 거스르는 것 중 하나입니다.
민주주의의 시발점인 그리스는 말할 것도 없고, 프랑스에서도 지들 편할 때만 찾아 붙이는게 똘레랑스입니다.
그러니 이상적 유토피아가 아니라면 완벽한 민주주의 국가는 될 수 없습니다.
50대 이상이 아니라 그들을 탓하거나 계층을 나눠서 저들은 비민주적이야 라는 의견이 존재하는 순간이 없어질 수 없다는 얘깁니다.

여튼 불편했다는 감정은 여기까지 하고요.

 

왜 졌을까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1. 자유주의 여당/야당이 싸우면서 정책의 극적 차별이 부재했죠.


: 이해를 못하는 분들이 많을 지 모르겠는데요. 두 지역주의 자유주의 정당이 싸울 때 중요한 건 지역주의입니다.
한마디로 교육으로 흐려질 수는 있어도 그 흐려진 마음이 표로가기에는 힘들다는 겁니다.
결국 이번 선거도 명확하게 대구 vs 광주라는 지역주의가 들어났습니다.
광주/전라도 분들은 그쪽의 특수성을 말하지만 그건 그게 1차적 선결과제인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것입니다.
이해를 하더라도 민주주의에서는 그게 2차적/3차적일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결국 지역주의 정당의 기준으로 보면 40%:33% 정도로 새누리가 앞섭니다.
그럼 결국 이 지역주의 프레임에 갖혀있지 않은 사람들을 끌어들여야 하는데요. 그게 정책이나 호감도입니다.
그 정책에서 1/2번 후보 모두 차별화를 못 두었습니다. 호감도는? 뚜껑까보니 20~30대에서도 박근혜 후보가 적지 않게 가져갔습니다.

 

 

2. 정치공학 덕에 빠가 까를 만들고 결집시켰죠.


: 이것도 이해를 못하는 분들이 많을지 모르겠는데요.
공개되지 않았던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말이죠. 재밌는 현상이 나옵니다.
우선 13일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당연히 박근혜당선인이 앞섰습니다. 문후보는 추격하던 입장이었죠.
이제 비공개가 되고나서 국정원 사건이 터집니다.
그리고 문후보가 1%정도차이까지 따라잡습니다. 여기까진 민주당에서 아마 정치공학적으로 생각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3차 토론이 끝나고 나서 1.4%차이로 역전이 됩니다.

수세에 몰렸던 박근혜에게 등돌린 표들이 문재인으로 넘어간 것이겠죠.
근데 이건 어디까지나 표본치를 뽑은 조사입니다.
설문의 값을 분석할 때,

대충 지난 선거까지 이정도의 투표율을 보였으니 이런 샘플링을 거쳐서 이렇게 계산하고 하면 이렇게 나오겠다 였지요.
문제는 샘플링을 벗어날 수 있는 결과를 정치공학적으로 계산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20~40대는 뉴스를 신규매체로 부터 전파받습니다. SNS죠. 개인적으로 세대간 격차의 주범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여튼 이걸로 전파를 받다보니 이걸 접하지 못하는 층의 반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합니다.
이번 투표율을 보면 50대 이상에서 엄청난 투표율을 보여줬습니다.
왜 이랬는지는 생각도 안하고 그냥 50대 이상이 문제라고만 하죠.
문제는 빠가 까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뉴스에 동참하지 못하면 아예 알바로 매도되는 분위기는 정상적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게다가 20~40대가 SNS로 전파받은 뉴스에 고취되어 있을 때 상대적으로 전통미디어로 부터 뉴스를 전파받는 50대 이상에서는
박근혜 당선인에 자신의 지지감에 위기의식을 가져옵니다.
SNS는 출발할 때부터 전파의 대상이 한쪽으로 치우칠 수 밖에 없는데 전통미디어의 경우 차라리 다 보도하지 못해서
치우쳤다는 인상을 주더라도 대놓고 치우치지 않습니다.
이 말은 뉴스의 진실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도 되지만

다른 말로는 청취자/시청자가 받아들일 때 자의적 해석을 첨할 수있다는 얘깁니다.


실제로 여론조사 추이만 보면 로켓은 대선에 영향을 못 미쳤습니다.
국정원 사태와 3차토론은 영향을 확실히 줬지요.
이런 상황에서 오프라인에서는 무슨 일이 생겼을까요?
1번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응집/결집이 발생한 것입니다. 결과로 어마어마한 투표참여율로 돌아온 것이고요.

 

 

3. 문재인의 이름 3자가 안철수를 내려놓고선 생각할 수 없었죠.


: 보는 내내 참 답답하던데요. 안철수를 빼면 문재인에게는 28~33%의 득표만 남았을 겁니다.
그래서 단일화를 한 것은 이해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보면 민주당이 참 정치공학적으로 일관한게 느껴지는게 애초에 양보할 생각은 1g도 없었거든요.
문제는 과정을 풀어갈 때 보여준 태도와 그 기간입니다.
문재인측에서 안철수에게 똘레랑스를 보여서 받아들이면서 단일화를 했다면 좋았겠지만 그걸 못한게 패착이라고 봅니다.

애초가 인간 문재인이 아닌 정치정당 민주당에는 똘레랑스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동교동계 일부가 넘어간 것만 봐도 뭐....

 

 

4. 4.11총선에서 이정희와 연대하는 순간 대선은 포기한 거라고 봅니다.


: 무슨 얘긴가 하면 70년대생 이후 입장에서는 이걸 이해를 못할 겁니다.
저도 이해를 못하지만 이해하려고 노력만 할 뿐이죠.
하긴 이런거 이해하면 늙은층이 현재 산업주체인 젊은 층의 앞날을 막는다와 같은 말을 꺼내지도 못하겠죠.
민주주의에서 똘레랑스가 중요한게 이건데요.

 

여튼 50대 이상에서는 자기들이 살아오면서 겪은 것들이 체득화되어있습니다.
사실 사람이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득되는 시기는 사춘기 이전입니다.
그 이후에는 순간의 감정이나 체득화된 감각에 의해서 삶의 방향을 결정하게 되죠.
고문기술자가 아무리 회계해도 고문기술자 시절의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가끔 벗어나는 사람들 있던데 그건 그냥 최면이 잘 걸리는 체질이라서 자기최면이 걸린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여간 이런 체득화된 북에 대한 감정에서 본다면 이정희는 양립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4.11총선을 이기기 위해서 민주통합당이 그런 이정희와 연대하는 순간
전 총선을 이기기 위해서 대선을 버렸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의 의석은 내줬지만 득표수에서는 앞섰다면서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그게 맘대로 될까라고 생각했었죠.
결과적으로 50대 이상의 기존 정치 프레임에 갖히지 않은 중도층 표 70만표 이상은 그냥 이 시점에서 다 버렸다고 봅니다.
게다가 이정희가 1차/2차에서 이걸 너무 드러내서 빠가 까를 구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오세훈 요정설 처럼 이정희 요정설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봅니다.

 


제가 분석한 것은 이정도입니다. 몇가지 더 있지만 미미하다고 판단합니다.
선거는 끝났고 이번엔 김순자 님은 예상을 훨씬 넘어서서 46,017표를 득표하셨습니다.
미미한 수준의 0.1%의 득표율입니다.

무늬만 진보인 이정희가 사퇴직전 1.5%가 넘는 지지를 획득한 것을 보면 참 희비가 교차합니다.
완벽한 민주주의라는게 존재할 수 없는 현실세상에서는 정치를 공학적으로 해야하는게 맞는데
그러지 못하니 김순자 씨가 아닌 설혹 홍세화씨가 나왔더라도 아마 저 이상을 바라보기는 힘들었겠죠.

 

그리고 안철수씨는 예전에 제가 예상했지만 곧 돌아올겁니다.
선거에서 진 정치인은 좋든 싫든 일선에서 물러나는게 대한민국 정치계의 생리입니다.

그리고 현재 민주당에는 별다른 구심점이 없습니다.

손학규/정동영이 받아들이기에는 역시 민주당의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결국 구심점이 없고 지역정당의 한계점을 이번에 또 다시 보여준 민주당말고 새로운 정당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에서 야권의 지지를 받아서 신당을 창당할 사람은 안철수씨 밖엔 없다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이정도까지 안철수씨가 내다봤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그 사람이 아니니 과연 진짜 그런지는 모르겠네요.

 

그럼 20000.(이거 오랜만에 해보고 싶었스니다. ^^;)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공지] KPUG 운영비 모금. 안내 드립니다. - updated 250601Su [27] KPUG 2025.06.01 421
공지 [안내의 글] 새로운 운영진 출범 안내드립니다. [15] 맑은하늘 2018.03.30 31255
공지 KPUG에 처음 오신 분들께 고(告)합니다 [100] iris 2011.12.14 441478
29775 노트북 메모리가 박살났습니다. [6] matsal 06.05 164
29774 산신령님을 뵈었습니다. [6] 해색주 06.02 215
29773 최근에 만든 만든 신상..강아지 원피스.. [14] file 아람이아빠 05.27 350
29772 험난한 재취업기[부제 : 말하는대로 된다. ] [16] 산신령 05.21 427
29771 에고 오랜만에 근황이나.. [19] 윤발이 05.18 384
29770 알뜰폰 가입했습니다. - 이제 동영상 자유롭게 볼 수 있습니다. [9] 해색주 05.16 371
29769 망할뻔 한 강아지 가방.. [10] file 아람이아빠 05.15 326
29768 소소한 지름들 [7] 해색주 05.04 415
29767 펌/ 무거운 침묵 by 추미애 [6] file 맑은하늘 05.04 351
29766 시민들이 모여있네요. 조국 장관 이후.오랜만에 서초역 왔네요 [8] 맑은하늘 05.03 331
29765 비가 오네요. [2] 해색주 05.01 320
29764 손수건 만들기.. [10] file 아람이아빠 04.28 360
29763 추천 가전제품 (비데랑 정수기) [4] file minkim 04.19 519
29762 오랜만에 등산화 신고 천마산역 가는길이네요 [9] 맑은하늘 04.13 826
29761 10년 넘어서 노트북 바꿨습니다. [16] file matsal 04.12 843
29760 전 이 시국에 미싱.. 갤럭시탭 케이스 리폼.. [4] file 아람이아빠 04.11 791
29759 이 시국에 팜 =) [7] 왕초보 04.11 780
29758 윤석렬 대통령 파면 [11] 해색주 04.04 785
29757 Palm M505/M515 [7] 라이카 04.04 471

오늘:
958
어제:
2,326
전체:
16,330,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