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중 기억나는 황당작업
2013.02.21 01:24
어디선가 읽은 글인데..
남태평양의 어느섬에 놀러갔다가 원주민에게 군인이었다고 이야기했더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만나는 사람마다 "솔져"
라고 소개했다고 하더군요 아마 우리는 군대를 거의 경험하지만 그들에겐 영화에 나오는 그런 미지의 직업?으로 상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튼 제가 솔져이던 시절 작업으로 했던 일들중에 몇가지 골라봅니다
그냥 웃고 즐기세요 ㅎ
1. 다락대 사격장내에서(포병사격장) 야영을 하는데 밤새도록 미군들의 브레들리장갑차와 M1탱크의 총+포사격 소리가
들리었고 다음날 아침 일찍(식전) 인사계의 작업집합으로 소대별로 2명씩 마대들고 나가야 했습니다
왜냐구요? 미군 탄피주워서 부대복귀할때 동두천 고물상에 팔아야하니까요...받은 고물값은 중대운영비로...쩝~(실화)
여담으로 미군들은 박격포 고폭탄도 버리더군요...1소대 일병하나가 주워와서 어딘가로 반납하던데..
2. 사단장이 새로 취임해서 갑자기 부대점검을 나온다고 하는데...컴컴해지고 PX앞에서 발견된 전봇대를 치우라는 연대장의 명령에
크레인을 수송대에 요청했지만 안전을 이유로 거부당하자 인사계는...
"묻어" 30분도 안되서 매립완료.. 빡치는건 얼마후 통신대에서 항의가 들어와서 다시 발굴 ㅜ.ㅠ
3. 연대장 집무실(cp?)앞에 향나무가 2구루가 있었는데 햇볓이 절묘하게 한쪽만 많이 비추면서 성장의 균형이 깨져버려
반나절가량 좌우의 나무를 바꾸는 작업을 했습니다 "향나무 뿌리가 정말 크고 깊더군요"
4. 새대통령 취임후 전방시찰을 온다고 부대주변을 대청소했는데 어느정도로 했냐하면 길가에 담배꽁초정도는 싹~다주워서
버렸고 위병소 입구에 미싱하우스함 그러나 대통령은 헬기타고 다른부대도착..
5. 크리스마스이브날 육공트럭에 쓰레기 잔뜩실고 부대에서 제법 떨어진곳중에 외진곳을 돌면서 무단투기..
무자비하게 5분간 삽질후 바로 출발반복~(요즘은 이러면 난리날것)
읍내 레코드가계에서 크리스마스 케럴 울리는거 듣고 복귀하던 생각이 납니다
6. 어리버리하던 이등병이 일병되면서 정신좀든줄 알았더니 텐트활대라고 해온게 " 옻나무 "
분대장이 옻을 타는 사람이라...늦가을 경기북부의 개울물에서 덜덜 떨며 사워했던 후임병
7. 팀스피리트훈련나가서 미군장비 구경에 정신 팔다가 급히 철수해서 수경지로 돌아와 텐트치는데..무전병없음...
저녁추진하러 도착한 연대 취사트럭 뒤에서 밥타러올 소대원들 기다려며 튀긴 건빵먹는 무전병발견...전중대원이 공포에 떨었음
덕분에 하루에 텐트를 몇번을 접었다폄
8. 쥐박멸 명령으로 소대별 쥐꼬리를 할당받았는데...도저히 잡을 수가 없어서
근처 민가로 다니면서 약먹고 죽은 쥐를 묻은곳 삽으로 발굴해서 채취...
나중에 이거마져 없어서 인접면으로 원정감...(정말 웃기죠? )
9. 연대 취사장에 지원나갔는데 어느날 새사단장이 마침 방문함 그런데 대뜸 "콩나물 육군정량이 얼마야?" 하니까
근처에 있던 취사반장이 xx정도 됩니다하니까 손으로 듬북 쥐더니 "세어봐" 하고 대령에게 건냄
정말 열심히 갯수를 세더군요 대령인데...
10. 늦가을에 빼치카를 새로 만들고 저녁먹고 오면 진흙으로 만든 외벽에 가스새지마라고 일병들만 모여서 군용 스푼으로
두드리며 TV보던 기억이 납니다 이건 웃기는 작업은 아닌데...해봤다는 애들을 못만나봐서...(막사가 60년대꺼라)
더있는데...약해서...
그럼
코멘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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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용사
02.21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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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병장 달때까지...
부대 내 주간신문 만화 그렸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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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웃기게 잘 봤어요. 그런데 정말 사실인가요? ㅋㅋ
참고로 미군은 사격연습시 할당된 bullet을 모두 소진해야 하는데(일인당 2천발 정도...), 연습 끝나고 총알 소진하느라 별짓 다 해요(나중에 얼마나 갈겼는지 barrel(총열?)이 휜다는..참고로 제가쓰던 총은..
http://worldofwapons.blogspot.kr/2013/01/m249-squad-automatic-weapon-saw.html?m=1 -
어쩐지..안쏜탄도 막~버린다 했습니다;;; 그리고
위10가지 에피소드는 제가 현역때 레알 일어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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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2.21 15:56
SAW 파라 버전이라도 무거울텐데... 고생하셨겠네요.
우리 군도 마찬가지에요. 단지 교탄 할당량이 미군에 비해 매우 적습니다만...
(정확한 연간 인당 교탄할당량이 얼만지는 모르겠네요 오래전 일이라)
교탄이 인원 수에 맞춰 각 부대로 불출되기 때문에 그에 맞게 교육훈련 계획을 세워
실제로 교탄 사격 훈련을 실시해야합니다만.....
제가 있던 곳은 사령부라 참모들이 자기 소속 병들을 일 많다고 하면서 훈련에 참석시키길 싫어했죠.
(그래서 한 번 씩 사격장 가서 드르르륵~ ... 심지어 권총도 빵빵빵빵~ 20년 된 이야깁니다. 국방부서 이거 긁어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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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2.21 16:04
황당 작업 추가
- 김모 대통령 취임 기념 돼지고기 받아 오라고 해서 작업트럭 배차 받아서 갔더니...
: 돼지 고기가 아니고 살아있는 꿀꿀돼지 열댓마리 중 5마리... 옮기기
: 이 트럭에서 저 트럭으로 집채만한 놈을 옮기고 돌아서면 쪼로로로... 또 한마리 억지로 끌어서 옮기고 돌아서면 또 쪼로로로...
: 할 줄 만 알았다면 거기서 직접 잡고 싶더군요. -_-;
- 한 이병놈 왈 : 아~ 왜 대통령은 되어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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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
02.21 22:38
ㅎㅎ 잡고 싶으셨다니요~ 고생많으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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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
02.21 22:38
7. 텐트는 왜 접었다 폈다 하신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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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처음엔 수경지에 도착해서 텐트 한번치고(없어진지 몰랐음) 알고난후 찾다녔고...그리고..못찾아서 중대본부로 귀환해서 한번 텐트치고 ...다시 상황이 생겨서..작전지역에서 한번 텐트치고..참고로 저희는 D형텐트를 치고 잡니다
그양반 왔다가면 부대전체가 에버랜드 저리갈 꽃밭이 되기도했고.....부대에 포플러 나뮤가 많있습니다.......부엽토가 상당했습니다만 그걸 다걷어내던가 -_-....아놔 그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