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이야기가 나와서...
2013.03.07 17:46
동원을 들어가시는 분들은 이야기가 다르겠습니다만, 향방으로 가는 분들은 만지는 총이 동네마다 다를 것입니다. 여성 분들은 '동네마다 총이 왜 다르지?'할 수도 있지만, 동네에 좀 지켜야 할 폼나는게 있다면(보통은 주민들이 별로 안좋아하는 시설) M16A1을 주고, 그냥 별거 없는 주택 지역이면 M1 카빈을 줍니다. 물론 원칙이 그렇다는 것이기에 동네마다 차이는 있습니다.^^
저의 경우 대부분의 예비군을 보냈던 동네에 '등록문화재'가 존재하여 그걸 지켜야 한다고 M16을 줬습니다. 문화재라고 하지만 실상은 '구의정수장'입니다.(이게 우리나라에서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현대식 정수장이라고 합니다.) 문화재라 지키는게 아니라 정수장이 국가 중요 시설이라서 지키는 것인데, 이게 있으면 향방이 꽤 귀찮아집니다. 중요 시설이 없는 동네는 '편의점을 지키고 온다'고 할 정도로 평범한 동네 주변에서 훈련하는 척(?)하고 오는데, 이런 시설이 있다면 그 시설까지 끙끙대고 들어가서 또 풀숲을 헤치고 들어가 배치를 합니다. 이게 '예비군'입장에서는 꽤나 귀찮은 일입니다. 더군다나 M16이 카빈보다 들고 있기도 상대적으로 불편하다는 점도 사람을 귀찮게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동네로 옆그레이드 이사를 왔는데, 여기는 바로 옆동네임에도 국가 중요 시설이 전무합니다. 물론 동네 주변에는 정수장부터 시작하여 어린이대공원, 광진구청 등 시설은 많지만, 이사온 곳의 동대의 관할 구역에는 이런게 다 비켜갑니다. 그 결과는... 훈련이라고 옆블럭 모 교회 앞에 모여 있다 오는 것. 그야말로 하늘과 땅차이로 편해졌습니다. 그래서 '교회 지키다 왔다'는 농담을 하곤 했습니다.
이제는 나라에서 이렇게 동네를 지키는 척이라도 하라고 부르지도 않습니다만, 예비군 철이 와서(용산에서도 전투복을 입은 배달 직원들을 가끔 볼 수 있는 시즌입니다.) 한 번 적어 보았습니다.
다른 KPUGer께서는 예비군 시절에 무엇을, 어떤 총을 들고 지키셨습니까?
코멘트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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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03.07 17:57
그런데 법적으로는 민방위도 비상시에는 예비군으로 전환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민방위 3년차까지는 몸을 사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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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3.07 18:01
저는 뭐 거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하루짜리로 처리해서리....
아 딱 한 번 대학원 휴학 중에 지역 동대에 편성되어서 동네를 배회한 적은 있네요. ㅋㅋ
뭐 인제는 저도 뭐... 민방위도 지나가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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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
03.07 18:05
구의 몇 동이시길래... 제가 향방할 때는 구의 3동 사무소(예전 것) 옥상이나 주차장에서 짤짤이하다 귀가했습니다.
야자하고 귀가하던 조카가 '삼촌 모해요?' 하는데 뭐라 해줄 얘기가 없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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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03.07 18:11
2동은 정수장, 아차산쪽의 방공포대 등 별의 별 시설이 많습니다. 1-1동은 말 그대로 교회 지키다 오고(때로는 모텔을 지키다 옵니다.), 1-2동은 광진구청 건너편 편의점을 지킨다는 소문이 돕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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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빠이야
03.07 18:10
전 어떤 공무원의 실수로 박사특례요원이 박사특수요원으로 기록된 바람에..
진짜 특수요원들과 함께 미사일 싣고 다니는 차 타고 예비군 받았어요..
한해 하고 쫄아서 바로 학교 예비군으로 바꾸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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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주부용사
03.07 19:15
훈련병때 k2....
잔대에서 k2.....그리고 m60....
파병가서 k2(비니루에서 바로 깐새거-_-)
1st동원훈련( 논산훈련소 에서-_-;;;;;;) k2
2st동원 출퇴근m1 카빈
3st동원훈련 m16 a1
4st동원출퇴근 m1카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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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3.08 11:12
진짜 용사셨군요. 파병까지 갔다오셨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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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03.07 20:02
작년에 예비군 8년차로... 끝났고
올해는 민방위 1년차입니다...
민방위 얘기 좀 해주세요~ 궁금... -
하뷔
03.08 11:13
직장인이시라면~ 유후~ 하면서 가시게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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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찡긋*
03.07 21:17
우리나라에 예비군,민방위가 있었나요?
하도 오래전이라 가물가물.....
치매인가?
예비군때 카빈소총을 사용한 것 같네요.. -
Fatal
03.07 21:48
1,2,3,4년차 짤없이 의무동원걸려서 으하하하
매번보는얼굴들도생기고 ㅋㅋ -
헉, 제 나이는 29세인데 예비군, 민방위는 하나도 기억이 안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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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민방위 새벽에 출석 체크 하는 것도 안해요;;;
민방위 편제가 몇년차까지인지도 잊어 먹었습니다. ㅠㅠ;
예비군 훈련때... 방위 조교들이 대전차지뢰(모형입니다. 안터져요. ^^) 교육하다가 잠시 쉬로 간 사이에...
심심해서 야전삽으로 땅 파서 대전차지뢰를 묻어 버리고 다음 교육장 갔는데;;;
이 조교들이 그 대전차지뢰를 못찾은겁니다.
나중에 예비군 훈련 끝날 쯤... 거의 울쌍이 되어서 저를 찾아 왔더라구요.
인사계(지금은 행보관?)에게 교보재 잊어 먹었다고 쪼인트 까였다고 하더군요.
집에 가는 것 잠시 멈추고 대전차지뢰 훈련장 가서 파주었습니다.
방위 조교들에게 미안해서 음료수 한박스 사주고 집에 온 기억이 나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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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03.08 11:13
ㅋㅋㅋ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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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명성여고를 지켰습니다.
한 4년 지킨거 같네요~~
예비군이 끝났다는 이야기는 국가에서 우리를 써먹을 만한 수컷으로 보지 않는 다는 것이지요.
넌 이제 늙었다! (저두 흑흑;;;)
여의도쪽에 살 때는 M16들고 지하보도(진지)를 지켰던 것 같고....
삼성동에서 예비군 할 때에는 그냥 경기고등학교에서 삼성역까지 걸어다녔는데.. 총도 안 들고 걸어다닌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