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조금 무료해질 때...
2013.04.23 10:36
1.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는 것은 여러번 말씀 드렸습니다.
어제는 자전거 GPS로 측정을 해보니 35km정도 되고 시간은 1시간 30분 남짓 됩니다.
자전거 출퇴근을 몇년째 하고 있고, 장거리 여행도 서너번 다니다보니 이제는 심폐기능이 어느정도 적응한 듯 합니다.
어느 정도 거리에서는 숨이 차지 않는다는 말이죠.
제가 잘 탄다고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아니고 누구라도 몇년 정도 타면 다 그럴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숨차고, 엉덩이 아프고, 다리 뻐근하고... 등등이 발생하죠.
누구나 그럴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응이 되면 숨차고 엉덩이 아프고 다리 뻐근한 증상은 사라지게 되죠.
대신 무료함이 찾아옵니다.
적어도 한시간 이상 자전거를 타고 가야 하는데 혼자 가니 심심합니다.
주변을 구경하면서 아니면 생각에 잠기면서 가도 되는데
자전거로 매일 같은 거리를 출근을 하니 주변도 그대로이고
생각하는 것도 그렇게 다양하지 못하니
점점 무료해집니다.
2.
공부 잘하는 후배가 있습니다.
대학병원에서 내과를 전공하고 군의관 마친 뒤 다시 대학병원으로 전임의 들어갑니다.
공부도 꾸준히 하고 성격도 좋고 그리고 집안도 좋고.
그런데 이 친구가 최근에 텝스를 주기적으로 보더라구요.
자기 대학병원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동안 군의관으로 있었더니 공부가 잘 안된다면서
역시 공부를 하려면 시험을 봐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더니 텝스를 보더라구요.
3.
삶이 무료해질 때는 경쟁이 좋은 약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 앞서가는 누군가를 따라가면
따라 잡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생기고 열심히 페달을 밟습니다.
(물론 위험한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일명 '피빨기'라고 하는데 앞지르지는 않으면서 따라가는 것이죠.
그러다가 앞서가는 사람이 힘이 빠진 것 같으면 따라잡는 것이죠.
그렇게 가다가 누군가가 또 있으면 다시 따라가고 따라잡고 반복입니다.
어제 중랑천을 따라오는데 맞바람이 너무 심해서 두 시간 예상했는데
한 시간 반만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물론 체력은 조금 더 고갈되었구요.)
재미있게 달렸습니다.
무언가 목표가 생기니 평소보다 열심히 달렸습니다.
4.
지금 제가 공부하고 있는 분야에서 시험 준비를 해 볼 요량이고
영어도 IELTS를 준비해 보려고 합니다.
재미있게 즐기면서 공부를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코멘트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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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4.23 10:42
:)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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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04.23 10:47
방금 시험 끝마치고 왔습니다. - _ -;; 시험 전에는 항상 밤셉니다. 아드레날린 폭발시키는 거죠... 에너지 드링크, 콜라, 과자 막 먹으면서.
짜릿한 게 맞긴 한데, 육체적으로 좋은 거 같지는 않습니다. -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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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4.23 10:49
장시간 자전거타면 장경인대증후군이 발생한다고 하는데요...
http://media.daum.net/culture/others/newsview?newsid=20130420124805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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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장시간이나 잘못된 방식(안장이 너무 높다던지)으로 해야 생긴다고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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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tting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몸에 잘 맞게 타야 합니다.
저는 하루동안에 포항에서 삼척까지 갔는데 큰 이상은 없었구요.
선수들 중에는 하루동안에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체형에 맞게 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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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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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사랑
04.23 13:32
왜 저는 의지가 점점 박약해지는 걸까요!
뭘 해봐야 되겠다는 의지도 점점 없어져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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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35km의 수준이 어떻게 되나요? 평지인지/ 업힐 다운힐이 어느정도 수준인지../ 중간 stoppage는 많은지 등등요. 요즘 자출 시도중인데 편도 11km인데도 업/다운힐이 지속적으로 반복 되는 터라 쉽지 않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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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거의 평지수준입니다.
집이 잠실대교 북단에 있는 아파트라 북쪽 한강변을 따라서 자전거길로 진행하다가 중랑천 자전거 도로를 이용합니다.
그러면 광진구-중랑구-노원구-도봉구-의정부시 를 지나서 도착합니다.
중간에 쉴 수 있는 곳은 많지만 저는 쉬지 않고 달립니다.
자출시 가장 문제점은 맞바람과 업힐이죠.
그 중에 제일은 맞바람인 것 같습니다.
고도를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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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의 높이와 타이어 공기압 체크해보시구요.
안장의 높이는 본인이 안장에 앉은 뒤 발 뒤꿈치를 페달 중앙에 놓고 회전시켰을 때
페달이 가장 아래쪽에 있을 때 다리가 쭉 펴지면 됩니다.
그리고 페달링시에는 발 앞꿈치(발바닥에서 발가락으로 가기전 살이 도톰한 곳)로 하시면 됩니다.
안장이 낮으면 대퇴사두근이 쉽게 피곤해집니다. 오르막에서는 더 많은 토크가 필요하니 더 그렇겠죠.
타이어 공기압은 타이어 옆면에 써 있습니다.
저는 자전거를 험하게 타지 않아서 max까지 넣고 탑니다.
(추가)
브레이크와 바퀴와 간섭은 없는지 확인해보시구요.
허브라고 바퀴 축도 중요합니다.
바퀴를 한 번 돌리면 얼마나 지속적으로 돌아가는지도 중요합니다.
(저는 시마노 제품 쓰는데 이걸로도 충분합니다. )
바퀴도 한 번 보세요.
저는 온로드용 타이어(슈발베 마라톤 1.5인치)를 사용합니다.
바퀴의 폭과 공기압도 중요합니다. (제 타이어는 최대 100psi 까지 공기 주입이 가능합니다. 아마 자동차가 20-30psi를 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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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ItBetter
04.24 03:44
근데 내과전문의가 대학병원 들어가는데 영어공부를 왜 하나요?
뒤치다꺼리(?) 열심히 해주고, 병원에 잘보이고, 논문잘쓰면 되는거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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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저도 그냥 잘 쉬다가 들어가라고 조언해줬는데 후배 입장에서는 그게 아닌가보죠?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나봐요. ^^
스트레스 받지 말고 즐겁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