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ity 님의 글을 읽다가...
2013.05.21 00:23
별 생각없이 댓글로 적었는데, 이게 점점 길어지는 군요.
결국 이렇게 따로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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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막연하게나마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1. 어쩌면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이 나라에서 오래도록 유지되어왔던 군왕제가 강제로 폐기되면서
우리는 왕이라는 존재와 정상적으로 이별을 할 정서적 완충기를 갖지 못한 것 아닐까?
몸은 21세기, 민주주의 국가 체제 안에서 대통령을 직접 손으로 뽑는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정신은 아직 군왕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아닐까?
일제시대를 거치지 않았다면 아직 군왕제를 유지하고 있거나, 별도의 합의 과정을 거쳐 폐지했겠죠.
그랬다고 한다면 지금 이 나라의 대통령제는 훨씬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을 겁니다.
2. 언젠가 자게에 한 번쯤 언급한 것 같은데, 나이 드신 분들의 설명이 불가능한 "박통사랑"의 근원은
어쩌면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발생한 비극, 그리고 그 비극을 털어내지 못하고 감내하며 살아야 했던
사회구성원이 갖고 있는 집단 스톡홀름 신드롬이 아닐까?
가장 보고싶은 대통령 1, 2위에 노통과 박통이 나란히 자리를 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누가 1위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네요.)
이 나라 정치사적인 측면에서 정말 대척점에 있는 분들 아닙니까?
노통은 '대통령도 충분히 인간적일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박통은 '스톡홀름 신드롬'이 아니고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사례 아닐까 싶습니다.
3. 지금 보수라고 꼴사납게 설쳐대는 인간들이 취하고 있는 스텐스를 보면, 정말 똑똑하게 제 밥그릇 챙기고 있다.
결국 그들 역시 진실이 밝혀졌을 때의 충격이 무서운 것.
그러다 보니 무슨 수를 쓰든 현실을 유지 발전해야 하고, 진실에서 멀어지게 해야 하는데, 그러기에 가장 좋은 게 바로
시끄럽게, 감정적인 싸움만 가득 일게 만드는 일이다.
사람이 이성적이 되어야 잘잘못도 따져보고 차분하게 옳고 그름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기득권층은 바로
아웃이 되겠죠. 그들에게 그건 죽음이 되는 거다 보니 말이 되든 안 되든 뻥뻥 내지르고 감정과소비를 부추기는 겁니다.
특히 3번의 경우에는 진보진영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많습니다.
우선, 보수 진영의 목표는 아주 쉽고 단순합니다. "현실유지"
그에 반해 진보 진영의 목표는 복잡하죠. 진보라고 불리는 인사들에게 물어보면 그들이 원하는 건 기본적으로 '이상적인 민주국가 건설, 모든 인간이 사람 대접받는 세상' 정도입니다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우선 이상적인 국가에 대한 각자의 목표점도 다르고, 사람대접이라는 화두에서도 모두 약간씩의 온도차가 존재합니다.
어쩌면 기득권을 가진 보수 입장에서는 '현실유지'가 바로 '생존'입니다.
'죽지 않기 위해' 똘똘 뭉친 집단과 '사람답게 살기 위해' 모인 이들이 싸우면 당연히 죽지 않기 위한 집단이 이깁니다.
우리나라가 일제시대를 겪을 때, 항일독립운동을 하던 분들의 목표는 아주 단순했습니다. "일본 공격" 그리고 그것이야 말로 생존을 위한 투쟁이었습니다.
625 내전을 겪을 때도 결국 우리의 목표는 하나였습니다. "공산주의 타도" 역시 생존을 위한 투쟁입니다.
박통 시절, 민주화 투쟁을 하던 인사들의 목표도 단순했습니다. "박통 하야, 민주 쟁취" 이 때도 역시 그것이야 말로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죠. 이건 나중에 전씨의 쿠데타에 대항한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도 똑같은 조건이 되어 치열한 싸움과 그로 인한 비극이 되는 거죠.
공교롭게도 우리나라의 비극은 모두 생존의 문제였고,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말았다는 공통점도 있군요.
이제 대한민국은 표면적으로는 적어도 죽음의 공포에 떨어야 하는 공포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우리는 선거에서 이기면 권력자도 머리를 숙인다는 사실을 배웠고, 내가 원하는 제대로 사람대접받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그런 경험을 한 사람 중에도 분명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을 지닌 사람도 있고, 진보 성향을 지닌 사람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기득권, 꼴보수가 아닌 이들에게 보수냐 진보냐는 자신의 정치성향입니다. 개개인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기득권, 꼴보수에게는 다릅니다.
이들에게는 "보수"라는 허울로 가린 생존을 위한 투쟁입니다.
소위 21세기라는 시대에, 민주국가라는 나라에서 어쩌면 이렇게도 철저하게 공공권력이 한쪽 방향만을 바라보고 서슴없이 법을 유린할 수 있겠습니까?
그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끌어내려지면 돌 맞아 죽는다는 걸 아는 거고, 죽음의 공포가 그들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손에는 무기가 될 수 있는 권력이 들려 있기 때문이고요.
선거때만 되면 제가 유심히 관찰하는 게 바로 각 진영의 선거 구호입니다.
야당의 선거구호는 참 아름답습니다. 미사여구도 많습니다. 게다가 왜 그런 구호를 쓰는지 설명해야 하니 국민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피곤하고 귀찮고 어려운 거죠.
반대로 여당의 선거구호는 참 쉽고 단순합니다. 쉽고 단순하니 설명도 필요없고 그냥 말하면 됩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귀에 잘 들어오는 거죠.
진보진영에서는 그런 여당의 선거전략이 유치하고 어이없다고 손가락질 하지만, 번번히 그런 유치하고 낮뜨거운 구호가 이기고, 그들의 전략이 먹혀들어가는 이유는 바로 '쉽고 단순하게 딱 듣고 싶은 만큼만 들려주는'데 있는 것 아닐까요?
지난 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구호가 뭐였는지 기억하시나요?
제 기억으로는 대충 "망가진 경제, 새누리당이 살리겠다.'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말은 결국 '잘 살아 보세.'입니다.
진보에서는 '경제 망친 놈들이 경제를 살리겠다고 한다'고 코웃음쳤지만, 국민들은 그 말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이겼습니다.
만일 제가 선거전략을 짜야 하는 자리에 있다면 이것저것 다 떼고 딱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부자 되세요." 말 그대로 '잘 살아보세.'입니다.
매번 선거때마다 여당이 재빠르게 이 구호를 선점합니다.
야당 선거전략은 이 지점에서 매번 지고 마는 거죠.
권영길이라는 이름을 기억하시나요? 그 이름 앞에는 꼭 이 문장이 등장합니다.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이 문장이 권영길이라는 이름을 유명하게 만들었습니다.
당시 그의 정치집단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어서 결국 실패했지만 말이죠.
제 생각으로는 야당의 선거구호 중에서 가장 뛰어난, 그리고 가장 성공적인 카피였다고 생각합니다.
일베, 오유로 우리나라 정치수준이 집단적으로 평가절하되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이 부분은 전혀 걱정할 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심리 속성 상, 무엇이든 발을 담그게 되면 끝장으로 보려고 하는 면이 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등산을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전문 산악훈련을 받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저 역시 취미 삼아 전각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서예까지 시작했습니다.
정치 관련 의견을 내보이는 것도 같은 측면에서 보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지 지금 극단으로 치닫는 부분의 문제는 그것이 자신의 만족을 넘어서 상대에게 고통을 주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다분히 치사한 정략적 목적으로 그들을 이용, 확대 재생산하는 기득권이 있고 그들에게 이용당하기도 한다는 점이 문제겠죠.
나름대로 말도 안 되는 해결책을 생각해봤습니다.
(가장 이상적이기는 한데, 현실적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 지금의 기성세대는 일단 포기하는 게 빠를 것 같습니다. 그들이 진보든 보수든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바꾸거나 양보할 리는 절대 없으니 말입니다.
(저 역시 이 기성세대에 포함됩니다. "나는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것 역시 제 아집이겠죠. ㅠㅠ)
-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객관적인 사실의 나열만으로 역사 교육을 시행합니다.
(물론 이 부분에서 교과서의 문제가 등장하겠지만, 원론적인 부분만 이야기하는 거니까...^^)
그 사실에 대한 평가는 철저하게 교육대상자 개개인의 판단에 따릅니다.
- 입시경쟁 교육을 없앱니다.
가장 어려울 수도 있지만 반대로 가장 쉬울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대학을 통폐합하면 됩니다. 학교 이름도 프랑스처럼 1대학 2대학으로 바꿉니다.
그리고 입학시험을 없앱니다. 심지어 학력제한마저 없애서 정말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입학지원서 쓰면 입학하게 하면 됩니다.
그 후 졸업까지 매 단계마다 혹독하게 시험을 치러서 졸업을 바늘구멍으로 만들면 됩니다.
- 입시 스트레스 없는 상태에서 학생들에게 근본적인 교육을 합니다.
인문학, 철학, 문학, 음악, 미술 등의 학문을 중점 교육합니다. 영화 300으로 유명한 스파르타, 그 단순 무식하고 쌈박질만 할 줄 아는 근육덩어리 남자들의 나라에서 군사학과 함께 가르친 게 바로 문학과 음악이었다고 하던가요?
아마 교육만 이렇게 바뀌어도 지금 문제가 되는 왕따니 뭐니 하는 것도 많이 줄어들 겁니다.
학생들의 비이성적인 폭력문화는 그들이 받고 있는 비이성적인 공부 스트레스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입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쉽게 공부할 수 있다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훨씬 나아질 것 같습니다.
- 대통령제를 조금 더 보완했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연임제로 바꾸고, 대통령의 역할은 많이 축소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되도 않게 작은 땅덩어리를 쪼개서 물 먹일 생각같은 건 말 그대로 생각으로 끝내게 하고, 대통령이 무슨 나라 뒤집겠다고 설치지 못하게 하는 거죠.
대신 외교 분야에는 조금 더 힘을 실어주면 어떨까요?
저는 사실 우리의 정치 시스템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게 바로 지금의 대통령제입니다.
불가능하겠지만, 영국이나 일본과 같은 형태의 왕이 존재하는 편이 우리 국민들의 심성에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심리적 구심점 역할을 해줄 수 있으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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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말도 안 되는 꿈을 꾸는 노랑잠수함이었습니다. ㅎㅎ
코멘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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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 동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생각이 뻘 생각은 아니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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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거의 모든 부분이 제가 하고픈 얘기 입니다. -
감사합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일 조차 엄청난 비상식으로 비틀어지는 대한민국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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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식회사
05.21 06:35
정치와 역사 그리고 교육....현 세대에서는 아마 끝나지도 않을 주제들 같습니다.
간단하게 의견을 필하면 외척과 그에 따른 세력으로 점철된 조선사를 두고 과연 역사 바로 세우기를 일제강점기부터 하는게 맞는지 늘 묻곤 합니다. 당파 역시 후세를 위한 권력가들의 싸움이었고, 그에 따른 외척 그들에 의한 정치 문란이 어느 정도였는지 정말 후덜덜 아닙니까? 유명 세도가 역시 현 시대의 정치 세력과 비교하면 어떠한지 아시지 않습니까? 환곡, 대동 등 백성을 위한 정치라고 하지만 그게 현실에서는 어떠했는지도 알고나면...
박통과 노통은 두 분 모두 생존하고 계시지 않지만 그들을 지지하는 분들을 보면 세대간 양상을 보이지요. 향후 노통의 향수가 더 진해질수도 있겠으나 그들에 대한 평가는 아직은 이른 것 같습니다. 봉하를 찾을 때면 늘 느낌이 달랐지만 올해는 더 특별할 것 같기는 합니다.
입시 경쟁에 대해 프랑스의 사례를 언급하신 것 같은데, 과연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나마 대학 특성과 편차가 적은 교육대학간의 조정도 이렇게 심하게 반대하는데, 국립대간 조정은 입신이 존재하는 대한민국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집니다. 설사 그게 이루어진다고 해도 아마 다른 형태의 학벌이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과거처럼 '서울대는 5,000명이 들어가지면 경기고는 500명 갈 수 있다' 식의 말이 다시 생겨날 것이고, 이미 법조계 대원외고 중심으로 카르텔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입시 스트레스와 근본적인 교육 그리고 인문학, 철학, 문학, 예술을 가르친 것 간의 상관성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학문이 근본적인 교육인지 묻고 싶습니다. 유명 인사가 인문학을 강조하니 모든 학문에서 인문학이 필요하다는 건 트렌드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유명 인사가 강조한 인문학은 중등과정에서 배우는 인문학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대학에서 배우는 고등과정의 인문학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신 자유주의에서 과연 이러한 주장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지도 회의적입니다.
그리고 왕따나 학교내 폭력을 학교 교육 즉 공교육에서 인문학(언급하신 철학, 예술, 문학 포함) 교육을 통해 가능하리라고 절대로 보지 않습니다. 또한 현 교육 시스템, 교육 재정, 교육 환경, 교원 정원등을 종합할 때 단순한 컬리큘럼 수준의 조정으로 가능하리라 생각되지 않습니다. 설사 그게 현실적으로 조성되어도 불가능하다고 여겨집니다.
인성 교육의 시작과 중심은 가정 교육입니다. 교육학을 조금이라도 접해본 분들이라면 유명 교육자들이 언급한 인성에 대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현실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여겨집니다. 굳이 100으로 보면 가정 교육이 적어도 60 이상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학교가 20 정도, 나머지 교육 행정, 계도 기관, 지역 커뮤니티가 10, 변수를 포함한 기타가 10 정도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미국식으로 4년 연임제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국내 권한을 축소하고 외교 분야 중심으로 하는 건 아직은 시기 상조라고 여겨집니다. 그 이유로 현재 지자체 행정과 의회를 보시면 답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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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댓글 잘 읽었습니다.^^
역사에 대한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조선사는 어떤 잘못이 있든 결국 우리끼리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일제시대는 외세에 의한 억압이라는 큰 차이가 있죠.
당파싸움이야 지금도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고...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아직 멀었다는 것 역시 공감합니다.
교육에 대한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물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건 인정합니다. 제 글에도 적었듯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의견...^^)
우선 입시경쟁을 없애기 위해서는 입시시험 조차 없애버리는 건 어떨까요? 본문에도 적었지만 그냥 입학지원만 하면 누구나 어느 대학이나 들어갈 수 있게 하는 거죠. 졸업을 어렵게 만들면 제 아무리 뛰어난 고등학교 교육이라도 대학 졸업을 컨트롤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ㅎㅎ
교육과목의 문제, 인문학, 철학, 문학, 예술을 가르치는 것이 과연 근본적인 교육인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학문은 기본 학문과 실용 학문, 둘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입시교육은 그 둘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입시를 위해 공부 열심히 했는데 대학 입학에 실패하면 그동안 배운 것을 어디에 써먹을까요? 써먹지도 못할 교육은 절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어린 나이의 학생들에게 직업 선택을 위한 실용학문을 교육하는 것도 한계는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결국 인성을 성숙하게 하기 위한 기본교육이 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성교육의 기초가 가정이란 말씀은 격하게 동감합니다. 제가 언급한 인문학을 가르친다고 해서 교내왕따와 같은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보다 조금은 생각의 깊이가 깊어질 것이고, 최소한 지금보다 나빠질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가정교육은 최소한의 필수항목이고, 공교육이 가져야 하는 책무는 이런 방향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말씀하시는 정치꾼들의 행태를 제어할 힘을 대통령에게 주지 않고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단순하게 선거를 통한 선택만으로 국민의 권리를 끝낸다는 건 지금과 같은 한계가 있습니다. 일정 기간마다 의원 개개인에 대한 평가를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되겠죠. 찾으면 분명 방법은 있을 겁니다.
지금의 대통령이 갖는 말도 안 되는 권한을 축소한다고 해서 상대적으로 의원이나 지자체 등의 권한을 확대하는 건 당연히 방법이 아닙니다.
어쨌든 행복주식회사님,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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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식회사
05.21 16:38
저 역시 긴 댓글 잘 읽었습니다. 그래도 큰 틀에서는 많이 다른 것 같지는 않군요.
1. 역사 인식
음..전 사실 조선사도 과연 우리 나라 즉 조선만의 문제였는가에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훈구와 척신의 다툼에서 시작해서 임진왜란 사실 왜와 조선의 싸움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순전히 명과 왜의 싸움이었습니다. 물론 이순신 장군을 비롯한 수많은 의병이 있었지만 그들이 활약하기까지 그리고 활약할 수 있었던 명의 대대적인 군사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이조가 살아났았다고 보아야 합니다.
혹시라도 이에 대해 견해 차가 있더라도, 병자호란은 어떠합니까?
그 당시와 그 이후 벌어진 당파싸움이 조선 안에서 나타났다고 해서 그들만의 암투에 불과합니까? 1년에 공녀만 수천명씩 보내고 심지어 심양 노예 시장에서 거래된 노비만 60만명이 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끌려갔던 조선인, 그리고 미처 노예 시장이 나오지 않은 채 중간 혹은 바로 사노로 전략했던 조선인이 얼마나 되었을까요? 이러한 가정의 수를 0로 본다고 해도 임란 전 조선인 인구가 416만명이었고, 병자호란 이후 현종 때 465만명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인구 비율로 보면 일제 강점기 못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현세자(봉림대군 포함)를 볼모로 끌고 갔으니 일제 시대 영친왕과 비교해 견줄만 합니다. 물자 수탈도 일제 강점기와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고, 인조의 三拜九敲頭禮과 청나라가 조선에 요구한 것을 보면 일본의 을사늑약과 뭐가 다른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조선에서 보여 준 건 광복후 사회 민족주의와 친미파의 민주주의 간의 대립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여겨집니다. 물론 당파 하면 예송과 환국으로 노론만 떠오르지만 실상은 중종때 사림부터 시작이고 禮로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후계 구도 즉 미래 권력을 갖기 위함이었고, 이를 통해 외척과 그 실세들은 부정부패를 일삼았습니다. 이러한 것은 일제 강점기 이후 근현대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과거 외국인 친구에게 절대 권력을 지녔던 외척 가문을 문화재로 지정해서 혈세가 지급되는 것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다소 당황스럽기까지 했습니다. 현대 정치까지 가지 않더라도 유사한 사례는 많이 있으니 대답하기 참 어렵더군요.
2. 교육
교육에 대해서는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뿌리 깊은 골이 많다고 여겨집니다.
노랑잠수함님 생각대로라면 프랑스식의 대학 편제가 아니라 오히려 독일식 김나지움이 더 맞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과연 독일식 김나지움이 얼마나 도입될 수 있을까 회의적이지만 그래도 희망이 보이는게 일부 있기는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특성화 고교입니다. 제과 제빵, 미용, 애니메이션, H사가 설립한 자동차 학교, 해/공군 기술학교 등이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사실 아일랜드와 같이 학력 인플레이션 사태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같이 특별한 자원이 없는 아일랜드 역시 교육에 투자했지만 제조업과 세계적 금융 위기로 국가 위기 사태로 이어졌습니다. 고학력자가 제대로된 근로를 할 수 없고, 국가는 노령화되어 젊은층의 부담은 날로 커졌습니다. 일부에서는 아일랜드와 달리 중국이라는 큰 시장이 있는 한국은 다르다고 하지만 아일랜드 역시 그 당시에는 유로존이라는 세계 최대의 유효 경제성이 높은 시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한방에 무너졌습니다. 따라서 중국 시장 역시 유로존과 같이 어떠한 리스크가 발생한다면 대중 의존도가 높아지고 여러 여건이 아일랜드와 유사한 한국도 분명 힘든 고비를 맞이할 수 있다고는 역으로 생각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현재 빨간 개미들의 국내 부동산 투기를 보면 너무 무차별적이고, 불안하다 못해 무섭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공교육에 바라는 일반인들의 인성 교육 강화는 너무나 비현실적이고, 어쩌면 부모로써 역할을 전가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미 교육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혀진 것을 왜 교육 현장 주체들까지 나서서 이를 강조하고 설파하려 하고 이를 당연한 것처럼 인식시키는지 모르겠습니다.
인성 교육은 부모 즉 가정이 중심인데, 이를 교육 현장에 공교육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고, 그래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는 저는 해괴스럽습니다. 국가가 일률적으로 같은 가치관을 갖도록 교육시켜야 한다는 것인지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인간으로써 기본 교육은 그러하지 않느냐 할지 모르겠지만, 부모는 뒷전인 체로 그 책임 주체를 학교, 공교육, 국가로 전가하면서 말입니다.
만약 공교육을 통해 인성교육을 해야 한다면 과연 어떠한 교육 과정으로 실현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예 하나만이라도 이야기 해주는 분을 저는 못 봤습니다.
교과가 아니라 수시로 인성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요?
네, 그 인성 교육 프로그램이 뭐냐고요? 저는 계속 반문해봅니다.
아마 답하지 못할 것입니다. 설사 있다고 해도 현 교육 현장에서 얼마나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상담 교사를 통해서 하자고 하는 분도 보았습니다.
네...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실상은 이제 대학을 갓 졸업한 아이도 한번도 길러보지 않은 상담교사가 과연 아이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요(상담교사 도입은 최근 일이고, 교사가 배정된 학교는 소수입니다)? 그래서 몇 년 지나면 정착되지 않겠냐? 혹은 퇴임 교사를 두면 되지 않느냐?
네...개선은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교사가 상담 학생을 어떻게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을 것이고, 몇 번 만나지 않았던 문제 있는 사춘기의 학생이 상담교사에게 진정성을 갖고 만날 수 있을까요? 또한 이론적 이야기를 떠나 그 아이가 가정으로 돌아가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여건인데, 도대체 어쩌란 말입니까? 상담 교사 입장에서도 강제력이나 어떠한 결정권도 없는데, 과연 어떤 식으로 계도를 하란 말입니까?
그리고 설문 조사지를 통해 학생에 대한 이해와 얼마나 진정성 있는 상담이 가능할지 근본적인 회의도 있습니다.
제 논지는 두부는 슈퍼마켓에서 살수 있는데 철물점에서 사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3. 대통령 권한
지자체의 행정과 의회를 언급한 건 잘 아시겠지만 그들의 행태를 보시면 아시리라 생각들어서 입니다. 참 답 없는 지자체 많습니다. 연임을 위해 무리한 SOC(경전철 포함)를 하고 이를 허울 좋은 민자 사업으로 끌어들여 빚더미로 만들어 놓은 곳이 한 둘이 아닙니다. 지방은 무리한 SOC까지 할 여력이 되지 않으니 할 수 있는게 새청사 건립, 공설운동장 건립 등입니다. 이들 건설비 뿐만 아니라 관리비 또한 열악한 지방의 지자체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건설시 유착 문제는 논외). 새청사는 말할 것도 없고, 면 단위까지 있는 공설 운동장의 활용이 무엇입니까? 년 2차례 정도 하는 체육 행사를 위해 건립됩니다. 그것도 해당 지자체의 의원이나 국회의원들의 표 관리를 위해서 개최되는 행사지요. 의정활동으로 백번 양보해서 생각해도 굳이 이를 공설 운동장까지 건립해야 하느냐 입니다. 지방은 폐교 및 폐교 직전의 학교도 많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건설비 1/10도 안되는 금액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이건 소소한 사례에 불과하지만 이런 수준의 행정과 의회 활동으로 과연 작은 정부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회의적입니다. 오히려 지방 정부의 부정부패만 양산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질 않습니다.
이런 주장을 하면 영웅론을 떠오르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적어도 캐퍽의 분들이 이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계시듯이 저 또한 그렇습니다.
물론 노랑잠수함이 언급하신 중간 평가식의 의원 평가에 대해서는 저 역시 찬성합니다만 현실적으로 소환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참여율을 높힐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수라고 생각됩니다. 가칭 부제자 소환 투표제 정도가 현 단계에서는 가장 현실적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도 우리나라의 지역적 고질병 때문에 과연 가능할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오히려 표 장사꾼만 양산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어쨌든 하찮은 댓글에 긴 고견을 달아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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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 인식에 관한 문제는 저와 생각이 좀 다르시네요.
물론 조선시대의 역사를 보면 참 부끄러운 부분이 많다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시대적 특성을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가령 신라에 의한 삼국통일을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외세를 끌어들여 형제국가를 친 비열한 행위로 치부하는 글을 자주 봅니다만, 그건 지금의 잣대로 평가한 거죠. 당시의 시대상황으로 볼 때 삼국은 단지 언어가 비슷하다는 정도 말고는 뭐가 있을까요? 게다가 그 시대에 수도 없이 많은 나라들이 서로를 잡아먹으며 살아남은 것이고, 결국 역사는 살아남은 자가 이기는 게임이니까요.
어찌 되었든 조선은 오백년 동안 간판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거죠. 속국이니 뭐니 하는 것 역시 지금의 평가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제시대는 공식적으로 우리의 나라가 사라진 기간이었으니까요.
2. 교육에 관한 부분은 사실 저도 쉽게 말하기 어렵습니다.
몇 년 전, 4주 연수를 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세계의 직업교육에 관한 공부를 했습니다. 직업교육이니 근본적인 교육과 거리가 있을 수 있겠지만, 다양한 모델을 두고 실험하는 과정을 거쳐서 우리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성교육에 관해서 말하자면 이게 또 쉬운 문제가 아니네요.
말씀하신대로 기본적으로 인성교육은 부모의 전적인 책임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부모가 자식의 인성을 책임지지 못하는 수많은 가정의 경우에는 법으로 강제하든 어쩌든 대안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가정 내에서 인성교육이 제대로 되지 못한다면 밖에서 제대로 인간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일반적일 것이고 학생 개개인의 생활 태도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학생의 교육(인성을 포함해서)은 가정과 공교육을 나누어 생각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가정 교육이 아무리 잘 되어도 집단 생활에서 배우는 부분은 해결되지 않을테니 말이죠.
3. 대통령의 권한...
이건 정치권 전체로 확대해서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을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골치덩어리로 여겨왔던 것들을 다른 정치꾼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을 보면서 결국 누가 하느냐의 문제보다는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자리와 감투에 연연하냐, 직책에 충실하냐의 문제일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니 적절한 중간평가가 필수적이라는 생각입니다. 어쩌면 선거로 임명되는 자리는 기간을 지금의 절반으로 줄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죠? 물론 그 경우에는 너무 자주 바뀔 수 있으니 지속성의 문제도 있겠지만...
주민소환제니 뭐니 방법은 많지만 현실적이지 않은 높은 장벽이 문제니 이런 부분만 잘 보완해도 좋을 것 같고...
대통령은 아무래도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큰 자리이니 임기는 짧게 연임은 충분히 가능하게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행복주식회사님의 다양하고 깊은 지식에 감탄합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시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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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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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로 평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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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bebell
05.21 13:28
추천합니다.
언제쯤 한 걸음 앞으로 나가는 대한민국이 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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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서 쪽바리와 빨갱이라는 단어가 깨끗하게 빨아서 뽀송뽀송하게 건조되고...
말 그대로 쪽바리는 일본에 대한 애칭, 빨갱이는 빨간 피부를 가진 사람이라고 자연스레 인식될 수 있는 날이 오면...
그 때쯤이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정리할 건 정리되고 세울 건 세워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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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5.21 14:17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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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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