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엄마가 보고 싶습니다.

2010.03.23 00:15

쌀알 조회:844 추천:3

체질적으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수년 전까지만 해도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지키기 어려운

시간 약속이라고 생각할만큼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아침에 일어나는 게 쉽지는 않지만요.


그런데요


인생을 살아 오면서 제가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느꼈었고

즐거웠으며 마음 따뜻해지는 순간이라고 기억하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국민학교에 들어가기 전이라고 기억이 되는데요

성북구 장위3동 제일은행 앞에 있었던

저희 집은 부엌에 쪽방이 하나 달려 있었습니다.


혼자 잘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고

그 쪽방을 제방으로 정해주셔서

혼자 외롭고 무섭다고 느끼며 잠을 청했던 기억이 납니다.


무섭고 외로워도 길고 긴 밤이 지나 꿈나라에서 돌아오고

아침 제 방 들창으로 햇살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제 방에 오셔서 이불속에 함께 누우셔서

동화책을 읽어주시며 저를 깨우셨던 어머님을 기억해봅니다.


그때 읽어 주셨던,


소공자, 소공녀, 걸리버 여행기, 허클베리 핀의 모험, 그리스 신화 등의 이야기들은

아직도 귓가에 들리는 듯 합니다.

(혹시 딱따구리 그레이트 북스를 아시나요?)


나이가 들고 그 당시 어머님의 나이가 되었을만큼 장성했지만

아직도 어머니가 그리운 건


제가 아직도 마마보이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네요


오늘은 돌아가신 어머님이

무척 보고 싶네요.


제발 결혼해서 손주좀 보고 싶다고들 하시는

친구들 어머님의 잔소리가 저는 참 부럽습니다.


참으로 인생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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