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두달 전에 유럽 대학 두곳에 열심히 인터뷰 본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그 뒤로 어떻게 된지 궁금하시는 분들이 계실것 같고 오늘도 면접을 하나 봤기 때문에 가볍게 글을 남겨 봅니다. 제 두달 동안 조용히 있었다는 것은 네.. 모두 떨어졌습니다. ㅠ_ㅠ 그렇게 망연자실 하고 있다가 6월달 부터 열심히 이력서 썼는데요. 유럽은 가을 학기에 시작하기 때문인지 올초보다 이력서 쓸 곳이 많네요. 바쁘지 않게 그렇게 지내다가 오늘 스카이프로 면접한 곳을 더 봤습니다.


면접 자체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서로 친근하게 마치 옆집 이웃처럼 나긋나긋하게 대해줬고요. 심사관들도 질문할 때도 짧게 물어보지 않고, 제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요리조리 반복 설명을 넣어서 길게 질문해 줬습니다. 오늘은 6명의 영국인 심사관이 앉아 있었는데 그중 딱 한명 아줌마 발음이 알아듣기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꾹 참고 있다가 맨 마지막 몇 문장을 알아 들어서 다행히 답변했습니다.


유럽 면접볼 때는 이 사람이 진심으로 이 직장에 올 마음이 있는지를 떠보는게 많습니다. 붙으면 정말로 오겠느냐? 라는 질문을 꼭 해요. 면접을 이곳저곳으로 보러다니는 저같은 경우는 성실함이 깍이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 겠죠. 


그런데 오늘 한번 실수 했네요. "아.. 그 질문 많이 받습니다." 라고 말하자 가끔 딴 짓하던 심사관 전원이 제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더군요. 뭔가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고, "제 동료들이 참 그걸 궁금해 하더라고요." 라고 얼버무렸습니다. 음.. 생각해 보니 그 다음에 "인터뷰 많이 하고 있어요."라는 의미의 말을 한것도 같네요. 에랏.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ㅠ_ㅠ 분위기는 좋았어요.


뭐. 직장은 오라는 곳이 없으니 짐은 다 지난주에 터키에서 한국으로 보냈고, 정기 예금 부었던 것은 터키 정치 운동 때문에 환율이 매우 매우 나빠져서 한동안 다시 봉인해 두려합니다. 다시 말하면 무일푼으로 다음주에 한국가면 뭐해야 할 지 걱정이 많습니다.


터키 테니스 클럽의 그 이쁘고 착하지만 동시에 막강했던(?) 귀염둥이 여고생 친구들은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 


(대전의 테니스 모임에 나가니 아저씨들만 많더라고요. >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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