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가 새삼깨닫게 된, 고쳐야 할 점
2013.08.03 23:46
아집 혹은 고집 비슷하게, 무조건 상대 의견에 '부정'하고 시작하는 것 말이지요... 참 쪼잔하고 쓸데없는, 알량한 자존심 같은게 글 같잖은 글[이라 쓰고 쓰레기라 읽는...]을 '생성'하게 만드는군요. 뭐랄까요... 감정에 휘둘린다는 느낌? 뭐에 사로잡힌 듯, 판에 박혀 굳어저버린 생각, 그것 하나만 붙잡고 '싸질러'내려가는 무식함. 한 30초 정도만 다른 생각을 하다가 다시 원래 쓰던 글로 돌아오면 '내가 이렇게 추잡하고 편협된 내용을 글이라고 쓰고 있었다니...'라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네요. 결국 다 지우고 다시 쓰게 됩니다.
상대의 의견을 받아들이는게 뭐 어렵다고, 내가 잘나면 얼마나 잘났다고, 자꾸 '강제 설득형'글을 쓸까요. 이것참... 어린아이들이 별것 아닌것 가지고 자존심 내세우며 싸우는 모습을 제 글에서 보는 것같아 참 한심하다 싶기도 하고, 한발짝 물러서서
차근차근
천천히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올 초쯤에 비슷한 글을 썼던 것같은데, 아직도 '반성'만 하고 '실천'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쩝...
일기를 또 KPUG에 썼네요.
다음엔 '에효. 또...'가 아니라 '이땐 이랬었지...' 할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코멘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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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나와 다른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하자... 고견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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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8.04 01:13
글을 쓴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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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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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후^^
08.04 09:14
옆동네 게시판을 보면 자주 "토론"비스무래한것들이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보고 가끔씩 리플을 달곤 하는데..
의외로 잘못된 글들과 리플들이 무지하게 많이 눈에 뜁니다. "의견"이 잘못됐다는것이 아니라 아얘 "방식" 자체가 완전히 잘못된 글들이죠.
전 이게 굉장히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국민들 상당수에게 아얘 "토론능력" 자체가 부재한것 같습니다.
사람들 각자는 자신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거 같은데, 사실 그게 토론이 아닌거죠.
아래는 여러 글들과 리플들을 보고, 제가 발견한 "인터넷에 토론글을 쓸때의 문제점"을 간단히 요약한 것 입니다. 인터넷 토론글과 리플들의 98%에 아래와 같은 문제점중 반드시 한개 이상이 있다고 봐도 무방할껍니다. 이것들만 지켜도 훨씬 좋은 글들이 나온다고 확신합니다.
1. 우선 상대방의 글을 읽는다.
아얘 상대방의 글을 읽지 조차 아니하고 리플을 다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마치 제목만 보고 리플을 다는거 같습니다. 반어법으로 제목과 내용을 반대되게라도 글을 쓰면 리플들이 난리나죠.
2. 글은 "주장+근거" 구조로 단순 명료하게 작성한다.
대부분의 글들이 "주장"만 있습니다. 주장을 뒷받침하는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습니다. 그냥 서로가 주장만 주고 받고 아무 근거도 없이 자기 주장이 옳다는 소리만 앵무새 처럼 반복합니다. 주장하는자는 주장+근거 구조로 글을 쓰고, 그것을 반박하는 자는 "근거"를 공격해서 "주장"을 무너뜨려야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장"만을 줄기차게 공격하지요. 이건 "너말이 틀렸다. 이유는 없어 그냥 틀린거야"와 다름없습니다. 이래서는 상대방 주장이 깨지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글은 쉽고 명료하게 작성합니다. 만약 10줄 쓸것을 1줄로 쓸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대학생용 단어를 초등학생용 단어로 쓸수 있다면 그렇게 합니다. 1번항에서 처럼 사람들이 글을 읽지를 않는데, 이렇게라도 해야지 한명이라도 더 글을 제대로 읽을수 있습니다. 일부러 만연체로 쓸데없이 어려운단어만 골라가면서 현학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있는데, 이건 오히려 무식한거지요.
3. 없는 소리를 만들어 내지 않는다.
상대방이 한적이 없는 소리를 은근슬쩍 만들고 그것을 비난합니다. 이것은 두가지 이유에서 기인하는데, 하나는 위 1번항에서 처럼 상대방글을 제대로 읽지 않아서 오해를 하는 경우와, 둘째는 사고능력이 부족해 자주 확대해석의 오류를 범하기 때문입니다.
4. 용어의 의미를 정의한다.
이것이 가장 많이 보이고, 가장 중요한 문제점입니다. 주장자와 반박자가 사용하는 핵심용어의 의미가 다른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서로 범죄자의 "인권"에 대해 토론하고 있는데, 사람들 각자가 사용하는 "인권"이라는 용어의 늬앙스와 의미가 재각각인것입니다. 토론자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열씸히 글을 써대지만 당연히 결론은 나지 않죠. 서로 다른 용어를 가지고 얘기하니 결론이 날수가 없습니다.
먼저 자신이 쓰는 애매모호한 용어에 대해 "나는 ~라는 의미에서 xx라는 용어를 사용할것이다."라고 정의내리고 글을 시작합니다.
5. 비유법은 쓰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주장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위험스럽게도 "비유법"을 사용합니다.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사실과 유사한 다른 사실에 빗대어서 나의 주장을 설명하는것인데, 대부분의 경우 너무 무리수를 두게 되지요. 즉, "별로"유사하지 않은 사실을 끌어들여와 비유법이랍시고 글을 씁니다.
거꾸로 반박자 입장에서 상대방이 비유법을 쓴다면 절호의 기회입니다. 90%의 확률로 위와 같이 무리한 비유법의 경우가 많거든요. 쉽게 공격할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주장자 입장에서 자신없으면 비유법은 아얘 사용안하는것이 낫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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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글에 대해서 말씀해주셨군요. 저는 성격상 '부딪치는 느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이 또한도 별로 좋은 성격은 아니라고 판단하여, 고치려고 애를쓰고 있습니다.] 토론글이나 토론글에 댓글을 잘 달진 않습니다만, 가끔씩 토론글의 본문과 댓글을 보곤 합니다. 토론글들을 보면 말씀하신대로 '방식이 잘못된 글들'뿐만 아니라 '논지와 굉장히 따로 노는 댓글', 심지어 '본문'까지도 논지와는 따로노는 경우가 있더군요.
비단 '토론글'형태가 아니라할지라도, 일반적인 글쓰기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기본적인 것들을 조목조목 잘 짚어주셨네요. 그래서 제 경우를 하나하나 점검해 보았습니다.
1번사항[우선 상대방의 글을 읽는다]은 제가 너무나 많이 당했기 때문에, 역지사지로써, 상대방의 글을 읽고 또 읽고 또 읽습니다. 상대방이 뭘 원하는지, 의미하는지 한번에 알아듣기 힘든 경우[문장성분간 호응이 되지 않는경우 등]도 있고, 제 이해력이 부족해서 여러번 읽기도 합니다.
2번사항[주장+근거로 명확하게 작성]도 제 딴에서는 나름 잘 지킨다고 생각하지만, 더더욱 주의해야겠지요. 근거없는 주장은 탄알 없는 총이니까요. 물론 언급하신것 처럼, 그 탄알없는 총을 가지고도 열심히 위협하고, 육박전[?]을 벌이시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3번사항의 '확대해석'및 '축소해석'은 '상대방을 공격하려는 나쁜 의도'가 만든 '내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경향'이라는 구멍으로 생각의 흐름이 빨려나가듯 '이상적이면서 주관적인' 모순된 판단사고의 흐름이 생기게 되면 쉽게 범하게 되는 오류이지요. 저도 이런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발짝 물러나서 '차근차근,천천히' 쓰는 습관을 기르고 있습니다. 한적 없는 소리를 만들어서 이야기에 끌어넣는 일은 매우 비논리적이고 '괴상망측하다'라고 밖에 분류할 수 없는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글들은 그냥 '상대방에 대한 공격'이 목표인, 별로 영양가 없는 글이지요. 누가 보아도 인상찌푸리게 만드는, 좋지 못한 글중 하나이고요.4번사항도 어기지 않기위해서 위키나 사전에서 정확한 정의를 비교하고, 키워드 검색을 통해 해당단어가 어떠한 뉘앙스나 의미를 내포하면서 사용되고 있는지 인식한후 문장을 여러번 고쳐서 사용해봅니다. 너무나 생소하고 별로 와닿지 않는 문장이 만들어진다면 비슷한 단어를 또 정의를 찾아가면서 최대한 정확히 제가 말하고자 하는바가 제대로 전달될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5번의 주장할때에 비유법이 위험하다는 것은 충분히 인지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장하는 글에서는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딱 들어맞는 수준의 비유'가 아니라면, 아전인수격으로 마구잡으로 비유사용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3번에서 '확대 및 축소해석'을 줄이는 것처럼, 비유를 써보고, 시간을 두고 다시 읽어봅니다. 사실 비유는 '설명'에 적합하지, 주장을 펼치는데 비유를 쓰다보면 글쓰기가 어려워 아예 글쓰는 걸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제 글쓰는 능력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요.
어줍잖게 몇 가지 추가해보자면, 맞춤법이나 오/탈자, 음/슴체와 같은 기초적인 예의도 없는 말투나 문장성분간 호응[적어도 주어와 서술어 호응은 맞아야 읽는 사람이 읽는 흐름을 끊지 않고 읽을 수 있으므로, 읽는 사람에 대한 조그마한 배려임과 동시에 자신의 글에 대한 신뢰성을 올릴수 있는 간접적이고 기초적인 부분이죠]을 맞추는 등의 '작문법 기초'에 준하는 문법적인 내용들도 필요해보입니다. 인간님께서 댓글에서 언급하신 것처럼, 인터넷을 통한 소통이 많아지면서 '뭔가를 말하고는 있는데 잘 읽혀지지 않는, 읽을 수가 없는 한글로 된 글'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 맞춤법이나 오/탈자, 특히 띄어씌기 등은 저도 많이 범하고 있기에... 제가 할말은 아니겠지만서도... 흠흠;;; 그래도 고쳐나가기 위해 노력해야겠죠.]
별 영양가 없는 글에, 이렇게 장문의 깨우침을 더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많은 것을 점검하고, 깨우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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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후^^
08.04 21:43
저보다 더 잘 알고 계신분께 괜한 조언글을 남긴거 같아 쑥스럽군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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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
가렵긴 가려운데, 어디가 가려운지 잘 몰라서 괜시리 케퍽 자유게시판을 '벅벅' 긁고 있던 제게 시원함을 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혼자만 느끼시는게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실은...
저도 그래요. ^^;;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무조건 비판하기 보다는
나와 다른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할줄 알면 마찰은 줄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