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저는 이 영화의 감독이 누구인지도 몰랐고, 외국인들이 등장하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냥 충동적으로 친구랑 아무 생각없이 가서 봤습니다.

 

봉준호의 영화였다는 것도 보고나서 친구가 얘기해주는 바람에 알았네요 ㅎ


 

 

 

경험하고 느낀 만큼 보인다 - 은하영웅전설

 

이 영화에 대한 얘기를 하기 전에

 

"은하영웅전설"이란 작품에 대해 잠깐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제가 이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1999년 대학교 1학년 때였고 소설로서 읽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3일만에 10권을 다 읽었었습니다.

 

이 때는 이 작품의 매력이 개성을 가진 다양한 캐릭터와 그 캐릭터 사이의 관계, 그리고 양 웬리의 천재성 뭐 그런 것이었죠.

 

 

그러다가 군생활을 하면서 한국 서민집안출신의 일개 사병의 입장에서 한국 군대의 실상을 경험하고,

 

한국 정치의 현실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하고 느끼게 된 다음인 2004년에 다시 110편짜리 장편 애니메인션으로 이 작품을 다시 봤었는데,

 

이 때 정말 이 작품을 다시 봤습니다 ㅎ

 

작중의 자유행성동맹의 정치나 사회, 군대의 현실이  한국 사회의 그것과 너무 닮아있음과 그 세밀한 묘사와 메세지에 감탄했습니다.

 

그래서 이후 저의 한국 정치, 사회, 군대에 대한 시각에서 이 작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초딩이 본 "괴물"과 30대가 본 "괴물"이 같을 수 있을까?

간단한 예를 들자면, 초딩 6학년이 한국영화 "과물"을 본다면, 과연 무엇을 느낄까요?

 

"고지라 한국판이네 괴물이 입에서 불도 안나오고 ㅎ"

 

뭐 이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20년이 흘러 한국의 군사, 정치 현실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하고 난 다음에 이 영화를 본다면

 

아마 고지라 한국판이네 하는 소리는 쏙 들어가겠죠.

 

 

 

제가 이해한 설국열차를 통해 봉감독이 하고팠던 말의 큰 그림은

 

이 사회의 기득권층 및 지구의 남북문제 등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감독은 영화를 통해 기득권층이 어떻게 또 얼마나 치밀하게 그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 하는지를 관객들에게 보여주려 하는 것 같습니다.

 

"현재의 니네 처지에 불만 가지지 말고 (긍정적으로 )이를 받아들여라!"

  => "서민들아 니들이 삶이 좀 힘들어도 그게 니들의 운명이자 몫이니 긍정적으로 (지루한) 희망을 갖고 살아라"

 

"밖에 나가면 얼어 죽는다"

 => "지금 우리의 체제를 벗어나면 다죽는다(삼성, 현기차 등 대기업 없이는 우리 경제 풍비박산 난다) 그러니 그런 건 생각도 마라"

 

 

"괴물"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봉감득은 한국사회 기득권층(특히, 수구꼴통세력)이 볼 때 위험분자입니다.

 

일명 빨갱이 영화 만들어서 기껏 뉴라이트 교과서로 가르쳐 놓은 애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수도 있는 천하의 ㄲㅆ놈인 것이죠.

(저런 메세지를 영화 속에서 던져데니, 당연한 결과라고 봅니다)

 

 

근데 간혹 몇몇 분들은 봉감독의 메세지가

 

"이 사회에서 군말말고 자기자리를 지키라!"는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시기도 하던데,

 

그 간의 봉감독 성향을 봐서도 이건 "다음 중 화자의 의도"가 아닌 것이라 보여집니다.

 

 

 

 

요약하자면, 지배계층 또는 기득권층에 대한 진정한 타도가 힘든 이유, 기득권층이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사회체제를 그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가는지, 지구의 현실은 어떤 것인지

 

뭐 이런 것들에 대해 "봉감독스런 시선"에서, 관객들에게 "이런 현실을 보고도 뭐 느끼는 거 없수?"라는

 

질문을 던지는 정치적 영화이다! 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좋은 시도를 했다고 보고, 그런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이 영화가 포스트아포칼립스영화라고 해서

 

 "투머로우"나 롤랜드 에머리히의 "2012" 같은 작품에서 느꼈던 재미를 생각하고 이 영화를 보신다면

 

꽤 실망하실 겁니다. 그런 쪽의 재미는 별로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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