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혹은 일반고
2013.08.30 09:00
현재 중3 자녀를 둔 학부모입니다.
지난해 말 선배가 학교를 방문하여 성적이 괜찮고 공부로 승부를 보려면 외고를 도전해 보라는 말에 저의 둘째가 외고로 방향을 잡았더랬습니다. 학교에서 공부좀 한다는 아이들 모두 외고를 가려고 준비중이었기도 했구요.
이제 본격적으로 설명회도 다녀오고 소위 중요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들 있는데 저의 아이는 아직 이것을 한 줄도 작성하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학교에서는 인생포트폴리오에 입각한 자신의 꿈을 중심으로 본인이 어떻게 준비해왔고 앞으로 무엇을 하려고 (심지어는 어느대학 어느학과를 지원하려고) 하는지 그래서 그 과정으로 해당외고 해당학과를 지원하게 되었다는 것이 잘 드러나도록 하랍니다.
지난 봄 설명회때는 저도 동행을 해서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 지금 설명하시는 선생님은 중3때 자신의 진로 결정을 하시고 얼마나 확신하셨나요? 저는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대학 학과 선택도 그랬고 졸업후 진로도그랬습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중3이 학교에서 요구하는 자기소개서를 정직하게 작성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선생님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저도 분명하지 않았고 확신하지 못했었습니다. 대부분 학생들이 저와 비슷할 거라 생각합니다. 저희 학교에서 원하는 것은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참, 의미없는 대답이었습니다.
제 아이는 요즘 고민에 빠졌습니다.
내가 왜 외고를 가려고 하는지에 자신 스스로 대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적성검사 결과로는 특정 분야에 점수가 높지 않습니다. 문과 이과 구분없이 비슷합니다.
이번주 발표된 2017학년도 입시 관련 정책이 또 다시 혼란을 줍니다.
과연 이 시점에 외고 진학에 목표를 두어야 할 지 일반고 지원을 하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코멘트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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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식회사
08.3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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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
08.30 10:34
장문의 답변 감사드립니다.
설명회는 외고에서 실시하였고, 답변주신 선생님은 외고의 입학 담당관이었습니다.
적어주신 내용에 입각하여 소위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해야 하는 코스를 제 아이는 하나도 하지 않았네요.
저도 아내도 아이를 그렇게 키우고 싶지 않았고, 또 능력도 안되었구요.
그래도 아이가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해서 도전해 볼 만한(현재 수학중인 중학교 담임선생님의 판단) 수준을 갖춘 아이에게 고마울 따름이지요.
이제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아이의 진로에 뾰족하게 답해 주지 못하는 제가 미안한 마음이 많습니다.
그러나, 꿈을 찾아가는 과정에 겪는 고통이라 여기며 아이와 열심히 찾아보렵니다.
행복을 아는 아이의 인생이 되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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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주식회사
08.30 10:50
참 답답한 문제죠.
몇 번을 적다가 다시 쓰기도...하고...자식 문제는 쉽지 않아요.
지금은 주변에 조기 유학을 경험한 또래 친구들이 없어도 외고를 진학하면 편차는 있겠으나 보통 과반수 내외입니다. 이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고 듣기는 했는데, 한편으로는 모든 게 케바케라서요.
무엇보다 아이의 꿈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그런데 이것도 너무 피상적인 이야기라서요.
그리고 제가 해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일반고를 보내신다면 적어도 권역별 상위 5위 이내 고등학교를 보내셔야 합니다. 이런 학교는 통상적으로 사립이거나 국공립이라면 기숙고 지정은 되어 있을 거예요. 예를 들어 서울이면 D, Y, S 고등학교이고, 경기도면 A, D 고등학교 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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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8.30 12:33
저도 아이가 생기면 의견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 대학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학교는 이젠 없습니다. 직업훈련소인 의대 법대를 간다믄 얘기는 조금은 달라지겠지만, 대학이라는 의미를 충족하는 학교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가 우리나라에서 애를 키운다면.. 애가 좋아하는 공부를 시킬겁니다. 외고요 ? 즐 입니다. 학교가 원하는 자기소개서를 쓸 수 없다면, 그 학교에 안 맞는 겁니다. 제 생각에 대학이 저모양인데 외고인들 별반 다를바 없다고 봅니다. 그 자기소개서에 걸맞는 교육을 시킬 교직원도 환경도 없을 겁니다.
그 답변하신 선생님은 참 책임감있는 선생님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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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들이
08.31 19:04
왕초보님이 쓰시는 이런 댓글 볼 때마다 가슴이 뜨끔거립니다. 아 부끄부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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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8.30 14:10
아이가 외고 준비하다가, 떨어져. 인근.. 일반계 중, 성적순으로 좋다는 곳으로 갔습니다.현실적인것만 보면, 아이와는 외고가, 적성이 잘 맞았지만.. 떨어진 입장에서가장 본질은, 성적, 대학 등등으로 외고를 선택한다 생각합니다.현실의 입장에서 볼 때, 저는 교육의 본질에 대한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가 원하는것을 찾아가는 과정우문현답같기도 하지만, 저는 선생님이 이야기한, 그것에 동감하네요.할수만 있다면, 아이가 크게 적응을 못하지 않을것 같다면, 외고에 가는것 찬성합니다.하지만, 아이가 외고라는 일반 목적에 적합하지 않다면, 일반계도 나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아니면, 다른 실업계 특성화 고교도 괜찮을것 같구요.(아이의 적성이 제일 중요하다 생각합니다)참고로, 아이는 현재 비평준화 지역 일반계 고교 재학중입니다.요즘, 이야기 들으니, 일반계 학교에 대한 걱정이 많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네요.이털남, 이범씨가 나온 인터뷰, 일반계 고에 대한 이야기 들었는데, 문제가 심각한 지경이더군요.(이털남은, 한달정도 된것 같습니다)이런 저런,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였다면, 저라면, 고등학교는 성적에 맞는 학교를 보내겠습니다.외고, 준비하다보니.. 중1되자 마자, 영어 내신 신동?이 되야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어성적외는 안보더군요 -
맑은하늘
08.30 14:25
댓글 보지 않고, 제 생각 먼저 댓글 달았는데, 행복님의 자세한 의견 및 안내 감사드리고기둥님의 모습이, 대부분 가정의 현실이지 않을까 합니다.둘째의 경우 6학년때, 2달정도, 필핀 연수 다녀왔는데, 안간것보다는 나았겠지만..그렇게 큰 효과는 없었습니다.좋은 대학, 물론 좋겠지요. 하지만,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학창시절을 보내는것 같습니다.우리 나라 교육, 답이 없는 걸까요 ?현실적으로 인서울 대학교 보내기.. 불가능한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려다, 아이의 현재 삶이 망가질것 같아요 -
다른건 다 제외하고 조기 유학쪽은 보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도 경험해 봤지만 정말 죽을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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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
08.31 07:45
네. 유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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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적으로 지방 명문고 출신인데 솔직히 말해서 유학, 스펙 같은 거는 제발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책을 더 읽게 해서 꿈을 보게 하세요. 전 개인적으로 가정 환경상, 책을 수많이 읽게 되었는데 읽은 책을 나르려면 수레 수십개로도 부족합니다. 여튼 사설이 긴데 아이 스스로의 꿈을 키워나가게 방임(?존중)해 주세요. 공부 시켜서 좋은데 일단 가서 꿈을 찾게 하기보다는 바로 지금부터 꿈을 키우게 교육하세요.
ps)정 영어유학이 필요하다 싶으면 것보다 효과가 입증된 '파닉스 영어'라는 것으로 국내에소 1년 교육하는게 수십배는 더 좋습니다. -
최강산왕
09.02 19:13
파닉스 영어가 효과가 입증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아는 바로는, 파닉스는 효과가 없습니다.
한때 유행하긴 했었는데, 실제로 영어의 철자와 소리, 뜻은 일치하지가 않고, 역사적으로 일치하는 게 불가능한 언어입니다.
영어의 왕도란 결국, 육체적 체력소모를 최대한 줄이고, 공부할 때 최고의 집중력을 뿜어내서, 장기간 무한 반복하는 것 외에는 없어보입니다.
이점에 있어서, 저 역시 해외 유학은 비추입니다. 영어공부는, 한국에서 편안하게 하는 게 최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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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찾아보니 제가 알고있던 바와는 다르군요...제가 말하고자 했던 바는 영어의 발음근원을 가르쳐주는 법을 말하고자 했습니다 무튼 그렇게 배워나가면 듣기와 말하기가 되니까요..제가 아는 바는 각 알파벳 발음&발성->단어->연음, 구->문장 순으로 체계가 잡혀있는 교수법입니다...
잉큐영어가 조금 더 근접하기도 하군요.. -
calm
08.30 23:55
음... 그런데 자기 소개서가 정말로 입학에 영향을 미칠까요;?
제가 외고 들어갈 때는 따로 시험봐서 들어갔었는데. 요즘은 자소만 가지고 평가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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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에 외고 다니다, 일반 인문고로 옮겨서 서울내 공대로 진학한 경험만 가지고 말씀드리면...
그 당시는 자사고도 없었고 해서, 확실히 선생님들의 실력이 우월했던 기억이 납니다.
교육의 질적 수준은 높았는데, 내신이 꽤 불리했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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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외고도 그럭저럭 엘리트 학교의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에
아이들의 자의식이 제법 높습니다.
일반 인문계 하고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학교 생활의 분위기도 다르거니와,
만나게 되는 학생들의 유형도 꽤 큰 차이가 납니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이런 부분도 한 번 생각해보셔야 하지 않을지...
그렇지만, 만약 합격하고 나서, 진학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아이에게 대입 전에 도전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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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들이
08.31 19:02
네 맞습니다. 예전에는 학력위주 측정(?)이 가능한 시험을 쳤습니다. 그게 선수학습도 되고 사교육도 된다고 해서
지금 학력측정이 불가능한 단순(?) 면접만 있고 그전 면접 대상자는 100% 입학사정관 활동으로만 선발하게 되어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각 학교마다 조금씩 달라서 일괄적으로 이렇다라고 말씀드리기 곤란하지만 지금 학생 선발은 100% 입학사정관의 서류 검토이후 면접대상자 선발 이후 면접에 의해서 결정되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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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즈곤
08.31 00:18
무엇보다 중요한건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 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부모가 볼때 좋은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통합시키는가? 가 문제입니다.
제 경험을 이야기 하자면 비평준사립고, 그것도 전교생기숙사 고등학교에 갔습니다. 꽤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가던 곳이라, 중학교때와 성적이 다르게 형편없었습니다. 여름방학때 잠시 집에 온 날에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어디가고 싶냐고 하시더군요. 저는 과학이 좋고 특히 물리가 좋고 학년에서도 꽤 잘해서 물리학과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버님께서 나지막히 말씀하셧습니다. 한국에서 물리학자로 성공하려면 어디를 가야 하냐고, 서울대 혹은 포항공대 가야 될거냐고 말했더니 갈 수 있겠냐고 하시더군요. 생각해 보니 마니 힘들거 같았습니다. 힘들다고 말씀하니 아버님 말씀은 앞으로 과학자의 포화시대가 와서 너의 입지가 축소 될것이다. 기계의 발달로 기술직도 힘들어질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버님께서 너는 천성이 측은지심이 강하고 정이 많아서 봉사하면서 삶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일을 해라. 의대나 약대쪽으로 생각해보라 하시더군요. 대학은 생각말고 과에 맞추어서 말이죠.(지금이야 의대가 경쟁이 치열했지만, 저때만 해도 인서울 공대가 우세하던 때라서 그게 가능햇습니다.^^;;) 그리고 꼭 그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갈만한 진로를 2-3개 정도 더 정해서 성적이 안나오면 네가 가서 재미있게 배울만한 곳으로 가라고 하시더군요. 아버님께서 고3때 급사하시고 과도 상중하로 해서 의예과, 건축과, 전산학과 지원했습니다. 나중에 다 합격해서 의대로 가게 되었습니다만, 중간에 공부하기 버겁고 잠못자서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께서 나에 대해서 잘알고 계셨구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모가 된 제 역할은 좋아하는 것을 시키되 고정된 시선이 아닌 앞으로의 혜안을 가져야 하는게 부모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직 제 아이가 5살 3살인지라 아직 멀다고 생각되지만, 앞으로 10년동안 어떤 패러다임의 변화가 올지는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아이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그리고 우리 부모도 생각을 해서 말을 해주면 됩니다.
목표가 있는 느린 활은 언젠가 과녁을 맞추지만, 목표가 없는 빠른 활은 그냥 기회를 지나쳐 갈뿐입니다. 우리는 도와 주고 좀더 조준을 잘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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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
08.31 07:50
많은 분들께서 정성어린 답변 주셔서 고맙습니다
모두 좋은 조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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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guin
09.01 00:09
인생 선배가 아닌 후배가 주제넘게 조언한번 하겠습니다.
현 고등학교로 입학하려는 중3입니다.
일단 저는 전제가 조금 다르지만, 저는 IT특성화고인 디지털 미디어고등학교와
뿌리가있는 자사고인 동산고를 저울중입니다.
일단, 진로. 매우 중요합니다.
학교에서는 자기소개서뿐만이아니라 학교에 자신이 제출한 자신의 진로 희망을 모두 종합하여 평가합니다.
또한 소위 '스펙' 즉 자신의 진로활동도 크게 작용을 할 뿐만이 아니라,
면접을 보러 갔을때도 그것이 크게 작용을 합니다.
또 주변에 있는 그런 친구들을 보면 가끔 의문이 들기도합니다, 꼭 그렇게까지 해서 그 학교에 가야되는지,
꼭 그렇게까지해서 아무런 이유도없이 명문 고등학교라는 명분을 가지고 그 학교에 입학을 해야 하는지.
서론이 조금 길었는데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꿈을 먼저 가지게 하세요.
비유를 하자면 당근을 쫓는 당나기와, 앞에가는 당나귀가 무엇을 쫓는지 모르지만 일단 가니까 따라가보는 당나귀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레서 그 학교에서도 진로를 꼭 보는것이구요.
그레도 이유 없이도, 자기는 일단 외고가 가야겠다 라고한다면 일단 자기소개서 학원부터 끊고보세요. 다니는것하고 다니지 않는것하고 정말 엄청나게 차이납니다.
PS, 제 친구중에서는 그저 영어가 좋아서 외고에 입학을 꼭 해야겠다는 친구도 있더라고요, 한번 영어가 좋고 즐길자신있냐고도 한번 물어봐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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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저는 '아이가 뭘 원하는지 존중하고 그것에 따른다'라는 생각에는 기본적으로 부정적 입니다. 그 이유는 아이들이 자기 삶과 관련하여 스스로 결정 내리기에는 너무나 단편적인 정보들만 갖고 있고, 둘째는 설사 제대로 된 결정을 내렸다 하더라도 세상은 변하기 때문이에요. 그런 면에서 저의 경우 부모의 역할 중 하나는 아이의 인생에 좋은 길을 제시 해 주는 것이고, 그 길이 잘못 되었는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아이에게 맡기는 그런 방식을 택해고 있어요.
제가 중학교 때 막 외고 붐이 일기 시작 했어요. 그 시절 민사고에 대한 관심도 생겼고. 제 성적이 과학고는 아리까리 했지만 외고는 충분 했는데(왜냐하면 저보다 못한 친구들이 외고, 민사고에 진학 했으니...), 그들의 외고 진학 여부 결정은 부모님들이 내려 줬습니다. 저의 경우는 부모님이 전혀 관심 없었고요. 그들과 나의 인생은 사뭇 달랐습니다. output에서 크게 다르다는걸 느낀건 대학 진학할 때 부터였고, 20대 중반 이후 부터는 더 크게 느껴요. 특히 동문파워는 일반고와 비교할 수 없어요. 내 부모는 '니가 알아서 가고싶은데로 가라'였는데, 제가 무슨 결정을 어떻게 내릴 수 있었을까요.
중요한 결정은 부모가 내려 주세요. 그리고 나서 그걸 받아드리고 말고는 아이에게 맡기고요. 그리고, 외고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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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9.02 11:54
저도 비슷한 것 중의 하나의 경우를 느낀 이 중 하나입니다.
현실의 벽이 생각보다, 크죠 ! 적절한 조화가 이루어져 하겠네요. 우리 일상의 관행들도 무시할수는 없구요.
능력 위주의 사회가 되기는 아직은 시기상조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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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911
09.03 14:45
길게 쓰기는 시간이 그렇습니다만...
저는 아이가 결정하도록 하자는 주의입니다.
다만, 아이가 가능한한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많이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겠죠.
제 경우는 부족하나마 4년 정도 아이와 함께 후진국이지만 외국에 사는 기회를 가져서
지금 중3인 큰 딸아이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동생의 경우에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홈스쿨링을 시키는데
아직 초등학교 1학년, 유치원의 나이입니다만, 나름 꽤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학교에 매여있는 아이들과는 달리 진짜 열심히 하고 감성이 살아있더군요.물론 아직 어리니 진로 등과는 다른 상황입니다만, 긍정적인 면이 큽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아이들이 “귀찮아”, “하기 싫어”를 입에 달고 사는 것인데
외국에 있을 때는 좀 덜하던 제 큰 아이도 한국에 들어오니 교육시스템에 시달리면서
여러가지로 자신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하지만 어쨌거나 스스로 살아가야하는 인생이니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은 현실대로 풀어나가야겠습니다만....
드리고 싶었던 말씀은,제 아이는 요즘 고민에 빠졌습니다.
내가 왜 외고를 가려고 하는지에 자신 스스로 대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에 대한 것입니다.
제 생각은 올라보고 “이 산이 아닌갑다” 할지언정산에 올라본 사람이 다른 산을 오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산을 올라야할지 모른다고 산 언저리만 맴돌던 사람은
그 산의 언저리에서 머물기 쉽습니다.
움추린 개구리가 멀리 뛴다지만,너무 오래 많이 움추린 개구리는 주저앉는다고 하던가요?
운동을 했더라도 공부를 했더라도 자기의 분야에서 일의 핵심을 배운 사람은
그 핵심이 그 분야의 편협한 것이 아니라면, 달리 말해 활용할수 있는 원리를 깨달았다면
다른 분야에서도 성공할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다 줄이고 생각해도 무엇이라도 열심히 해본, 그것이 운동이든 공부든 노래든...
열심히 하는 것의 기쁨을 아는 사람이
다른 무엇이라도 열심히 할 동기를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표현하면 좀 심하려나요....
도움이 되시길.... -
왕초보
09.04 01:36
조기유학은 어학연수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아이가 의지할 만한 분들이 많다는 전제하에서요. 어학연수야말로 돈버리고 몸버리고 정신버리는 지름길이죠. 그 엄청난 유혹을 잘 이기고 정상으로 돌아오는 분들이 많기는 하지만요. 치사율 60%라면 그런 곳에 아이를 내보내시겠습니까 ? 어학연수의 치사율은 그보다는 훨씬 높은듯 합니다.
그런데 무엇을 시키건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가 노벨상 받을 재목이 아니라는 겁니다. 나중에 노벨상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넌 노벨상 받아야해 라고 키워서 노벨상 받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무슨 공부를 시키건, 너무 큰 기대는 아이를 실의에 빠지게 합니다.
고등학교 동문파워. 중요하죠. 그런데요.. 한걸음 더 나아가.. 해외에서의 동문파워를 생각하면 정말 웃기는 일이 됩니다. 아이들이 자라서 이끌어갈 세상은 세게하가 제대로 된 곳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공부를 시키지 않고 단순히 동문 파워만 보고 진학시켜서 아이 인생이 얼마나 달라질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리고 저 동문파워가 중요한 곳은 공무원 사회 밖에 없습니다. (공무원 사회와 유사하게 부패와 복지부동이 일반화된 일부 큰 회사--S,L,S등--도 그렇긴 합니다만) 더 썩을 수록 동문 파워가 강해집니다. 그래야 내 뒤가 보호되거든요. 그런 곳에 내 자식을 보내고 싶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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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휴... 이넘에 입시정책은 왜이리 복잡하고 매년 바뀌는건지... 그렇다고 진화하는것도 아니고 수십년을 오락가락 해대는건지 알수없네요.
제 아이도 처음에는 집가까이 신생고 가서 내신잘받겟다고 했었고 저는 그넘에정책 믿을수 없으니 좋은학교가서 실력을 쌓으라고 명문고 가서 중간만가면 너가 원하는 대학을 가기가 더 쉬울것 이라고 했었는데, 역시나 아이가 대학갈 즘에는 내신에의한 수시 전형이 지금과 같지는 않은가 봅니다.
그때문인지 전보다 더 열공하는듯해서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외고 갈 실력은 안되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기숙학교를
갈수도 있을것 같은데, 물론 제 욕심일수도 있겠지요.^^;;
명문대 가기를 바라는건 아님니다, 지방대학을 가더라고 하고픈거 하고 살게되기를 바랄뿐 입니다.(물론 취미가 직업이되면 그 순간부터는 취미가 아니라더군요 ^^)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듯 벌이도 마찬가지지요,
다 자기 복 대로 산다는 어른들 말씀에 공감하고 살고 있습니다.
성적순으로 산다면 전 거지 되기도 힘들었을꺼라는...^^;;;
설명회 후 어떤 뒷담화가 이루어졌는지는 모르겠으나, 답변 한마디로 볼 때, 오히려 상담하신 선생님은 매우 점잖고 그래도 학부모에게 격식을 갖춘 분이라고 생각되네요. 학부모 입장에서는 이래서 의미 없다고 생각하실런지는 모르겠군요.
현재 특목고(과고, 외고 포함), 자사고, 기숙사고, 특성화고 등 질적 평가는 물음표지만 분명한 건 양적으로 늘었습니다. 최근 문제된 국제중도 생겨났으니 말입니다.
다들 대학 서열 및 줄세우기와 대학별 출신학교 자료를 살펴보실 수 있으시다면 한 번 보시면 어느 정도 감이 생길 거예요.
과연 명문대학에 특목고, 자사고 출신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특정 인기 학과에서 이들의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실제 그들의 종착역에 이들 출신이 카르텔이 형성되어 가는게 과거 KS 고등학교보다 더 심하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이제 외고, 과고, 자사고도 이제 등급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각종 연줄로 계급 따지는 걸 좋아하니 사람들이 있으니 당연할지도 모르겠군요. 어쨌든 소위 가려진 S등급의 고등학교의 경우 당연히 영어는 1회 어학연수 4~5개월(주로 겨울방학 + 봄방학을 이용해서 초딩때 갑니다)과 1년 이상의 조기 유학(주로 중딩2학년 때 가는게 좋다고 알려져 있어요)을 갑니다. 그러면 일단 수능용 영어는 문제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계획대로 잘 적응한 학생은 입국후 바로 토익이나 토플 시험에 응시해서 대입 적성 지원이 가능한 수준의 점수를 획득합니다.
이게 지역적 편차가 있겠으나 1% 미만의 극소수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많이 늘었다기 보다 적어도 2~3%대로 확대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과거보다 이런 코스를 밟는 학생들이 늘다보니 이제 결론은 수학과 논술이 되어 버렸습니다. 논술도 단기 코스 특히 쪽집게가 있더라구요. 그런데 수학은 한계가 있으니...중딩 때 일반수학 정석은 마스터 해가는 걸로 압니다.
그리고 게시글과 관련하여 지인(현직 입시 담당 고3 담임, 교감 등)들의 이야기로는 인서울이라도 하려면 권역별 상위 10위내(전국 순위 120위권 이내) 고등학교에서 상위 5%는 들어야 안정권이고 10%면 커트라인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전국 120위권 고등학교라는게 특목고, 자사고 등을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이들을 제외하면 권역별에서도 5~10개 정도 고등학교 밖에 안 남습니다.
그리고 설명회에서 교사가 자소서 내용과 관련하여서는 바로 자소서 과외 때문에 그렇습니다. 즉, 외고 진학 지도를 해 본 교사로 판단되는군요. 양식을 갖추면서 독창적으로 자소서를 작성하라! 이게 말이 쉽지 대학생도 시키면 못하는 것을 중딩에게 요구하죠. 그런데 웬만한 외고 입학생들은 반듯하게 작성해 옵니다.
하물며 봉사도 입시때문에 하는 교육 정책을 쓰는 나라인데, 입시때 필요한 자소서 쯤이야...앞으로 이해 안되는 거 많을 텐데 벌써부터 이러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