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준용군을 비롯한 신참(!)들은 아직 아내가 새롭겠지만, 한 10년쯤 되면 참 익숙한 얼굴이 되어 갑니다.(이건 반대로 아내들도 그러할 겁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연애와 결혼을 했던 저로서는, 늘 봐도 아내가 새롭더군요.

 

 나이 차이도 좀 나고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생각하던 바도 전혀 달랐으니까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신기하더군요. 제가 신혼때(26살때) 하도 돈돈돈 그래서 '이 인간이 돈에 환장했나?' 생각도 했답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지요, 25살에 군대 전역하고 적금으로 결혼했던 남자애가 무슨 모아놓은 돈이 있겠어요? 돈도 없었고 돈을 쓰는 법도 잘 몰랐지요.

 

 지금이야 이렇게 웃으면서 이야기 하지만 그때에는 정말 절박했어요. 다행히 이리저리 도움을 받아서 빚 갚으면서 전세 생활을 시작했지만, 나이 많은 아내 고생 시키는 것 같아서 많이 미안했습니다. 역시나 양가에서 반대했던 결혼이라서 그런지 처음에는 양쪽 모두 반응이 싸늘하기도 했구요.

 

 나이 들면 못했을 결혼이겠지만, 그게 인연인가 싶습니다. 이런 말 하면 KPUG 연장자 분들이 화내실려나요? ^^ 근데 점점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 그리고 깨닫는 과정이 지나더군요. 아내랑 처음에는 정리나 청소 관계로 많이도 싸웠습니다. 아내는 큰 집에서 늘 여유있게 자라서 뭘 버리지를 못하고 정리랑은 좀 거리가 있지요. 저는 작은 집에서 자라고 대학교 때부터 이리 저리 돌아다니면서 좁은 방을 유지해서 늘상 버리고 정리하지요. 얼러도 보고 달래도 보고 결국에는 포기하고 그냥 같이 하고 먼저 하려고 노력중입니다.

 

 아이들이 많아서 먹고 마시는 게 많아서 늘 쓰레기는 쓰레기통 하나 가득 늘 장난감과 딱지들이 굴러다니는 그곳이 거실입지요. 집에 가면 저도 지쳐서 정리 못하지만, 요즘에는 잘하려고 노력합니다. 시간이 되면 주말에 와이셔츠도 다려 놓고 정리도 하고 청소도 하고. 근데 쉽지가 않아요, 야근하고 가서 다시 집안일 하기란 말이지요.

 

 그런 분위기라서 늘 남매(?)처럼 의가 좋은 부부랍니다. 여행을 많이 다니고 산을 자주 가고 하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10년 정도 지나고 나니, 사랑하는 연인이면서 함께 전장을 누비는 '전우'라는 느낌이 강하더군요. 힘들고 어려운 세상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부모라는 입장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그런 사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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