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해색주는 느리고 운동도 못하고 지금은 완전 못합니다. 자전거 3시간 타고 다음날 병나서 회사를 못가고 골골댈 정도로 체력이 바닥인 상태입니다. 제 책상에 아이들 가을 체육대회 '아버지 청백 계주' 신청서가 있군요. 국민학교 시절부터(아, 저는 초등세대가 아니라서) 빨리 달리기는 젬병이었고 후보생과 군시절 선착순에서 항상 뒤에서 21번째를 달리던 저로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작년에 아무런 생각 없이 지원했다가 전속력으로 달리는데 갑자기 온몸에 마비증상이 왔으나 대충 뭉개고 뛰었는데, 같이 뛰던 분이 마비가 와서 쓰러져 계시더군요. 아마도 평소에 전력으로 운동을 안하시던 분이 갑자기 전력 질주를 하니 몸에서 놀라서 온몸에 쥐가 난듯 했습니다. 매년 아버지 이어 달리기 대회에서는 꼭 한 두 명이 다치거나 실려나가는데, 이게 다들 무척이나 메인 이벤트처럼 좋아합니다. 네, 아버지들 한 둘은 굴러서 팔뚝이나 무릎 다 까지거나 아니면 쇼크 와서 실려 갑니다.


 아내와의 최근 냉각된 관계를 호전하기 위해서는 지원해야 하나, 근 한 달을 감기약을 달고 야근을 해왔던 지금 상황이 문제입니다. 저걸 하자니 이번에 쇼크로 실려가는 사람은 저일듯 하고. 그런 망신을 당하지 않으려면 적어도 남은 일주일은 야근을 멀리하고 운동을 하고 푹 쉬어야 합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월말 마감'과 '납품'이 기다리고 있지요.


 고민입니다. 저걸 신청하자니 뒷감당이 안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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