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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 더 기억이 강렬한 것은 HP 200LX 입니다. PDA라고 해야할지 좀 애매하긴 하지만....

이 제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배터리와 CF (Compact Flash) 확장, OS (MS-DOS) 때문입니다. 

1) 배터리는 AA배터리 2개가 들어갔는데... 어디서든 배터리를 구해서 끼울 수 있었습니다. AA배터리 eneloop로 여분 한 세트만 있어도 든든했죠. 그것도 고갈되면, 그 때는 아무 가게에서나 AA건전지로 구입해서 가능하니까요.

2) CF (Compact Flash) 확장은 메모를 입력해서 외장 메모리에 저장하면, 배터리가 방전되어도 데이터 보존에는 문제가 없는데다, CF가 당시 SD 등 다른 메모리에 비해 튼튼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서 128MB짜리 하나만 있으면, 메모는 끝도 없이 저장이 가능했습니다. 지금으로 보면, 1GB도 줘도 안 가지는 떄지만 그 땐 정말 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비쌌거든요.

3) OS가 MS-DOS입니다. 메모를 하다가 지루하게 되면, 삼국지2 게임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해도 배터리 걱정이 없기에 24시간 끼고 살았었지요. MS-DOS의 웬만한 유틸리티, 게임들도 설치가 가능했구요. Windows 98, ME를 지나 Windows 2000, XP도 나온 2000년대 초반에 MS-DOS를 쓰는 기분은 참 신기했습니다. txt로 저장하면, 나중에 CF를 리더기에 연결해서 데스크탑 PC에서도 변환없이 그대로 계속 추가/편집이 가능했구요.

위 제품을 갖고 일본에 1달 가량 여행 다녀온 적이 있는데... 내장 키보드가 있어서 정말 여행기록을 끝도 없이 남겼었습니다. 그 때 기록이 잘 남아있어서, 게다가 첫 해외여행이다보니 가끔 그 때 기록, 일기를 살펴보면서 설레기도 합니다. 일기 쓰는 기쁨을 느꼈다고 할까요? 그 뒤로는 키보드가 있는 기기를 선호해서 LG 안드로원, LG Optimus Q, LG Optimus Q2, 모토쿼티 등 안드로이드에서 QWERTY 키보드가 내장된 기기를 웬만하면 사용해봤는데... HP 200LX 같은 행복감은 느끼지 못했네요.

왜 판매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대로 갖고 있어도 참 좋았을텐데... 이제 구해보려니, 중고나라 등에서는 올라온 매물이 10만원 전후네요. 제가 2000년 대 초반에 구입할 때도 중고로 10만원 전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중고로 2~3만원 정도면 구입해볼까 했는데,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야 하는가 봅니다. 

사실 더 좋은 기기는 시그마리온2와 형제 모델인 모디아 였는데... 이건 너무 비싸서... 아직 못 써본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 때 KPUG.net에서 모디아를 주로 쓰시던 몽환작가님이던가도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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