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KPUG에서는 그닥 인기 없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나 인기 없는 K-리그 이야기입니다. -_ㅡ;;;


지난 번에 포항 스틸러스와 파리아스 감독의 이야기를 남녀간의 사랑에 빗대어 글을 썼었드랬습니다.

(http://www.kpug.kr/?mid=kpugfreeboard&search_target=user_id&search_keyword=revenger11&page=1&document_srl=265064)


조금은 장난스럽게 쓴 글이었지만... 사랑한다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무척이나 좋아하는 팀입니다, 포항은.




저는 포항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포항에서 다녔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에 축구부가 있었고, 그 때 같이 운동한


(저는 못한다고 일찌감치 짤렸습니다) 친구 중에 가장 잘 된 녀석이 이번 월드컵에서 엄청 욕 먹은 동국(전북)입니다.




고향을 연고로 하는 프로 팀이 있다는 게 얼마나 자랑스럽고 뿌듯한 일인지 아실런지요? 인구 100만 넘는 광역시도


아니고, 고작 20만(지금은 경주 일대까지 통합해서 50만 넘었습니다) 명 살짝 넘은 지방의 작은 도시인데 말입니다.


제 기억 속에서 가장 먼저 발로 찬 공이 포항제철 아톰즈 싸인볼이었고, 매년 어린이 회원 가입해서 경기장 갔습니다.


나이 들어 타지 생활하면서도 포항의 승리 소식 들으며 기뻐하고, 고향 자랑도 하면서 뿌듯했었습니다.




그런데... 포항이 선수 의지와 무관하게 주장을 맡고 있던 황재원 선수를 수원에 팔아 넘겼습니다. 선수 본인은


해외 이적은 생각이 있지만, 국내 다른 팀으로는 가고 싶지 않다고 인터뷰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수원에 새로 부임한 윤성효 감독이 황재원 선수가 맘에 든다고 은근히 추파를 던졌고, 중앙 수비 자원이 넘치는 포항은


황재원의 해외 이적 추진이 원활하지 못하자 수원과 접촉, 선수 본인이 원하지 않는 이적을 성사시켜 버렸습니다.




포항 홈페이지는 항의 글로 도배가 되었고, 이례적으로 구단의 사과문이 올라왔습니다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네요.


포항 홈 저지를 열 벌 정도 가지고 있고, 원정 저지도 한 벌 있습니다. 자비로 만든 구단 깃발도 있고,


싸인볼, 수건, 머플러, 컵, 마우스 패드, 팬던트, 주차 알림판, 스티커,... 관련 용품만 해도 수 십 만원 어치입니다.


모조리... 다 박스에 쳐 넣고 밀봉해서 구석에 던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안티 포항 선언했습니다.




30년 응원하던 팀을 버리자니 기분이 이상합니다. 다른 팀 응원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애정이 증오로 변하는 건 순간인 것 같습니다. 포항이 AFC에서 일찌감치 탈락하고, K-리그에서도


개 죽 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KPUG 오프 모임 나갈 때에도 일부러 포항 저지 입고 나가곤 했는데...


앞으로는 인천이나 대구 저지 사서 입고 다녀야겠습니다. 작년부터 소중한 것들을 너무 많이 잃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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