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주말에 갑자기 생각난김에 서울에서 대전->통영->김해->부산 루트를 밟아 보았습니다. 눈도 사실상 오지 않았기에(몇 알 내리기는 했습니다.) 드라이브하기에 나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요즘 화제의 관광지, 거가대로도 가보았습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1만원내고 이거 따위 보겠다고? No~~~~~~~~~~~~

(참고로 'No~'는 남미계 외국인 노동자 느낌이 나는 아프로 헤어 30대 남성이 외치면 최고의 효과를 발휘합니다.)


이 도로의 효용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확실히 부산 신항과 거제도 사이의 거리는 획기적으로 짧아집니다. 거제시에서 조선소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제발 부산이나 김해행 통근버스는 운영하지 말아주세요~'하며 엉엉 울며, 김해와 부산 서부 집값이 뛸 정도의 효과는 있습니다. 왕복 4차선 지방도(고속국도나 일반국도가 아닙니다. 그냥 '국가 지원 지방도'입니다.) 주제에 번듯한 휴게소까지 갖추고 있고, 길만 막히지 않으면 거제도 삼성중공업에서 부산 시계까지 40분이면 간다는 말이 농담이 아닐 정도입니다.


하지만 관광지로 이 길을 가는 것은 그리 추천하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풍광과 야경을 기대했다면 진짜 실망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인천대교처럼 탁트이고 야경이 아름다운 곳은 결코 아닙니다. 나쁘게 말하면 거가대로는 이런 도로입니다.(거제->가덕도 기준)


거제도 내륙을 관통하는 적당히 긴 도로 -> 생각보다는 짧은 현수교와 터널의 반복 -> 가끔씩 나오는 전광판의 안내만 없으면 그냥 지하차도에 불과한 해저터널 -> 가덕도 -> 부산 신항


즉, 이 도로는 관광지로서의 가치는 생각보다 훨씬 낮으며, 이동 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경제적인 가치에만 집중한 도로라고 봐야 합니다. 그 점이 인천공항고속도로나 인천대교와 다른 점입니다.


추신: 언론에서는 관광객이 몰려 이 도로가 막힌다고 설레발을 치는데, 실제 이 도로를 달려본 제 판단은 '웃기는 소리 하고 있네'입니다. 관광객이 공짜에 눈이 멀어 길이 막히는 것이 아니라 도로 설계 그 자체가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막히는 곳을 살펴보면 김해->거제 방면이 아닌 거제->김해 방향에 몰려 있는데 이게 이유가 있습니다.


거가대로는 입출구가 몇 곳은 있지만 사실상 거제도와 가덕도, 정확히 말하면 김해/부산을 잇는 도로이기에 거의 대부분의 차량이 거가대로의 끝에서 끝으로 이동합니다. 문제는 가덕도를 지나 부산 신항 지역, 즉 거가대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2차로가 갑자기 1차로로 줄어드는 데 있습니다. 정확히는 공단쪽으로 빠지는 차선이 하나, 부산으로 빠지는 차선이 하나인데 공단으로 빠지는 차량이 사실상 매우 적기에 실제로 거가대로 맨 끝에서 차선이 하나 줄어드는 결과가 나옵니다. 사실상 입출입이 거의 없는 수십km의 외길의 끝에 차선을 반으로 줄였다면 정체가 벌어지겠습니까, 그렇지 않겠습니까? 도로 설계 그 자체가 엉망인 이상 거가대로는 출퇴근시간에는 그야말로 '차라리 이전처럼 가는게 더 나았다'라는 소리를 지르게 만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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