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왠수지만 사람도 왠수네요.
2011.07.29 11:54
비가 자꾸 오니 공사는 못하고 동생은 속이 매일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예상완공시간이 7월 31일이었는데 어림도 없어졌죠.
그 와중에 엊그제 엄청난 폭우 속에 동생 팬션가는 길이 주저앉았습니다.
그쪽 마을로 들어가는 길 자체가 10m 정도 길옆 계곡으로 빨려들어갔다는 표현이 맞겠죠.
그 길과 동샌 팬션은 차로 몇분 이동해야 할만큼 떨어져 있지만 문제는 그 도로 말고서는 차도가 없다는 것이죠. 공사를 못하게 된 것입니다.
이 사태의 문제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뭐, 전 이번 사태가 인재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길은 아스콘도로였습니다. 아스팔트죠.
공법은 지켜지지 않았고, 흙길위에 아스팔트를 그냥 깔았더군요 ㅡOㅡ
가평군 애들이 참 어디에 발주를 줬는지 모르지만, 발주받아서 도로깔은 애들은 재미 좀 봤겠습니다.
공법도 안지키고 여기저기 띵겨먹었을 테니까요.
2. 그 부근이 종중산이랍니다. 그러면서 산소에서 강을 바라보는데 문제가 있으니까 시야 좀 트이겠다고
그 부근의 나무를 모두 베어버렸습니다. 허가후 베어버렸으니 상관은 없지만
원래 허가를 내줄 때는 새로 조림을 해야 한다는 법이 들어갑니다.
조림은 없었습니다.
결국 그 물은 산을 따라서 모두 도로를 강타하고 도로는 옆에서 계곡에 맞고, 위에서 새로생긴 계곡에 맞아서
10m가량 유실된 것이죠.
사람이 지킬 것을 지킨다면 이번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봅니다.
여튼 사태처리 과정도 재밌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가평군청에서 복구를 해줘야하지만 가평군처에는 여력도 없거니와 지금 중기협회 파업기간이라서
중기지원도 거의 불가능하답니다. ㅡOㅡ
결국 급한 놈이 우물을 판다고, 동생이 공사장까지 차가 들어와야 공사를 하는데 그제부터 못하고 있자
협회 파업에 가담하지 않은 중기를 섭외해서 어제부터 덤프로 흙퍼나르고
포크래인으로 매꾸고 있습니다. 이따가 롤러 와서 다지고 내일은 콘크리트타설 할거라더군요. ㅡ.ㅡa
게다가 사람 심보라는 것이 참 그런 것이, 중장비에 콘크리트타설을 해야하니 근 3일간 공사비용이 수백만원이 우습게 들어갑니다.
그쪽 마을에 사는 분들이 좀 나눠 부담하면 좋으련만, 자기들은 가평군에서 복원해줄때까지 외부로 안나가도 되니까
공사에 관해서는 부담하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네요. 허허.
급한 분들(손님을 못받고 못 내보내는 팬션 주인과 같은)만 공사 끝나면 일조하겠다고 하시네요.
이게 사람 사는 거죠 뭐. 원더풀 월드.
어려운 일이 생겼군요.
공무원이 다 그렇지 않겠지만 이런 경우 공무원 탓을 안 할 수도 없고... 난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