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cket list VS Trashcan list
2011.12.21 20:00
'버킷 리스트'라고 예전에 영화 한편이 잠깐 유행(?) 한 적이 있죠. 대략 죽기 전에 하고 싶은일들 하고 죽어라..등등의 내용 이었던 것 같네요.
점점 나이 들며(실은 아직 30대임..ㅎ) bucket list나 to do list는 의미가 없는 것 처럼 느껴지는군요. PDS(Plan-Do-See)가 얼마나 상상력을 제한하고 사람을 경직되게 하는지.. 이미 시대는 PDS를 버릴 것을 요구하지만 그러한 방식에 너무 익숙한 나를 목욕 시키는 것이 쉽지 않네요..
이미 올해 초에도 to-delete-list를 만들었지만 내년을 위해 한번 더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나에게 도움이 안 되는, 그럼에도 허리춤에 주렁주렁 달고 다니던 비계덩어리들-에너지만 소모하는 무거운 유기물들-을 도려내는 일에 골몰해야 겠습니다.
코멘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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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12.22 10:01
어려서는 무언가 되기 위해 그 목표에 맞게 오늘을 살았었죠.
참고, 기다리고, 일본 그 누군가... 도요토미처럼 주인이 나올 때까지 신발을 품에 품는 자세로... 기다리고, 또 준비하고....
그리고 오늘 보면, 난 무엇인 되었는가....
그냥 직장인이죠.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준비하고, 실천하고... 그런 삶이 싫어졌답니다.
언제부턴가
좀 무모하게, 당장 행복하게, 그리고 힘들면 그냥 좀 참고, 지나가겠지, 그래 지나갈 거야, 하는 마음으로 살지요.
순간의 행복... 그렇다고 누군가의 불행을 담보로 하거나,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이 아니라, 그냥 단순한 삶.
장터 교환에 신경쓰면서... 학생들 공부도 신경쓰면서...
점심을 조금 먹어야지 생각하면서, 땅콩샌드 반통을 먹는 스스로를 용서하면서,
뭐 그러고 있습니다.
3학년들이 안 나오는 상황이라 그 수업만큼 한가한 게 행복이죠.
이러고 있고....
곧 방학이지만, 쉬는 날 한 3일 되려나...
매일 나와야죠. 일요일도 야자 감독 하고....
뭐, 그래도 난 직장이 있는 40대 후반... 놀고 있는 친구들을 생각하면 감사한 날들.
온실 같은 학교 직장에서(따뜻하다는 의미는 아니고요) 사회 외풍없이 그래도 순~~하게 사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
바보스러워도 고맙죠.
없앨 리스트는 좀 있을지 몰라요.
이번에 사무실 옮길 때는 좀 버릴 건 버려야지, 생각합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옛 누군가의 글 마지막 멘트네요. 늘 이렇게 썼었는데..... 참 좋은 말이죠.)
버킷리스트, to-do list...
우웅, 늘 숙제거리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