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결과 보고(?)
2012.02.06 13:21
사적인 이야기지만.. ^^;
이 게시판을 통해 줄설 분~ 이런 것도 하고... 해서 적습니다.
일단 사전 지식.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는 올해 새로 문 여는 곳을 포함해서 시립 어린이집이 딱 4개가 있습니다.
(그나마 2011까지는 한개있다가 올해 3개나 새로 열었네요~)
그래서.. 당연히 원래 있던 곳에 가려면 임신 중에 신청해봐야 될까말까한 심정.
(용인이지만 기흥구나 처인구에는 수량이 좀 더 많습니다. 수지는.... 뒤늦게 시에서 많이 지으려고 부지 알아보니 땅값이 너무 뛰어서 짓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_-
거짓말이 아니라 저 내용이 기사로 있더군요. 예산 편성해서 알아보니 이미 땅값이 올라! 라는 내용으로..)
28일 오전 9시부터 새로 여는 세 곳에서 신규 원아 모집 접수를 받는다는 공지가 시청 홈페이지에 올라갔습니다.
원래도 시립은 좋다고 알려져있지만.. 새로 열어서 시설은 빵방! 게다가 수지에는 몇 개 없기도 하고!
얼마 전 나온 TV의 내용(3박 4일 줄서요~)까지 합쳐져서 시립 어린이집 줄서기에 대한 압박이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시립 어린이집은 총점이 높은 사람이 무조건 우선 입학이며, 동점자의 경우 점수 순위가 있고.. 그것도 안되면 접수번호 순입니다.
점수는 어떻게 산정되냐고요? 그리고 높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냐고요? ... 사회적 약자면 됩니다.
1순위 개당 100점, 2순위 개당 50점이고요.
1순위 1은 생활보호대상자였던 기억이...?
문제는... 점수가 그저그런 사람들이죠. 맞벌이 100점밖에 안 되는 사람들은 그저 순위 싸움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래서 전날, 전전날부터 줄을 선거지요.
저희는 정원이 5명인 만 1세반을 지원했고 전날(28일) 오후 3시부터 섰습니다.
앞에서부터 해서 22번이더군요. (나이 상관없이 한 줄로 섰으니까요)
그리고 하룻밤을 샌 후에 1세반 접수 번호는 8번(이미 탈락)이었고요.
그리고 저번주에 합격자 발표가 나왔는데 대기번호 12번이 되었습니다.
정원 5 + 12니까... 17번이라는 이야기이고, 접수번호는 8번이었으니까 줄 선 사람 제외하고 고득점자가 앞에 9명이 나중에 접수했다는 이야기지요. 원장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150점들의 경합이었다고 하시더군요.
150점을 받는 경우는... 맞벌이 + 보육료 지원 대상 (100+50), 다자녀 + 보육료 지원 (100 + 50) 등이 가장 많은 경우일듯합니다.
보육료 지원은 3인 가족 기준 월 수입 400만원 정도가 경계였지요. (차, 전세금, 부채, 월급 등 다 환산해서..)
5명 정원에 12번이면.. 그래서 어느 정도의 보람인가! 하면요...
올해 말 혹은 내년에는 무조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수치랍니다.
우선, 아주 고득점자들은 아무데나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어디 가도 구립/시립은 저 순위가 유지되기 때문에 뒤의 대기자와 관계 없이 인터셉트 가능) 쉽게 옮기는 경향이 있고요. 다 힘들게 들어와도 아이 컨디션에 따라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만2세반은 정원이 14명이라... 그럭저럭??
집에서는 '이정도는 선방이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시립 들어가려고 이렇게 애쓰는지 궁금하시죠...??
가격이 싼가요? 전혀 싸지 않습니다.... -_-
다만, '시청 건물' 안에 있기 때문에 공무원과 같은 재료로 만든 식사/급식을 받아먹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
새로 지어서 시설이 좋을 거라는 기대.
어린이집 교사도 몇백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분들이라.. 한마디로 '잃을 게 많은' 사람들이라 막 대하지 않을 거라는 기대.
그거죠 뭐...
게다가 이 동네는 다들 왠 배짱인지 '불법인데도' 오후 2시까지밖에 애를 안 봐줘요. ㅋ
시립은 보통은 저녁 7시, 가능은 저녁 9시입니다... 눈치 별로 안 보고도요..
케퍽에 계신 분들. 임신중이시라면... 일단 본인들 점수 환산해보시고, 어린이집 보낼 거라면 대기부터 타시길. -0-
코멘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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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용군
02.06 13:29
ㅠ.ㅠ ....... -
클라우드나인
02.06 13:29
그래도 잘 해결이 되신거네요. 다행이고, 축하드려요. ^^
이런것도 점수라니... 참 뭐랄까. 보육원에도 점수따져서 들여보내야한다.. 좀 그러네요. -
뭐... 제가 손해본 경우라서 좀 그렇지만 나쁜 제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회적 약자 우선이니까....
다만, 정말 약자도 아니면서 점수를 올리는 꽁수들이 존재해서 화가나더군요. -_-+
맞벌이 아니면서 자영업하는 아는 사람한테 직원인척 꾸며서 100점 얻기라든가 말이죠...
(아는 사람은 지출이 는거니까 세금 덜내고, 이쪽은 100점 더 얻어서 어린이집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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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공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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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max
02.06 13:33
맞습니다. 제 이야기도 나중에 한번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태중이라도 대기자에 올릴수 있으니 무조건 올리세요 ^^ -
준용군
02.06 13:46
저는 저날 가서 진짜 공부 많이 했습니다-_- -
어린이집, 유치원, 겪어본 분들은 압니다. 정말 순위 내 들기 힘들어요.
일단 공급이 너무 모자라고요, 시설/교사에 대한 보장이 미약합니다. 동네에서 괜챦다고 소문나면 뽑기가 하늘의 별따기.
저희 아이도 올해 5세반(만 3세반) 유치원에 넣기로 하고 새벽부터 기다려서 순위에 들었습니다. 선착순이면 일찍 가서 몸고생 좀 하면 되는데, 추첨으로 하는 곳은 답이 없습니다. 저희 이웃은 저희 아이 들어간 곳 포함해서 세 곳을 지원했는데 성당에서 하는 곳에 돼서 거기 보낸답니다. 엄마들 치맛바람이 보통 아니라는 소문이 나서 걱정하면서도 보내더군요.
아이 보육/교육에 관한 건 국가에서 어는 정도 책임져줘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
준용군
02.06 14:25
제가-_-....어쩌다 보니...시동생역할로 있었시유-_-
아주머니들 이야기 들어보니...진짜 열심히 살아야 겠다 싶더 라구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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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보육교사나 시설이 그리 부족한가요.
주변에 유아교육과다 뭐다 취업 안된다고 말 많던데 그 사람들 다 뭐하는지. -
책상머리에서 펜대 굴리면서 생각하면 절대 답 안 나오는 게 많이 있죠.
배추도 산지에서는 썩어 나가는데 소비자들은 비싸게 사죠,
유아교육과 취업은 안 된다는데 막상 유치원은 부족하죠. 왜 그럴까요?
무자격자를 싼 값에 쓰거나 젊은 자격자를 비정규직으로 쓰다가 새로운 사람으로 갈아치우는 행태가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돈은 유치원 원장만 벌어요. (바지원장은 불법이지만 실제로는 많이 있죠.)
유치원 실질 감독이 미비하다 보니 생기는 일이지요. 정부가 돈을 지원하면 감독도 철저히 해야 하는데.
이번에 7세 아이들(만 5세반)에 대해 정부 보육지원이 된다니 강남쪽 유치원들은 그 금액만큼 수업료를 올렸다지요? 국가지원금은 눈 먼 돈이라는 생각으로 그랬겠지요. 받아먹을 건 받아먹고 부모부담은 그대로이고. 국가 감독이 철저하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추천:1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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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네요.
아파트 단지 안의 유치원은 무조건 선착순이라 몸이 힘들어도 들어갔고, 6세반에 들어 갈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어 5세반에 들어 간 후, 유치원만 만 3년을 다녔죠.
// 저희는 당시 어떠한 보육비 지원도 받지 못했습니다. 둘이 벌다 보니, 외형상 급여가 꽤 되었거든요.
그리고 들어간 학교의 방과 후 학교...
일단 정원이 15명인데, 위에서 언급한것처럼 사회적 약자 및 소외계층 우선 입니다.
그 외에는 추첨을 했는데 전 대기 순번만 13번이었습니다.
그런데 희안하게도 6월달에 방과후 학교를 다닐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결원이 많았고, 웃긴 제도 중 하나가, 방과후 학교를 그만 두면, 해당 학생은 재지원이 금지되어 무조건 후순위에 순서가 오더라구요.
저도 이건 불만 없습니다.
다만, 소외계층 자녀 우선으로 모집을 하다보니, 주변 시선이 너무 싸늘한겁니다.
우리야, 맞벌이 하면서 돌봐줄 사람이나 시간이 없어 보내는데, 아이의 담임조차도 방과후 학교를 보내지 말라고 대놓고 이야기 할 정였으니 말입니다.
겨울 방학 내내, 졸린 눈 비벼 가며 방과후 돌보미 학교 가는 아이 모습 보면서 짠한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만, 그래도 맞길 수 있어 부모 둘이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죠. -
.....아이 갖기 힘든 나라네요;
예전엔 먼나라 얘기인 줄만 알고 있는데 요새는 피부에 와 닿는군요. ㅡㅡ;
그래도 완전 실감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저희 동넨 어린이집이나 보육시설 등이 꽤 보이던데 괜찮지 않을라나...
심지어 저희 옆집 건물이 어린이집인데요;
아, 어쩜 힘들지도. 그만큼 인구밀도가 높은 동네라는 얘기가 되니.ㅡㅜ -
우리 동네도 '그냥 어린이집' 보내려면 많답니다. 줄 설 일도 없고요.
애들 없어서 망하는 곳도 부지기수인걸요.
문제는 '괜찮은 곳'이라든가 '믿고 맡길 곳'이 얼마나 있느냐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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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2.06 19:53
경주나 울산쪽도 어린이집이 많이 부족하다고 하네요. 제 사촌이 울산에 어린이집 두곳을 운영중인데 들어오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줄을 서서 기다린다는 얘길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