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구함] 아무런 자료 없이 5분간 발표하기
2012.03.05 20:05
만문성이지만 폭넓은 의견을 구하기 위해 양해를 구하고 이 곳 게시판을 이용 했으면 합니다.
제가 이번 목요일에 높은분들 앞에서 5분간 특정 주제(전문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장소의 성격상 ppt 자료는 이용할 수 없구요,
매우 압축된 정보로 구성된 5장짜리 script는 준비 해 뒀습니다. script 구성은 정의-국내외 현황-쟁점사항-해결방안 으로 이뤄 져 있습니다.
문제는 자료가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 기존의 나의 전문분야와는 거리가 있는 부분이 있다는 점, 그래서 전체적으로 모든 것을
이해하는 데에는 다소간의 한계가 있다는 점, script나 ppt를 가져갈 수 없고 맨손으로 이야기를 해서 이 분들의 수긍을 받아야 한다는 점 등 입니다.
ppt로 대중 앞에서 발표하는 것은 경험이 많아 능숙하지만, 아무런 자료 없이 한다는 것은 정말 처음 이네요.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
머리만 아픈 상황 입니다.
학위 디펜스보다 더 골때리는 상황이네요.
혹시 의견좀 구할 수 있을까요?
코멘트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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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3.05 20:16
닷넷 시절에 했었던 페차쿠차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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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그 정도면 사실 무언가 제대로 설명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시간입니다.
차,포 다 떼고 가장 핵심이 되는 주제 딱 하나만 고르세요.
결론을 가장 먼저 제시하고 이유를 설명하다보면 5분 다 지나갑니다.
만일 배경이니 뭐니 설명한 후에 결론 이야기하려고 하다가는 막상 결론은 말도 못 꺼내고 끝나버립니다.
높은 자리에 계시는 분들은 사실 전문분야에 대해 깊은 이해가 부족할 수도 있고
전문적으로 말해도 잘 못알아 들으실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전문가 못지 않은 식견을 갖고 계신 분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정리하자면...
1. 결론 (30초 ~ 1분 정도)
2. 1의 이유 중 가장 중요한 핵심 (1 ~ 2분 정도)
3. 그 외에 필요한 내용 (1분 정도)
4. 질문 받기, 또는 부연설명
이 정도면 되겠네요.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이 모든 내용을 정확하게 5분에 맞게 끝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가능한 한 쉽게 풀어 설명해야 합니다.
1번 부분은 약간 전문적인 내용이 들어간다고 해도, 2, 3, 4번은 중학생 정도면 이해할 정도로 쉽게 풀어야 합니다.
내용은 쉽게 가고, 용어는 약간 어려운 걸 써도 됩니다. 용어마저 중학생 수준으로 가면 높으신 분들 기분 나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발표, 설득, 제안은 그 내용보다 주변적인 부분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하게도 그 주변적인 부분에는 정장과 깔끔한 모습, 단정한 머리스타일도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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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총 주어진 시간은 약 15분 이고, 주제에 대해 순수하게 발표 하는 것이 5분 입니다.
그런데....결론을 먼저 이야기 하라는 말이지요? 저는 짧게라도 정의-국내외 현황-쟁점사항-해결방안 으로 하려고 했는데요. 결론을 먼저 이야기 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까요? 연역적 방법에는 서툰 편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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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소
03.05 20:47
pt 자료 1장이랑 화이트보드만 있어도 쉽게 이야기 가능 할 것 같은데요...
만약 그것도 안된다면, 추상적인 부분은 잘 축약 된 그림(!!)자료로 그리고 설명을 잘 하는것 말곤 답이 없죠..
5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면, 연습이라도 꽤 해보고 가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전문자료이니 누구나 들어도 쉽게 이해 될려면 가족이나 주위 분들에게 먼저 연습해 보시는게 가장 좋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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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나 화이트보드 기타 어떠한 종류의 참고자료도 이용하지 않습니다. 연습만이 답이라는 의견에 동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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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소
03.05 21:10
아무런 자료를 이용 할 수 없다면 결국.. 다 외워서 이야기 할 수 밖에 없겠네요..
그리고 위의 "정의-국내외 현황-쟁점사항-해결방안" 방법으로 말하면 지루 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점 먼저 말하시고 해결방안 딱 말해주시는게 나을 듯 합니다.
말의 주제도 어렵고 이해하기도 어렵다면 pt 받으시는 분에게 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하게 만들기 보다는 2가지 정도 대안을 제시하고 결정하게 만드는게 가장 좋다고 봅니다.
ex) 지금 교통정체가 매우 심합니다. 새로 도로를 깔던가 아니면, 운행하는 차에 벌금을 부과하면 교통정체는 해결 될 것입니다. 다른 방안은 매우 번거롭고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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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할 것 같다는 의견에 동의 합니다. 무엇보다 정의-현황-쟁점사항-해결방안을 논리적으로 연결하기도 쉽지 않아 보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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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5분이면 그닥 지루할 틈은 없을 것 같은데요.
만일 FATES님 앞에 많은 분들이 발표를 하고 끝물에 올라가신다면 모르지만...
5분은 생각만큼 길지 않습니다.
알차게 쓰셔야 할 것 같아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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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을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강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게 직업인 셈이죠.^^
첫 등장이 충격적이면 그만큼 관심을 집중시킵니다. 물론 불쾌감을 주는 건 안 됩니다.
저는 특히 시선집중이 필요한 자리에서는 제 명함을 먼저 꺼내듭니다.
(보신 적 있는지 모르지만 제 명함에는 제 얼굴 그림이 있습니다.)
주제와 관련은 없지만, "당신들을 만나기 위해 명함도 새로 준비했다"고 이야기하며 아예 200장 명함 케이스를 통째로 꺼내면 분위기 좋아집니다. 물론 최소한 한 두시간 이상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쓰는 방법입니다.
언젠가 "직장인과 돈"이라는 주제로 짧은 시간 떠들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쩐의 전쟁"이라는 드라마가 막 끝난 직후였는데, 드라마 1회가 끝난 후 예고편의 시작이 "절대 안됩니다!"라는 박신양의 고함소리였습니다. 예고편 마지막은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라는 신구의 말로 끝나죠. 그 영상을 구해서 제가 등장하기도 전에 일단 재생을 했습니다. 30초도 안되는 짧은 영상이었는데, 시끌시끌한 배경음악과 함께 몇 몇 대사가 관심을 끌어준 덕분에 제법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일반적인 서술형태의 발표는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사용하시면 좋습니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함께 생각해볼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5분이라는 시간을 이렇게 보내다간 마지막에 허둥댈 수 밖에 없습니다.
1. 해결방안
2. 쟁점사항
3. 현황 및 정의
4. 기타
이 순서가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1번 해결방안 부분을 처리하는 제 방법은
짧은 문장으로 구성하는 겁니다.
앞에 나가면 인사를 하실 것이고, 본격적인 발표를 시작할 텐데, 이 때 미리 준비해둔 짧은 문장을 제일 먼저 말을 하는 거죠.
밑도 끝도 없이 뭔 말이여? 라는 궁금증이 일게 한 후,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설명하는 과정에서 쟁점사항을 자연스럽게 풀어내게 되고, 쟁점 사항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현황과 정의에 대해서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4분 안에 끝내셔야 할 겁니다.
마지막 1분은 질문을 받으셔서 답변을 하시는 시간으로 활용하세요.
만일 질문이 없을 경우, 앞서 발표한 4분의 내용 중에 미진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 부연설명을 하시면 될 것 같네요.^^
그리고 5분 정도의 시간이면 파워포인트 자료나 시각자료는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차라리 아무런 자료 없이 말로만 풀어가야 하는 지금 상황이 훨씬 나을 수 있습니다.
만일 자료를 보며 설명하다가 예기치 못한 문제, 페이지 넘김이 안된다거나, 갑작스레 다운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아무런 대책이 없거든요.
컴퓨터 켜고, PPT 실행하고, 어쩌고 하다 보면 시간만 잡아먹죠.
연습은 정말 중요합니다.
준비하셨다는 핵심요약을 두고 구어체로 다시 정리를 하세요.
그런 다음 그걸 읽으면서 발표 연습을 하시는데...
MP3 플레이어 같은 걸로 녹음을 하세요.
연습하신 발표 내용을 다시 들어보면서 시간은 잘 지켜졌는지, 내용에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면서 원고를 수정합니다.
그렇게 두 세 번 하다보면 불필요한 부분, 미진한 부분을 자연스레 알게 되고, 그 부분만 다시 수정하시면 되겠네요.
최종적으로 완성된 내용을 가지고 다시 연습하면서 녹음을 하시고, 발표 전까지 계속 들으면서 따라하세요.
얼마나 중요한 발표인지 모르지만, 이 정도 준비하시면 5분 진행하시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겁니다.
전 보통 5~10분 간격으로 한번씩 살짝 웃게 만드는 간단한 유머를 넣어서 분위기를 편하게 유도하는 편입니다만...
높으신 분들은 웃음에 인색하기도 하고, 5분은 그럴 여유가 없는 시간이기도 하고, 혹시 유머를 썼다가 분위기 썰렁해지면 수습할 여유도 없으니 넣지 않으시는 게 좋겠네요.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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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정말 대단하십니다.
노랑잠수함님의 글을 읽어보면서 '아니 뜬금없이 갑자기 웬 해결방안?' 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궁금증 유발을 위한 포석이었다니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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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입니다. 특히 연습의 필요성, 정황상 간단유머 자제 등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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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이입니다
03.05 21:36
문제의 fact제기 - 해결방안 - 현황 및 해결 時 파급효과 순으로 이야기 하면 어떨까 싶은데요
문제의 정의부터 줄줄이 소시지 식으로 설명하면 제가봐도 지루할것 같습니다.
fact보다 그쪽에 더 비중을 두게 될 수도 있겠구요
가족분들과 많이 연습하신 다음에 발표하시면 성공적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전문적 지식이 없는사람들도 요지를 이해할 수 있다면 되지 않을까요
짧은 식견으로 두서없이 적어보았습니다 ㅎㅎ 좋은결과 있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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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가야
03.05 21:55
다른것보다 우왕좌왕하지 않고 이야기를 끌고가는게 중요하지요. 전달하고자 하는내용을 어디에 둘것인지와 주변에서 있을수 있는 일을 스토리로 끌고가는게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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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3.05 23:24
결론을 얘기하는 데 동의 합니다.
짧게 얘기하면서 상대방이 이해를 하기를 원한다면, 얘기를 풀어갈 때, 썰을 풀지말고, 사례를 드는 게 가장 쉽습니다.
이미 상대방이 이해하고 있는 바를 접목만 시켜야 합니다.
이게 더 어려운 얘기긴 한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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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아빠
03.06 00:26
쌩뚱맞은 말씀입니다만..
듣는 사람들이 "기존의 전문분야와는 거리가 있는 부분"의 "전문적인 내용"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어 뭐라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전문지식은 없지만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에게 교육을 하시려는 것인지, 전문적 소양을 가진 사람들에게 다른 관점의 의견을 제시하려 하시는 것인지에 따라 좀더 효과적인 전달 방법이 다르지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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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해가 뜨려면 멀었습니다!
힘내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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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화이팅 입니다~
저 이런걸 정말 좋아했었는데 흐흐... 초반 집중을 위한 포인트가 핵심입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