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득이와 초선이
2012.08.02 19:53
공방에 있는 개와 고양이 이름입니다.
개는 초선이, 고양이는 만득이.
개는 쭈욱 키워봤지만 고양이는 이번에 처음키워보는데
이거 참 요물이네요.
옛날 사람들이 왜 고양이를 요물이라했는지 알것 같습니다.
초선이는 원래 당근이 없어져서 장날에 사왔구요,
만득이는 길냥이입니다.
밥 몇번 줬더니 이젠 어디 가지도 않고,
붙박이로 알아서 쥐잡고 있습니다.
(쥐잡는거 직접 보았어요)
그러니까 개는 사람에게 늘 순종적입니다.
주인만 보면 꼬리를 치죠.
그런데 고양이는 그렇지가 않더군요.
밥 달라고 할때만 애교를 부리고,
밥 먹고나면 주인을 개무시합니다.
완전 쌩깝니다.
배부르면 아무리 불러도 쳐다도 안봅니다.
처음에 이런 행동에 무척 기분 나빠서
파리채로 몇번 쫒아버렸는데......하하
가라구~
가버려~
밥만 얻어먹을려면 가!!
그래도 막무가내......
배고플때만 되면 애처롭게 야옹거리면서
계속 제 몸을 쓰윽 훓으면서 애교를 부립니다.
그래서 또 밥을 주고...
참나, 더러버서...
이렇게 두달을 키웠는데 지난주에 이녀석이 삼일동안 집을 안들어오더군요.
동네를 이잡듯이 만득이를 부르면서 다녔는데 못찾았습니다.
그러다가 포기.
처음에는 지가 배고프면 돌아오겠지 생각했는데 안돌아오더군요.
이틀째 되는날부터 환청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야옹~
야옹~
산속에서 소리가 나면 달려가봤지만 헛탕이었죠.
개가 없어졌을때보다 충격이 더 크더군요.
삼일째는 완전 멘붕
모든것 손놓고, 식욕도 없어지고...
날은 더운데 드러누워 버렸지요.
참나, 더러버서....
그깟 고양이 때문이라니...
초선이 밥은 굶기면 안될것 같아서
기어가다시피 해서 밥을 주는데 또 환청이 들리더군요.
야옹~
이젠 부르지도 않았습니다.
산에서 폴짝 뭔가 희끗한것이 내려오는데
헛것을 본줄 알았는ㅌ데 만득이가 돌아왔습니다.
으하하
몸을 자세히보니 뭔일이 있었나봅니다.
다리에 뼈가 보일정도로 살이 파여있고,
걷는것도 좀 부실해 보입니다.
가슴이 미어지네요.
만득아~~
상처가 빨리 아물라고.....
결국은 제가 알아서 시간되면 밥챙겨주고 있습니다.
사료도 마켓에서 제일 비싼걸로 사서,
거기에 생선가게에 가서 생선대가리 얻어다가 이 삼복더위에도
삶아서 알아서 착착 바치고 있습니다.
요새 만득이 배 득득 긁으면서
하루에 20시간 이상 미친듯이 드르릉 드르릉
아주 잘 살고있습니다.
만득이 甲
낭구 乙
나참, 더러버서...
코멘트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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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소
08.0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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閒良낭구선생
08.02 20:34
엉.
나갔다 들어왔다.
질기디 질긴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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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8.02 20:11
우쩌다가 샘님이 을이...
담주 주말쯤에 한번 놀러 가도 되나요??? -
閒良낭구선생
08.02 20:35
아마 담주말이면 러시아에...
다시 날을 잡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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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넷
08.03 03:20
그러시면 담에 한국에 들어오시면 놀러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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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8.02 20:12
ㅋㅋ
그래서 냥이 주인님은 인간을 "집사" 라 부릅니다.
애교가 아주 녹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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閒良낭구선생
08.02 20:35
그렇군요.
집사라......
결국 자기가 주인이란 얘기네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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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thetoilet
08.03 00:05
그래서 묘심이라는 단어도 있잖습니까.
매력이라면 매력이죠.
항상 지가 아쉬울 때만 집에 있고 본체만체하고
거의 집에 없죠. 어쩌다 보이면 배가 불러와서 얼마 있다가
새끼 낳고 그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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閒良낭구선생
08.03 07:53
우리집 고양이만 그렇게 아니었구나.
그래서 묘심.
숫놈이라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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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보단 고양이 팔자가 상팔자죠..
복날에도 아무 걱정없이 늘어져 있잖아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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閒良낭구선생
08.03 07:54
키워보니 개팔자가 상팔자라고 하는데
고양이 팔자가 정말 상팔자입니다.
그러네요.
고양이 고기를 안먹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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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8.03 00:27
아무래도 상처가 조그마한 덫 같은데 걸려서 굶고있다가 덫 놓은 사람이나 지나가던 사람이 풀어준게 아닐까 싶네요. 다행입니다. 덫 놓는 사람 나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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閒良낭구선생
08.03 07:56
헛 얘기듣고보니 그럴지도...
여기는 고라니가 많아서 덫놓는다는 얘기를 들은적도 ...
놀랍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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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가 동물을 안키워요. ㅠㅠ;;;
개는 잘 따르는데 정 때기 힘들어서;;;
고양이는 자기가 상전이기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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閒良낭구선생
08.03 07:59
동물이 집나가거나 죽으면 그것만큼
고통이 없더군요.
사람죽는거나 똑같아요.
저도 고민고민하다가 키우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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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
08.03 11:48
로긴하게 만드는 낭구쌤의 능력!!! 박수를 보냅니다...^^;
오랜만에 로긴했네요.
만득이 보러 시간 함 내서 남편이랑 놀러갈게요~
조만간 남편에게서 연락함 갈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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閒良낭구선생
08.03 16:18
비키양..아니다
이젠 줌마구나. 하하
얼굴본지 오래됐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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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사람과의 상하관계를 인식하는 반면에 고양이는 사람과 동등하게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
백구와 하얀 고양이.. 부럽네요 ㅠㅠ
개를 다시 키우고 싶어도 예전에 키우던 개 떠나보내고 너무 힘들었던 기억 때문에 다시 키워볼 엄두가
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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閒良낭구선생
08.03 16:19
그렇군요.
고양이는 사람과 동등하게 생각하는군요.
이런 관계를 바꿔야되는데 쉽지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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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8.03 23:27
만득이... 길냥이치곤 사람 말도 잘 알아듣고.... 꽤 영리하던데요. ^^*
고놈 아직 안 갔어요??? 질긴놈...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