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시나브로 "스티브 잡스" 책을 다 읽었습니다.
2012.08.17 18:40
이북은 도무지 책의 어느 부분까지 읽고 있는지 감이 안오기 때문에 이렇게 황당하게 결말을 맞이하는 경우가 있네요. 제가 들고 보는 이북에서는 분명 55%라고 나와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순간 끝내는 문장이 나오더니 다음 페이지가 여백이네요. -_-;
아! 알고 보니 이북의 오류네요. 91%에서 본문이 끝납니다. 나머지 9%만 부록입니다.
한마디로 추천글을 쓰자면 컴퓨터 만져본지 15년 이상되신 분들은 꼭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현재 IT 산업의 역사는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으며, 잡스는 컴퓨터 대중화의 거의 모든 분야에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런 역사적인 의미도 있고요. 위대한 사람이라고 말하기 보다 세상에서 몇 안되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었고, 주변의 평이 어떻든 간에 그의 창의성을 전 개인적으로 배우고 싶습니다.
그가 잘못한 것 중에는 가족을 등한시 한 거랑, 자기 건강 관리를 못하고 그렇게 갑자기 떠난게 있겠네요. 가장 단순한 것들이 가장 소중하다는 진리를 잡스도 비켜갈 수는 없었네요.
평생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차용하면서, 마지막에 남긴 한 마디까지 남의 것을 적절히 인용하고 있는데요.
Otherwise, as Dylan says, if you’re not busy being born, you’re busy dying.
"바쁘게 살아가지 않으면, 바쁘게 죽어가는 거다."
라고 번역할 수 있을까요.
코멘트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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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롱까롱
08.1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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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마지막의 잡스의 흑백 사진들 보면 좀 찡하죠. 더 오래 살았더라면 가족들에게 필요한 아빠였을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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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날다
08.17 20:23
스티브 잡스의 성격이 괴팍했지만 그의 일에 대한 열정이나 철학에서 참고할 점이 많습니다.
잡스의 절친한 친구였던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이 스티브 잡스를 추모하는 좌담에서 이렇게 말을 했지요.
"스티브 잡스에게 누구의 아이디어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최고의 아이디어일 뿐이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즉시 그의 주장을 철회했다고 합니다.
뭔가 사안을 놓고 상대방과 격렬한 논쟁을 했다하더라도 상대방의 아이디어가 더 좋다고 판단이 들면 그동안의 자신의 주장과 앙금은 옆으로 밀어놓고 그 아이디어를 선택한다는 것이죠. 절대 잘못된 자신의 아이디어를 관철하려 들지 않았습니다. 충분히 납득이 들면 언제라도 자신의 주장을 철회할 줄 알았던 리더였죠. 그래서 유능한 사람들이 스티브잡스를 도와 오늘의 애플을 만들었던게지요.
엘리슨이 이런 말도 하더군요.
"세상 사람들은 스티브 잡스를 가리켜 제록스의 아이디어를 훔쳤다고 말한다.(정확히는 아이디어를 돈으로 산거지요) 나 자신이 제록스의 알토(제록스GUI를 구현한 컴퓨터)를 사용했었다. 하지만 매킨토시와 알토와는 큰 간격이 있다. ... 세상에는 좋은 아이디어가 널려있다. 좋은 아이디어는 어디든지 있다. 중요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완성시키는 것은 믿을 수 없을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매킨토시 프로젝트가 그러했다. 믿을 수 없을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프로젝트였다."
개인적으로 스티브 잡스를 평가하자면... 세상의 좋은 아이디어를 모아서 훌륭한 제품으로 완성시킨 아티스트이자, 디테일에 집착한 열정적인 사람이였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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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의 완벽주의는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딱히, 잡스의 예가 아니라도 우리나라에도 장인들이 꼼꼼하게 물건 만들어 낼 때가 있었고, 우린 장인 정신이라고 불렀었죠. 요즘엔 뭐든 금방 쉽게 만들어 실패하면 철회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쉽습니다.
저도 요즘에 쓰고 있는 논문도 탈고를 몇 번이나 하고 도표 하나도 몇달 째 수정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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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8.18 03:57
그의 완벽주의는 배워야 할지 모르지만 애플의 완벽주의는 말 그대로 'skin-deep'일 뿐입니다. 그것은 지금도 애플 특허의 대부분이 디자인 특허라는데서도 찾을 수 있고요, 그동안 애플이 감춰왔던 수많은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버그들에서도 볼 수 있지요. 껍데기만 완벽하면 돼.. 가 스티브의 철학입니다. 사실 광신도 마케팅에서는 그것만큼 잘 듣는 약이 없지요. 껍데기는 광신도가 아닌 제가 봐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스티브는 누구의 아이디어든 중요하지 않고 제일 좋은 아이디어가 중요했는지 모르지만 자기가 선택한 아이디어는 무조건 자기 아이디어였지요. 자기 생전에 그런게 자기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자인한 것이 있었나요 ? 남이 증명한 뒤에 스브적 의견 바꾸는거 이런거 빼고요. 예를 들면 안드로이드는 애플을 베낀 것으로 애플의 모든 돈을 다 들여서라도 죽여야 한다 라고 주장했지만 정작 안드로이드가 로열티 왕창 내는건 마이크로소프트죠.
남이 더 나은 아이디어를 내면 당장 자기 아이디어를 철회한다.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더 나은 아이디어 낸 사람은 당장 해고 또는 조금 있다가 스브적 해고죠. 그러곤 그 아이디어는 자기겁니다. 뛰어난 리더 맞습니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의 왜곡된 정보속에서 살았던 외로운 천재였을지도 모릅니다. 가시나무새.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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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애플 제품들은 잘 모르겠지만 OSX랑 맥북만은 확실하게 잘 만든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석구석 사용자 편의를 위해서 신경쓴 부분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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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8.18 09:13
맞습니다. 그게 바로 저 'skin-deep'이죠. 소프트웨어의 robustness나 security 같이 사용자 눈에 안 뵈는 것에는 절대 돈을 안 씁니다. 핵커 컨테스트에서 제일 먼저 나자빠지는 것이 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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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사용자로서 OSX 보다 더 편리한 운영체제, 맥북프로보다 더 튼튼한 노트북을 구할수 없기에 당분간은 현재 시스템을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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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pidos
08.18 05:02
뭐 저는 애플에서 함께 일해보지 않아서 얼마나 비열한 사람이었는진 잘 모르지만, 적어도 껍데기는 완벽하게 만들려고 했던것은 확실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버그 없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는 없죠? 제 기억으론 90년 부터 애플을 썼었는데 그당시에도 windows에 비해 확실히 맥은 잘 안죽었죠? mac write도 그랬던것으로 기억합니다. -
저는 가장 단순하게 OSX 쓰면서 타임머신이랑 스팟라이트만 써봐도 얼마나 편리하고 안정적인지 감탄하고 있습니다. 전에 윈도우 쓸 때는 포멧/재설치 하느라 많이 고생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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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날다
08.18 08:31
지금도 OS X은 잘 안죽습니다. 1년에 한번 재설치 할까 말까하지요... ㅎㅎ
아이폰3Gs를 햇수로만 3년째 쓰고 있는데... 이렇게 안정적이고 유용하고 SW지원이 오래지속되는 제품을 본적이 없습니다.
다음번 iOS6에서도 지원해준다고 하는데... 애플에게 그만하면 됐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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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기록적으로 OSX를 한번도 재 설치를 안 했습니다. 거의 3년 전에 처음 접해서 그 다음에 이유가 있어서 맥북프로를 동일 제품으로 새걸로 갈 때 설범인가요? 이게 깔려 있었고, 그 다음에 라이언이랑 산사자로 계속 업그레이드만 해 오고 있습니다. 마지막에 산사자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오히려 시스템 파일의 용량이 작아지고 라이언의 에러가 수정되는 기적(?)도 경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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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그 다음 bed time story로 뭘 읽어야 할 지 찾고 있습니다. fifty shades of grey 읽으려 하는데 재미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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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날다
08.18 08:38
흥미로운 것은 스티브 잡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대부분 그의 제품에 기반하는 반면에 스티브 잡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대부분 그의 성격에 기반한다는 거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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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08.18 14:18
흠...iOS 잘 만들지 않았나요?
윈도도 잘 만든거라 생각합니다.
Linux ... 잘 만들었는데요.
그래서 전 잡스도 토발즈도 게이츠도 다 좋아합니다.
누가 이렇게 만들 수 있었겠어요.
솔직히 윈도나 리눅스도 그 베이스를 생각하면 결국 베낀거잖아요....그 당시에는 욕할 놈이 없었던거고, 지금은 심하게 욕하는 놈이 있다는 차이 정도 . !
저는 중학생이지만 예전부터 잡스라는 사람에게 많은 관심이 있어 나오자 마자 사서 일주일만에 다읽고 계속 반복해서 읽었던 기억이...
그런데 잡스라는 사람이 우리에게 평균적으로 보여줬던 모습과 다른모습이 책에 나와 더 와닿기도하고 이상하기도 했었는데.. 잡스의 명언이 좋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