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나와줘서 고맙습니다.
2012.09.28 22:31
이명박 대통령 후보 시절, 이명박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말을 꺼내기 조차 어려웠습니다.
만약 이명박이 싫다는 이야기를 하면 왜 싫냐, 경제 살린다는데 왜 싫냐는 반응이었습니다.
(현재 분위기로 봐선 이런 말 하면 "빨갱이"소리 듣겠지만, 당시엔 그정도는 아니었습니다.)
1. 대운하를 한다고 해서 싫다.
이명박 지지자: 내가 봐도 좀 아닌데, 그거 설마 하겠냐? 안할걸 (만약 하더라도 건설경기 살아나서 좋다.)
2. 전과가 너무 많다.
이명박 지지자: 정치인 중에서 전과 없는 사람이 어디있나.
3.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다.
이명박 지지자: 도덕이 돈을 벌어주지는 않는다.
등등..
따지고 들어가면 반박은 할 수 있지만,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하지 않으면서 반박하기 어려웠습니다.
면대면에서 이명박 지지를 다시 생각해 봐라는 주장을 하려면,
논쟁으로 상대방을 꺾어버리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면대 면에서 상대방을 꺾을 수는 없는 것이고, 따라서 재고려를 수긍시킬 수 없었던 인물이 이명박이었습니다.
도덕적으로 더러운 것? 전과가 많다는 것? 당시 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박근혜를 싫어한다는 입장을 상대방에게 납득시키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1.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이 된다는게 말이 되냐.
박근혜 지지자: 그러면 빨갱이가 집권하게 놔둘 것이냐. 빨갱이 보다는 박근혜가 낫지 않느냐.
2. 박정희 군사쿠데타를 미화하는데, 박근혜 집권하면 민주주의 후퇴하는거 안봐도 뻔하지 않나.
3. 박근혜 정치권 출마한게 아버지 명예회복을 위해서라지 않느냐.
박근혜 지지자: ...
이런저런 말을 하다보면, 박근혜 지지자도 박근혜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박근혜 지지를 철회하진 않겠지만, 확실히 생각할 여지를 주기에는 이명박보다 박근혜가 수월합니다.
이명박은 우리나라 정서로 어느정도 수용가능한 인물이었다면,
박근혜는.. 확실히 수용가능한 스펙트럼이 좁은 것 같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당시, 주변에 이명박 지지자는 둥둥 떠다녔는데
현재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은 찾아보기가 어렵네요.
아무튼, 여당재집권은 정말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박근혜가 나와줘서 고마운 측면도 있습니다.
코멘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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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kit
09.28 23:03
사과 정도로 끝내기엔 그 이전 언행이나 행동들로 상처받은 사람들이 너무 많지요.
사과해서 끝날 일이었으면 옛날에 끝났을 겁니다. -
그렇군요
사람 학살 하고 사과하면 그만이었군요...
그게 상식적으로 말로 사과하고 끝날 문제들이 아닌걸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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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09.28 23:22
희한하게 저희 아버님도 박근혜는 안뽑고 안철수씨나 문제인씨 뽑겟다고 하시더군요.
공무원 출신에 강성 딴나라당 만세 라인에서 이러시는거 보면.. 정말 이번엔 바뀔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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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다카키 마사오의
형과 다카키 마사오는 남한 군 내 최 고위직 빨갱이 였고
형은 사형, 다카키 마사오는 사형전에 6.25 때문에 살아났습니다.
한마디로 일제시대에는 쪽바리 앞잡이
해방되고는 빨갱이 였습니다.
우리나라 최대의 기회주의자 였죠
고로
질문 대답 1번도 답변이 말이 안될수도...
아비가 빨갱이 였는데 딸이야...
이거 노무현 선거때 저쪽 딴나라당 입장 아니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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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니가 하면 불륜인게 새대가리당 입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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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과 그 주위의 수많은 의혹(?)들을 언론이 언급조차 안 하는 덕분에 도덕적으로 아주 깨끗한 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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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중반이신 제 어머님은...
여전히 박정희를 경제를 살리고 어쨌든 이 나라의 기반을 만들어준 대통령으로 평가하십니다.
유신이 문제였지... 라고 하시면서 말이죠.
그리고 박통시절 레이디 퍼스트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한 박근혜를 높이 평가하십니다.
그런데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건 안 된다고 하십니다.
여자가 결혼도 출산도 경험하지 못했는데 뭘 알겠느냐고 하십니다.
그래서 적어도 박근혜는 못 찍겠다고 하십니다.
노인문화센터에 다니시는데...
모이면 대선 이야기가 나오고...
그 때마다 같은 말을 하면...
할아버지들보다 오히려 할머니들이 더 공감을 하신다네요.
박근혜의 가장 큰 약점은 처녀라는 사실인가 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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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09.29 08:26
저희 어머니도 비슷한 연배이신데,
박정희에 대한 정서는 비슷하십니다.
게다가 저희 집안이 경북이다 보니 집안 어른들은 무조건 특정정당 지지신에,
다행인 건,,,,,
어머님이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많은 호감을 가지고 계십니다.
물론 앞으로 동네 아줌마들과 얘기하다보면 다시 넘어가실지도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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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이아빠
09.29 00:30
노통 때에는 빨갱이가 대통령되었다며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던 이들이 이번에 박근혜는 못 찍겠다는 최대 이유가
결국 여자라는 거군요.
추석을 앞두고 이런 말 하고 싶지 않았는데
빨리 세대교체를 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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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박근혜의 강점인 동시에 약점일 수 있는 부분이 여자라는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박근혜 못 찍겠다는 이유 중에 여자라는 것도 상당수 포함될 겁니다.
하지만 얼마전 TV(아마 케이블이었던 듯)에서 20~30대 젊은 여성들에게 박근혜 지지하는 이유를 물으니...
꽤 많은 분들이 "여자잖아요." 이 말 한마디만 하더군요.
박근혜의 공약이 무언지, 박통시절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는지 도통 관심없어 보입니다.
단지, "이제 우리나라에서 여자가 대통령이 나오면 좋겠어요."라던가, "같은 여자니까요"라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많더군요.
그렇게 보자면 세대교채를 한다고 한들 달라질 건 없겠는데요?
여자라서 안된다는 말이나, 여자라서 되어야 한다는 말이나 결국 같은 말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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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9.29 01:34
그네만은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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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9.29 03:17
제 주변엔.... 아군은 없어요. 오로지 적군뿐...
누구를 찍어라... 찍지 말아라... 말 할 수도 없지만...
어디선가 세뇌되어 버린 사람들이 저를 공격하네요.
차량 테러 때문에 설치한 블랙박스는 다행히 제 기능을 잘 하고 있고요.
이번 추석 연휴에도 최대한 빨리 사람들틈에서 벗어 날 생각이에요.
제 주변의 20대. 30대. 40대. 50대... 이후 사람들... 말이 통하지 않거든요.
아버지 원수를 갚게 해 주어야 한다거나... 여자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거나...
그보다 더 강하게 말하는 정치권력을 다른 지역에 주면 안 된다거나 하는 이야기들...
그들과 싸워서 그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 상상조차 못하게 만드네요. 피를 토하듯 덤벼들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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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들이
09.29 10:57
그 기분 이해합니다...
가 아니라 같이 느끼고 있어요.... ㅡㅡ;
음? 사과했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