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21년만에 고교은사님과 만났습니다(대머리아자씨님)
2013.01.24 22:58
마침 서울에서 컨퍼런스가 있어서 올라간 길에 21년만에 은사님인 대머리아자씨님을 뵈었습니다.
예상대로 저를 기억 못하셨지만(거의 눈에 안 띄는 얌전 범생 ㅎㅎㅎ), 참 즐거웠네요.
매우 디테일한 것까지 모두 기억해 내는 저를 어떻게 보셨을지..ㅎㅎ 당시 쓰시던 안경테, 몸매, 목소리 등 하나도 변한게 없더군요 ^o^
(생각해 보니 선생님이 30 갓 넘었을 텐데 그때도 대머리였음....ㅋ)
대화 주제도 다양했어요. 정보화(도서정보화, 과학기술정보화), ebook 시장성, 자사고의 장단점, 빅데이터,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문제점, 논문 주제, 2000년대 개룡(개천에서 난 용)의 가능성, 삶의 의미, 창작의 의미 등등..
생각 해 보니 순댓국집에서 나누기엔 너무 무시무시하고 굉장한 주제들이군요.
(그래도 주인 아줌마가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라고 안하셨음 ㅋ).
직접 쓰신 책에 친필서명까지 주셨습니다. 넘 훌륭한 책 감사합니다. 그리고 순대국 정말 맛있었습니다.
코멘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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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땃~한글, 추천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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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습니다.. 저는 제가 찾아뵐 정도로 좋아하는 선생님께는 찍 소리도 못 하고 찌그러질 것 같아서....
그래도 뵙고 싶긴 하죠..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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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대머리아자씨님을 저만 일방적으로 좋아했다는...(선생님은 나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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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네요~ 제 은사님들은 어디계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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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아자씨
01.25 00:23
깜딱이야~!
뭐... 기억을 못하는 건... 아마도 제가 제 자신의 세계를 쳐다보느라 겨를이 없어서 그러지 않을까 싶네요.
지금도 사람 이름, 얼굴, 길, 뭐 이런 거 잘 기억 못합니다.
그렇게 비워야, 겨우 내가 생각하고 싶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죠.
무엇을 버리고(FaAtes님이 버려졌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무엇을 가질 것인가....
무엇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가....
그런면에서 보면 정말 전 좋은 교사는 아니에요.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간보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더 많으니까요.
제 멋에 겨워 사는 사람이라던 어떤 선배분 말씀이 맞는 거 같아요.
저도 즐거웠습니다.
오랜만에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다음에도 시간되면 더 깊은 이야기도 듣고 싶다는....
우주, 시간, 존재 뭐 이런 주제도 좋고
돈, 건강, 관계 등도 좋고...
다 즐거운 이야기.
하여간 깜딱 놀랬네요. 갑자기 내 이름이 떠서.... ^^
그럼,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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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 ㅎ.
역시나 즐거운 세상입니다.
// 전 몇년전 고등학교 은사님 찾아 뵐 때 좋은 넥타이를 선물해 드렸었습니다.
// 다른 이야기지만, 대머리아자씨님은 긴장 하실 듯 하네요~~! -
긴장은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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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 부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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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01.25 10:06
아 저도.. 우연히 한우식당에서 고교 은사님을 만났습니다.. 아드님이랑 식사중이셨는데..
제가 1학년때 담임이셨는데 제가 실장이라 기억을 하시더군요! 이름은 2자만 정확히 기억을 -_-;;
식사 계산을 제가 해드리고 나가려는데 어떻게 아시고 따라 나오셔서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도 제자중에 성공해서 밥도 이렇게 얻어 먹는다고 정말 좋아하신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그런데 실장이라도 저는 좀 덜맞았지만 애들 아프게 때리시던 분이라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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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기분이 좋았겠네요 ^^* 아 저는 컨퍼런스 끝나고 샘과 약속잡아서 따로 만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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閒良낭구선생
01.25 22:13
스승님과 제자님 얘기하시느라 순댓국은 언제 드시고...
언제 두분하고 순댓국에 한잔하고싶네요.
순댓국하면 재래시장이죠.
돼지대가리 올려져있는 시장. 하하
그러고보니 시장바닥에서 만나는 번개 이런거
한번해보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