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래 은행을 옮기고 있습니다. 아는 사람이 없는 은행으로요...
2010.03.19 10:29
얼마전에 진짜 오랫만에 외사촌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일단 휴대폰으로..)
뭐 이래저래 인사치레가 오고가고 나서, 카드 신규 신청과 예금이나 적금 ....뭐 그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모 은행 재직 중입니다. 네, 그 은행이 제 주거래 은행입니다.) 그래서 회사에 부서 직원들한테도 좀 받아
달라..뭐 이런 식이었는데, 요즘 카드 몇장 없는 사람없고, 돈 관리하는 건 도저히 물어볼 만한 사안이
아니라고 했지만, 혹시 모르니 물어나 봐 달라고 하기에 그러자고 하고 끊었지요.
물론 뭐 주위에 물어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며칠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회사전화로...엥?)
카드 신청 서류 등등 뭔가를 보냈다더군요. 여기서 좀 이상했습니다. 아니 휴대폰 번호야 그렇다 치고,
우리 아부지어무이도 모르는 회사 전화를 이양반이 어떻게 알지? 하는 의문이 1차로 들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서류를 "보냈다"라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며칠이 지난 후...
카드, 예금, 적금.....뭐 이런 잡다구리한 신규 신청 서류가 1호봉투가 터져나갈 듯 한가득 왔습니다.
"회사"로요....회사 주소는....아무지어무이도 모르고, 와이프도 모르는데....제가 좀 무심하기도 하고
제 앞가림에 더 관심이 있는 편이라 친척 모임(모임도 별로 없지만)안가고, 제 명함은 나이에 비해서
직급이 좀 높아서 의도적으로 친척에게는 한번도 준 적도 없고, 제가 조금 옮겨다닌 적이 있어서
회사이름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텐데...라는데 까지 생각이 미친 순간...
예전 그 양반이 어머니께 했다는 소리가 기억이 나더군요. "**이 성실하게 차곡차곡 잘 살고 있는 것 같다"
구체적으로 이야기는 안하고 딱 저소리만 했다는데....
결국은...다 보고 있다는 소리. 훤하게 안다는 소리...그리고, 은행에 있는 제 개인정보로 보냈다는 소리..
뭐 어차피 카드/예금 유치도 은행 업무니, 은행 직원이 은행 고객 정보로 은행 고객에게 영업을 위해
서류를 보냈다는 측면에서는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썩 좋은 기분은 아니더군요.
그래서...해당 카드 (다행히 술먹을 때 쓰던 카드는 아니라서..) 는 현재 2달째 사용액 "0"원이고..
예금은 이미 옮겼고, 3달 남은 적금도 만기 후 옮길 생각입니다....그리고 카드는 어차피 정보 확인하면
나올테니 "유지"만 하고 있을 생각이고요...
현재 그런 거 할만 한 지인이 다니지 않는 은행은....하나/외환 밖에는 없어서....2 은행으로 분산하고 있습니다..
헹헹헹...
코멘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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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강
03.1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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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
03.19 10:43
가능 한거 같아요....회사로 저 서류 왔을 때 완전 놀랬어요..
뭐 돈도 얼마 없긴 하지만, 급여나, 카드 사용 유형이나, 각종 이체 혹은 예적금 상황이 까발려져 있다고
생각하지 끔찍하기 짝이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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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3.19 10:44
작년 어느 즈음.. 집으로 전화가 띠르르.. 여보세요.. 소방선데요 왕초보님 계세요. 그래서요.. 소방서 지원 기금에 기부를 어쩌구.. 아니 그런데 우리집 전번은 어케 아세요 ? 아 우린 소방서라.. 제 전번은 돈 더내서 전화번호부에서도 뺐는데요.. 군지렁군지렁 철컥.
정말 소방서였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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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03.19 10:59
아무리 사촌이라고 해도... 저렇게 개인정보를 맘대로 해도 되나요? 최소한 한 마디 양해라도 구하고 했으면 모를까... (물론 그렇다고 해도 짜증나는 건 마찬가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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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03.19 10:59
주민번호 하나로, 전화상으로 가능한 일들이 참 많습니다.
콜센터 전화기 회사가 어디세요 ? 라고 물어보면, 몇군데 중 하나 찍어서 이야기해도 맞다라고 하는것이
고객 확인 절차라고 하는데... 방송에서 언제 주민번호 하나로, 개인정보를 확 바꾸는 실험, 제대로 해봤으면
하는 생각 해봅니다.
빅 브라더의 세상이면서,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갑자기 법정스님이 생각나네요 ! 라디오도 끊고 사셨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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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 life
03.19 13:07
말단 직원들이 어디까지 할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점장 이상 임원 등 부모님 직급의 직원들은 마음만 먹으면 다 볼수 있을거예요
그런 일 휘말리기 싫어서 일부러 안보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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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샛별
03.19 19:07
주민번호만 알면 조회가능한 부분이 정말 많죠.
여러모로 조심하지만... 개인이 조심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더라구요.
관공서나 개인정보를 가진 기업에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니...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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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보장제도가 있습니다. 모든 은행에 있지는 않지만 되는 은행이 많습니다.
특정계좌를 걸어놓을 수 있어서 보통 이체내역 등이 많은 요구불통장이나 거액예금 등에 걸어둡니다.
이 경우는 해당지점의 지점장만 비밀번호를 넣고 보게 됩니다. (지점의 일반직원/본점직원도 못 봅니다.)
옮기시려는 h은행에도 이 제도가 있으니 필요하시면 신청해서 이용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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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리티
03.20 08:59
이거 참 문제입니다.
저도 씨*은행을 주거래 중 하나로 잡고 있는데..
심지어는 그 씨*은행원은 자기 월급 통장은 타 은행으로 하게 되어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연봉제인데, 자기 은행으로 하면 은행원이 다른 행원 급여 통장과 내역 조회가 된다더군요.. 연봉제 의미가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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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세상이군요...
헐... 무섭네요;;;
이 참에 스위스 금고 하나 마련하심이...;;
원래 그게 가능한 가... 보.. 죠?
가만 보면 은행 창구에서 업무 볼 때도,
무언가를 변경할 때 외에는 고객의 비밀번호 없이 주민번호만으로 조회는 모두 가능했던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