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릴적에는 학교 공부를 안하면 책이라도 많이 봤는데요.
2013.04.19 15:06
저 어릴 때만 해도 놀거리가 많이 없었나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머리 굵어지면서 공부를 안하게 되면
탈선을 하던가, 아니면 무협지에 빠지던가, 좀 수준이 되면 문학서나 해외문물(팝송같은)에 빠지던가 였죠.
물론 공부 하면서 위 3가지중 다수를 겸하는 능력자(?)들도 있었고요.
이 외에 이단으로 치부되는 연애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죠.
여튼 만인의 취미활동이었던 그 독서의 경우는 저 어릴적만하더라도
책이 흔한게 아니라서 그런지 장르와 깊이를 불문하고 독서에 빠지면 구할 수 있는 것들은 구해지기만 하면 많이 읽었던 것 같습니다.
반에서 공부못하던 친구들도 무협지나(요즘보다 깊이가 있었죠. 중한번역서도 많았고요) 삼국지를 읽고서
유식한 문장 하나 쯤은 꾀곤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친구들은 놀거리가 많아서 그런가
게임을 한다던가 로켓을 만드다던가 등등 말이죠.
그러다보니 관심이 있는 분야가 아니면 책을 접할 기회가 적어서 그런지 지식이 좀 얕은 친구들이 많이 보입니다.
얼마전에 인터넷에서 놀랐던게
“모르겠다, 눈물이 조금 났었는지…” 맹장 김응룡의 고백
이라는 기사에 달린 리플이었는데,
명장을 맹장으로 잘 못 썼다면서 80년간 한번도 배가 아파보지 않으신 맹장 김응룡
감독님 어쩌고 하는 리플과 기자를 조롱하고 그 리플에 추천이 수십개가 있었던 것이죠. ;
장수를 분류하는 지덕맹만 알아도 아니 그것까지는 몰라도 삼국지나 무협지 쪼가리만 읽어봤어도 맹장을 알텐데 말이죠.
많이 바라지도 않습니다. 지장 불가기, 덕장 불인기, 맹장 불감기(이건 또 불Fire 감기Cold로 알아듣는 요즘 친구들 있을 겁니다)
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데 지식이 얕은데 어째서 그를 부끄러워하지 않는지는 정말 의문입니다.
한자병용이었다면 이런 촌극이 발생하지도 않았겠지만 그렇다고 제가 한자병용까지 가자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 근래에 한자병용이 의미가 있지만 그리 크다고도 생각지 않고요.
(어떤 군선을 보고 구축함이야라고 말해주고 구축함이 다시 뭔지를 풀어서 설명해주는 뭐 그런 불편함은 있지만 말이죠)
말이나 글이라는게 자기가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에 따라서 뭔가를 습득하고 그 습득한 지식을 재가공해서
다시 축적하고 발휘하는데 큰 차이가 나는데 참 안타깝습니다.
지혜로운 장수, 지장
덕이있는 장수, 덕장
용맹스런 장수, 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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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찾아보기라도 해야하는데, 지적하기 좋아하는[지적허영심 비슷하게, 가지고 있는 지식을 자랑하기 좋아하는] 부류의 사람은 얕은지식으로 찔러보곤 하지요.
해당 지식이 틀렸다고 지적하면, '아님말고~'식으로 넘어가지요...
마지막 문단이 마음에 와닿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