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KPUG에는 외국에서 사시는 분들도 많고 외국 문화에 접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는 국내에서 외국인들과 일하면서 그들의 문화를 접하게 됩니다. 제 생각에는 한국의 교육이나 내용의 질은 다른 나라보다 낫다고 봅니다. 그리고 창의적인 것을 위해서는 '주입식'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암기하지 않으면 새로운 것을 만들지도 못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동감합니다. 실제 배운 것을 업무에서 쓰기 위해서는 일단 그 개념과 수식을 완벽히 이해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암기가 매우 매우 중요하더군요.

 

 저는 수학을 아주 싫어했습니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방통대 통계학과를 졸업하기 전까지는, 수학 시험 보는게 악몽이었습니다. 네 저는 수학을 못해서 대학도 성적을 맞춰서 갔거든요. 수학은 암기였고 아무런 의미 없이 공부하는 게 너무 싫더군요. 솔직히 계산은 잘했는데 삼각함수 이런거 나오면 바로 전멸 그런거에요. 수능 보면 수리영역 40점 만점에 20~30점을 왔다 갔다 하던 저질 '문과'생이었구요. 경영학부 수업에서도 통계쪽은 정말 C, C++ 찍을 정도였거든요.

 

 군대 가서 각종 보고서를 만들면서 '왜?' 라는 고민을 해보고 생각하면서 프로그래밍, 통계, 수학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더군요. 지금도 잘 못하기는 하는데, 업무 때문에 가끔씩 수학책을 펼쳐 보고는 합니다. 요즘은 구글에서 대충만 쳐도 공식과 배경과 설명이 좌르르륵 나오니 더욱 좋더군요. 대학원 다니면서 암기식으로 공부하는게 짜증도 났지만, 나중에는 다 까먹는 것도 있고 발표나 주제연구를 위해서 공부한 것들은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외우고 이해하고 나서야 응용도 가능하구요.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으면 좀 더 근원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은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당장 눈 앞의 문제를 풀어내고 답을 내는데 몰두했던 저는 전반적인 이해가 부족했고 꿈에서도 싫을 정도였지요. '왜'라는 질문을 하면서 조금씩 지치지 않을만큼 펼쳐 보면 수학이라는 게 참 재미있더군요. 예전에는 몰랐습니다.

 

 한국에서는 지나친 암기 강요로 아예 흥미를 잃게 만드는게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업무와 군대가 아니었다면 저는 지금도 수학이나 통계와 담쌓고 지내고 있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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