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드신 분께 IT 기기는 직접 손을 댈 일을 만들지 않는게 좋습니다~
2013.11.20 21:57
참으로 슬픈 이야기지만 60대 이상의 많은 분께는 IT 기기의 설정은 직접 해주거나, 그럴 수 없다면 처음부터 쓸 이유도 없게 만드는게 최고가 아닐까 합니다. 다루는 법을 아무리 설명을 드려도 이해를 하지 못하시며, 그것에 대해 화를 내면서 그 화살을 남에게 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Case 1: 저희 아버지
- 저번주에 TV 한 대를 사서 내려보내드렸습니다. 지방에서 케이블TV도 안보시고 공중파로 HDTV를 봅니다. 그런데... 채널 검색 메뉴를 못찾아 지금까지도 설정을 못하고 계십니다. 전화로 30분을 설명을 드렸음에도 결국 못찾으십니다. TV를 계속 묵혀두면 다른 여가거리가 없어 동네를 술판(?)으로 만들 위험이 있어 결국 제가 주말에 광주로 가서 설정을 해드려야 할 판입니다.
Case 2: 오늘 회사로 찾아온 모 영감님
- 모니터 한 대를 사러 오셨는데, 주문받게 성함좀 알려달라고 하는걸 10분을 기다렸습니다. 그 말의 의미를 이해를 못하십니다. 그건 그렇다 치는데, 문제는 그걸 사가셔서는... 하드디스크하고 어떻게 연결하냐고 묻습니다. 메인보드의 SATA 단자에 왜 연결이 안돼냐고 전화로 성화를 부리십니다. 전화를 받으면서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그래픽카드나 메인보드의 '똑같이 생기고 색 똑같은 단자'에 연결하면 된다는 설명을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셨습니다.
1번의 사례는 안해드릴 수 없으니 직접 해주는 것으로 결론을 낼 수 밖에 없고, 2번 사례는 차라리 '팔지를 말것'이라는 후회가 듭니다. 물론 쓰시는 분도 답답하겠지만, 스스로 다룰 수 없는 물건이 있다는걸 깨달으셨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젊은 사람에게 시키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오히려 젊은 사람처럼 하겠다고 이해를 못하는걸 붙잡고 남에게 화를 내는 것이 모두에게 좋지 않은 일입니다.
코멘트 15
-
토토사랑
11.20 23:33
Case 1.이 저희 어머니십니다. U+ iptv를 설치해드렸는데 메뉴 체계가 복잡해서 한달만에 스카이라이프로 복귀하셨다는...
-
예전 저희과 행정조교께서 겪은 일입니다. 아는 타과 교수님이 연구실 프린터 리본 가는 걸 도와달라고 하시길래 교수님은 재활용 리본 쓰지 마시고 리본통 사 쓰시면 된다고 해드렸어요.
써놓고 보니 요즘분들은 이해불가한 이야기군요. -
전설의주부용사
11.21 00:12
도트 프린터 오랜만에 듣네요^^;
-
하뷔
11.21 00:16
ㅋㅋㅋ 써 보지 않으신 분들은 이해 못하지요.
-
전설의주부용사
11.21 00:14
1. 무조건 사드리면 세팅은 기본옵션으로 사용법까지 교육 해서 메모까지 만들어 간편 매뉴얼제공 그림까지 첨부!!!!
2.저는 그심정 이해갑니다....하지만 그분들에게는 그것이 엄청나게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고-_- ....포기하면 편해요-_-;;;
마지막으로......소주땡기시죠?
-_-....
이해한다니까요....ㅠ.ㅠ
-
하뷔
11.21 00:27
어려운 상황이죠.
쩝..
음.... 근데 한 가지... 나이가 들수록 고집? 외곬수? 자신의 Way? ... 명확히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하고 자픈대로 하는게 속 편안하지요.
공감?
-
west4street
11.21 00:48
환갑이 머지 않은 제 입장에서 보면 단순히 나이도 나이지만 단답형 주입식 교육을 받은 세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답을 외우기만 했지 답을 찾는 방법은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 대부분이 사용법 가르칠 때 필요한 원리와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하면 짜증을 냅니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만 알려달라고 보채지요. 그래서 "요거 눌러 켜고 1번은 뭐, 2번은 뭐..." 이런 식으로 알려줘야 하지요. 이런 사람에게 스마트폰을 주면 발목을 잡히기 십상입니다. 하루에 20번 쯤 전화를 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1번의 경우는 모든 설정을 다 끝내고 기본적인 사용법만 가르쳐드리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2번의 경우는... 답이 없네요. 자신이 알지 못하는 걸 아는 척 하는 사람 같군요. 차라리 냉정하게 "능력 밖의 일이니 남을 시키라"고 얘기해주는 게 나을 듯 합니다.
추천:2 댓글의 댓글
-
+1
-
새벽에 읽고 끄덕끄덕 거려집니다+1
-
iris
11.21 10:56
1번의 경우... 정말 그렇게 하려고 토요일 첫비행기 표를 예약해 놨습니다.
2번은... 포기해야죠. 쩝.
-
왕초보
11.21 02:31
그래서 말이죠.. 스마트 기기는 기본적으로 탁 키면 옛날 기기처럼 쓸 수 있게 되거나.. 아님.. 처음 킬때, 알아서 주왁 셋팅 해서 최소한 옛날 기기처럼 동작하도록 나와야 합니다. 리모트도 옛날 것처럼 단순한 것이 제공되고요.
그게 아니라면.. 젊은 사람들에겐 스마트 기기일 수 있지만, 나이든 분들께는.. 그냥 거만방자한 넘일 뿐이죠.
-
iris
11.21 10:54
확실히 예전보다 비슷한 역할을 하는 기계가 쓰기 어려워지는 면은 있습니다. 예전 TV는 다이얼을 돌려 채널을 맞추고 전원을 스위치를 뽑기만 하면 그만이었죠. 하지만 지금의 TV는 리모컨 없으면 뭘 하기도 어렵고 설정이라는걸 미리 해줘야 하니 머리가 아픕니다. 심지어 냉장고도 온도 조절을 숫자로 하고 락 기능까지 있으니 정말 못쓸 분은 못쓸법하긴 합니다. 참고로 저희 어머니는 냉장고/김치냉장고 온도 조절을 저 없으면 못합니다. T_T
-
왕초보
11.22 04:37
우리집도 똑같아요. 김치냉장고.. ㄷㄷㄷ 좌우 두개인데 제어판은 한개인데 이 개념을 이해를 못하시더라구요. 지긋이 누르고 있음 풀리고 잠긴다는 개념도 이해가 안되는 모양. 그런데 이런게 모두 우리 엔지니어들 잘못이랍니다. OTL
-
ShadowPlan
11.21 09:43
음... 저도 공감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게 나이들어가면서 고착화되는 습관과 변화하려는 노력을 안해서입니다. 그럴경우 교육기관을 통해서라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됩니다. 저희 사장님께서 인터넷을 교육기관을 통해 배우시고 노트북을 한대 사셨습니다. 다만 이게 책상위에서 먼지만 쌓이는건 함정이지만요... 제 주위에 어른들은 모두 70대이신데 IT의 혜택을 스스로 거부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TV정도는 해결하시지만요...
그런데 60대초반이신 한 집안어른께서는 TV채널의 변화조차도 인정안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희집에서 TV를 보실때 EBS 일반방송이 13번이라면, HD방송은 10번입니다. 그런데 정말 몇번을 말씀드려도 13번으로 보십니다. 전자제품에 관한건 이정도이고... 생활에 관련된건 더 있지만, 아무튼 절!대!로! 안고치는 분이 계십니다.
2번은 약간이나마 비슷한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안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