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이 먹는 것. 가난하게 먹는게 건강 하게 먹는 거 같아요.
2013.12.15 15:44
고등학교 입학할 무렵에 IMF가 터졌죠. 그때 돈이 없어서 빵을 못 사먹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것도 한국에서요. 정말 몇백원 안하는 데 말이죠. - _ -;;
그뒤로도 항상 밀려드는 청구서 해결하고 나면 빈털터리 신세였는데, 그때 만큼 건강했던 적이 없었던 거 같아요.
특히 호주 오고 나서 정말 돈이 없어서 야체, 호밀빵, 고기 뭐 이런것들 위주로 소스 없이, 양념없이, 과자 없이 2년 정도 먹었는데
그 결과 저는 누구보다 동안이고 지치지 않는 체력의 소유자였던 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항상 나이보다 최소 7-8살 이상은 어려 보였고(한국에서) 여기서는 10살 정도 사람 들이 어리게 봅니다.
돈이 없어서 피할 수 없었던 더럽게 맛없던 식사 덕이죠.
작년 처럼 전과목 학비를 낼 필요가 없어서( 페일해서... ㅜ.ㅜ) 그만큼 금전적 여유가 생기자 올해는 닥치는 대로 먹고 싶은 것을 폭풍 흡입해 왔죠.
가격 따위. 신경 안썼습니다. 스트레스는 먹는 걸로 풀었죠.
솔직히 요리도 안했어요. 하루 한끼 이상은 밖에서 먹었죠. 싸면 10불, 비싸면 20불 정도인데 요리에 투자하는 시간을 시급으로 환산 했을 때 사먹는게 이득이더군요.
그래서 결과는.....
다크서클에, 올라간 혈압. 탄수화물 중독 초기증세(물론 자가 진단 했습니다), 얼마전에는 스트레스 때문에 응급실에 처음으로 입원해 봤네요.
아무리 주의해서 몸에 좋은 요리들만 먹으려고 해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일단 맛있으면... 자극적이면 무언가가 몸에 쌓여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물론 그냥 느낌입니다. : )
여러분. 오늘 날에는 가난이 어쩌면 정말 축복일 수가 있습니다. 최소한 건강에 관해서는요.
그리고 그 건강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거죠.
코멘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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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BisCO
12.15 16:01
맛없이 까지는 맞는데 가난하게 먹는건 해당사항 없습니다. 저렴한 음식일 수록 몸에 주는 영향도 같이 저렴해지거든요(...) -
최강산왕
12.15 16:51
상식적으로 보면 그게 맞는 거 같기도 하고, 실제로 학자들은 저소득층 수명이 짧은 게, 신선한 야체와 과일이 비싸서 라고 하더군요.
근데, 그건 그냥 통계일 뿐이고 실제로는 아닌 거 같아요.
사람은 돈이 있으면 맛있는 걸 찾기 마련이니까요. 반대로, 가난해도 매일 라면밖에 먹을 수 없는 수준이 아니라면 가난해서 건강하게 못 먹는 건 핑계 같아요. 일단 건강하게 먹는 것 만큼 중요한 게 "소식"인데 적게 먹는 습관 자체도 사실 굉장히 유리한 거거든요.
역시, 돈이 많다 한들 수명에 영향을 줄 정도로 엄청나게 건강한 음식을 섭취 할 수 있는 것도 아닌게, 돈이 빌게이츠 처럼 많아서 매일 1억 짜리 참치 잡아서 먹는 정도 아니면 결국 거기서 거기겠죠.
한국도 의사나 변호사나 노가다 꾼이나 전부 결국 서울 우유 먹고 김치 찌개 먹으니까요.
시간 없어서 운동 못 한다는 변명 만큼, 돈 없어서 밥 잘 못먹는 것도 핑계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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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고 가공안한것이 건강에 좋은건 동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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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눈
12.15 18:10
요즘은 채소나 과일, 통곡물빵, 신선한 고기는 비싸요. 싼 인스턴트식품, 가공육 등이 몸에 더 안좋죠.. -
ShadowPlan
12.16 10:46
저는 원래 육류보다는 어류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회사 기숙사 있는동안 계속 나오는 육류를 3년동안 거의 손하나 안대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입맛에 안맞다보니 소식을 하게 되었고요... 덕분에 자연적인 다이어트가 되어서 날씬한(? 상대적으로) 몸매를 가지게 되었지만, 정기건강검진에서 빈혈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리저리 검사했는데 식습관이 원인이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약과 식습관의 개선 등으로 빈혈은 치료가 되었고, 결혼후 맛있는 것 위주로 먹다보니... 다시 살찐 몸과 고혈압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T-T
입이 즐거우면 건강을 해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
그래서 전 자극적인 맛의 음식을 잘 즐기지 않은편 입니다. 원재료 자체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 자체를 좋아합니다.
외국의 경우 빈곤층이 정크푸드 위주의 음식 섭취 때문에 빈곤층일수록 비만율이 높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