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나이를 거꾸로 드시는 분들. 쫙벌노인
2013.12.26 23:35
KTX 타고 매일 출퇴근 하는데요. 사람 없을 때는 조용히 앉아서 아이패드로 일하고 그럽니다. 오늘은 사람들이 조금 많길래 비좁은 자리를 잘 찾아서 앉았는데요. 처음 자리 옆에 중년 남성이 조금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앞의 두칸으로 옮겼습니다.
이 아저씨는 55살쯤? 되어 보이는데, 계속 입을 안 가리고 기침을 1시간이나 하세요. 나보고 딴 자리 찾아 가라는 뜻이겠죠. 지금 생각해 보니, 처음 앉으려 하는데 벌린 다리를 잘 안 오무리시더라고요.
제 기분이 상했는지 진짜 감염이 된건지 집에 와 보니 어질어질 한게 독감 주사 맞은 것 처럼 더러운 기분이 듭니다. 저는 50분만 타는데 아무리 이 아저씨 부산까지 간다고 해도 그 조금 참고 있어주지 못하나 화도 나네요. 똥이 무서워서 피한다는 건 이런 상황에 하는 말이죠? 생각해 보니 한달전에도 비슷한 일 있었어요. KTX 자유석칸에서 자기는 2자리 앉아 가겠다고 저보고 딴데 앉으라는 중장년 아저씨도 있었어요. 정신이 나가신 분이죠. 바로 저 뒤로 더 뚱뚱한 사람이 한자리 남았다고 그 자리를 비집고 앉더라고요. 쌤통!
몇년전부터 생각하는 건데요. 앞으로 신구간의 갈등은 점점 커질것 같아요. 복지혜택, 정치성향, 그리고 제일 중요한 공중 매너 등등. 나중에 지하철에 노인 우대석이 일반 좌석보다 많아지는 날도 올수도 있다던데 ... -_-;; 장기적으로 멀리 봤을 때 대한민국이 멸망하지 않으려면 그런 크고 작은 갈등이 있으면 안 될텐데 말이죠.
코멘트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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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오히려 젊은 사람들은 매너있게 잘 피해가는데, 50대쯤 보이는 아저씨들 매너가 정말 똥라고요. 아둥바둥한 상황도 아니고, 자기 더 편하게 가겠다고 안면몰수 하는데 정말 쌍욕 나와요. 그럼 바로 그러겠죠. "너 몇살이야~!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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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12.26 23:45
저도 한 번은 할아버지가 지하철 내리는데 사람 밀치면서 쌍소리를 내길래 같이 쌍소리를 냈습니다. 나이 들면서 곱게 늙지도 않고 성질만 드럽고 나이 든 값을 받고 싶어하는 분들 때문에 힘들더군요. 택시안에서 담배 피우는 할아버지 기사들 때문에 이제는 젊은 사람들 택시만 골라서 탑니다. 좀 예의 있고 곱게 늙어가면 안되나 생각을 요즘 많이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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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택시 때 그런적 있어요. 양재동에 있는 회사가 아닌 다른 지역택시를 탔는데 허걱.. 신림동 택시였어요. 양재역에서 서울역까지 1시간동안 에어콘도 안 틀어주고 덥고 난폭운전에 멀미나고 죽을뻔했습니다. 정말로 담배도 물고 가셨어요. 에휴~ 그런 쌍욕 나오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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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실 그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야 할 위치에 있는 양반들이 바로 정치인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MB때 갑작스레 우측통행으로 바뀌어 혼란스럽던 그 시기에 말입니다.
저는 사실 젊은 사람들보다 나이드신 분들이 더 적응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군요.
전철역 층계를 별 생각없이 지나가다 보면 갑자기 어디선가 누군가가 불호령을 내립니다.
"거! 우측통행 몰라? 우측통행? 젊은 사람이 정신을 어따 두고 다니는 거야?"
나이드신 분들은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에 비해 나랏님의 지시사항을 잘 따르시더군요.
(물론 그 나랏님이 노무현, 김대중이 아니라서일수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참 피곤하게 사시는구나..."하는 생각에 마음이 짠해지기도 했지만...
어쩌면 이게 신구갈등을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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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12.27 09:39
차라리 그렇게 내가 잘못했다는 것에 지적하면, 수긍이라도 하죠.
전철에서 노약자, 장애인 석이 아닌, 일반석에 앉아있는데...
내가 가장 만만해보였는지... 내 앞으로 와서는 자리 안 비킨다고 ㅈㄹ을...
그 뒤로는 일반석에서도 자리가 남아서, 일어서 있는 사람이 없는 경우 아니면
마음 편하게 서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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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들 데리고 부산갈때마다 한자리 더 끊어요.
옆사람에게 피해주고 눈치보면서 가느니 동반유아석 끊어가는게 제 정신건강에도 좋더라구요.
어른들은 그돈 아깝다고 한자리만 끊으라 하지만 그냥 다른데서 아끼고 눈치안보는게 최고인듯해요.
혼자다닐때도 기피대상1호는 아저씨들이었지맙 말이죠..(담배냄새, 술냄새, 코골이, 쩍벌등 때문에 힘들더라구요..)
물론.. 가끔 애가 앉아있으면 자기자리라고 우기는? 사람도 보긴합니다;; -
하뷔
12.27 07:03
'물론.. 가끔 애가 앉아있으면 자기자리라고 우기는? 사람도 보긴합니다;;'
??
정말요? 저도 1년에 왕복 10여차례하지만... 쩝... 별 경우가 다 있네요.
(저도 애 자리는 무조건 끊고 태우기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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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욱
12.27 01:55
거 더러운 놈 걸리셨네요.
제가 뽀큐 날리겠습니다.
갈등은 항상 있을 겁니다.
다만, 장기간 해결되지 않는 갈등은 분열로 이어질까 걱정인거죠.
지역감정은 대표적인 분열. 이 분열을 정치인들은 자기 표에 이용해 먹는 거죠.
계속 분열시키기 위해 버러지들을 고용해서 유지하구요.
복지 문제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때인데, 기준이 있어야 합의를 하죠.
기준을 세우려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한국인은 감성적이라 감성적인 한국식 복지가 필요할 것 같아요.
좀 더 희생해도 좋지만, 제대로 복지했다면 감수하는게 한국 사람이잖아요.
전 좋게 봅니다.
경로석은 결국 사라지지 않을까 합니다.
노인들이 돈을 더 벌어서 자신의 생활 정도는 책임 지는 시대가 도래할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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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m
12.27 05:27
음 요즘 어르신 중에는 우리가 어려운 시절 힘들게 성장 시킨 나라고, 어린 것들은 그저 그런거 잘 주워 먹고 자랐으니, 우리에게 많이 양보해야 한다 같은, 일종의 피해 의식들을 많이 가지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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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뷔
12.27 07:08
사실 보면 워낙 짧은 기간에 너무 많은 것들이 바뀌어서 적응하기에 힘든점은 무척 많을 것이라고 이해는합니다.
지금 70대라고 생각해보면 광복~6.25~5.16~12.12~~~~ 등등
을 겪으신거잖아요?
근대사 우리나라 같이 격동을 지낸데가 어디 또 있을까요?
제가 늙어서 오락가락하는 때에 제대로 따라가지 못할거 같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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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도덕기준이 개판이 된 이유는, 문화혁명과 홍위병 시절을 겪으면서 "착하게 살아봐야 나만 피본다. 잘해주면 오히려 죽는다." 라는 의식이 짧은 순간 강하게 박혀버린 탓이라는 이야기가 있죠. 우리나라도 역동의 시기가 주는 부작용이 강하게 남은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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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사랑
12.27 08:33
지금의 기성세대들. 베이비부머라는 사람들이죠.
전후 첫세대들... 못배우고 고생한것도 사실이지만 그 전세대는 구한말부터 일제와 6.25까지 겪었습니다.
할아버지세대가 고생은 더컸습니다.
근데 고생은 자기들이 다한것처럼 굴죠.
현재 가장많은 자산과 부동산 임금을 쥐고 있는 사람들인데 어쩜 그래 욕심쟁이들인지...
무례하기까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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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otDisturb
12.27 09:51
나이 많은 분들 참 힘들게 사셨습니다. 게다가 사상적으로는 조선시대와 별다를게 없어서... 그런 행동 할법도 하고 지금 세대와 충돌도 많은게 당연할수도 있습니다.
저 또한 아무리 그들이 힘들게 살았고 조선시대의 사고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꼴보기 싫은 행동 하는거 이해 못하겠는데.. 열내면 저만 손해더군요.
그냥 적당히 무시하고 넘어가는게 편한거 같습니다. 괜히 핏대세워봐야 그들은 우리가 왜 화내는지도 모르고 이해하려 하지도 고치려 하지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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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ity
12.27 09:56
제도적인 복지에는 매우 인색하지만 감성적인 복지는 당연한거라는 생각이... 음... 어렵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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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엔 화장실 흡연으로 걸리신 4050 대 아저씨 부산까지 가시는데 무임승차 콤비까지 겸하셨어요. 대략 40만원정도 벌금 받지 않을 까싶어요.
저는 KTX 타기 조금 애매한 장소에 적어도 1주일마다 한번씩 내려가서 고민입니다.
KTX를 타고 택시를 타도 1시간 40분 일반 무궁화를 타고 딱 맞는 곳으로 가서 택시 타도 1시간40분이라서 애매하긴 합니다.
그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가끔 입석을 타고 내려가는데 일어서있기 편한 1-2번좌석뒤로 가는데요. 제가 있는줄 뻔히 알면서도 제가 숨막힐정도로 뒤로 제치시는 분들이 간혹 계십니다. 뻔히 알면서 너좀 당해봐라 하고 이러시는거겠죠.
이럴때마다 한소리하고는 싶지만 기분나쁘게 내려가기도 그래서 그냥 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