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것이 왔습니다. - 체육대회의 악몽
2014.09.24 01:02
해색주는 느리고 운동도 못하고 지금은 완전 못합니다. 자전거 3시간 타고 다음날 병나서 회사를 못가고 골골댈 정도로 체력이 바닥인 상태입니다. 제 책상에 아이들 가을 체육대회 '아버지 청백 계주' 신청서가 있군요. 국민학교 시절부터(아, 저는 초등세대가 아니라서) 빨리 달리기는 젬병이었고 후보생과 군시절 선착순에서 항상 뒤에서 21번째를 달리던 저로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작년에 아무런 생각 없이 지원했다가 전속력으로 달리는데 갑자기 온몸에 마비증상이 왔으나 대충 뭉개고 뛰었는데, 같이 뛰던 분이 마비가 와서 쓰러져 계시더군요. 아마도 평소에 전력으로 운동을 안하시던 분이 갑자기 전력 질주를 하니 몸에서 놀라서 온몸에 쥐가 난듯 했습니다. 매년 아버지 이어 달리기 대회에서는 꼭 한 두 명이 다치거나 실려나가는데, 이게 다들 무척이나 메인 이벤트처럼 좋아합니다. 네, 아버지들 한 둘은 굴러서 팔뚝이나 무릎 다 까지거나 아니면 쇼크 와서 실려 갑니다.
아내와의 최근 냉각된 관계를 호전하기 위해서는 지원해야 하나, 근 한 달을 감기약을 달고 야근을 해왔던 지금 상황이 문제입니다. 저걸 하자니 이번에 쇼크로 실려가는 사람은 저일듯 하고. 그런 망신을 당하지 않으려면 적어도 남은 일주일은 야근을 멀리하고 운동을 하고 푹 쉬어야 합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월말 마감'과 '납품'이 기다리고 있지요.
고민입니다. 저걸 신청하자니 뒷감당이 안되고...
코멘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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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09.24 07:53
그래도 애아빠인 것은 부러움. ㅠㅜ
혹시 21명이 뛰는데 뒤에서 21번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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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색주
09.25 00:38
보통 제일 잘 뛰는 사람을 앞뒤로 세웁니다. 저는 항상 중간을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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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매년 한두명씩 실려나간다니;; 죽음의 레이스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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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짱
09.24 11:14
정말 웃픕니다...
이런 가장의 비애를 누가 알아줄까요?
가족의 평화냐 .... 밥줄이냐....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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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빠들께서 오시지 않아 운동 경기 빠질 틈이 없습니다. 잘 판단하셔야 합니다.
작년에 힘들었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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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빈아빠처리짱
09.24 13:28
저도 운동회가 내일인데 걱정입니다. 저는 젬병이라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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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peraesthetic
09.24 15:45
그런 걱정이 있군요. 저도 몸을 좀 사려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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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후... 느낌이 확 옵니다. 30말 40중 회원분들 부디 건강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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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애들 체육대회에 어른들보구 뛰라는건지??
애들 몇년씩 어린이집 다닐때는 매년 애엄마가 뛰던가 말던가.
전 한번도 뛴적이 없어요. ^^
초중고 올라가면 그런거 없어서 좋아요.
(중,고딩은 부모님 부르지도 않아요. ←전 이게 더 좋아요 ^^) -
전 어렵지 않던데요. 술마신 다음날이 아니라면야 크게 문제 없습니다. ^^; 근데 술을 마시니까 일이 커지죠.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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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뿌아빠
09.25 00:44
그래도 애들 체육대회는 어느정도 커버가 가능한데요.. 회사 체육대회사 저는 정말 싫더라고요. 평생 개발인데 아직도 회사 막내라서... 죽을맛입니다. 다행히(?) 올해는 무릎이 아프네요..
아우, 한창때도 싫어하던 달리기를 애아빠가 되어서도 해야 한다니...
피할 방법이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