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꼭 써보려고 했던 아버지와의 태국 여행기...
2020.07.09 15:56
요즘 코로나 때문에 갇혀 계시다 시피 하신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저도 그래서 여행도 못가니 예전 사진을 많이 꺼내 보곤 합니다..
다들 그러시겟지만 저희 아버지도 공무원 퇴직 하시고 늘 엄하셨죠..
게다가 저희 고향이 합천이고 늘 대구에 사셔서 정치적으로도 늘 충돌이 많았습니다..
어머니 한테 좀 더 다정하게 하실수 있을텐데 라고 하는 생각도 늘 아쉬웠죠..
그런데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부쩍 저한테 많이 기대시고..
혼자 베트남도 다녀오시고 아들이랑 같이 여행 가는게 소원이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고민을 해 보다 비수기에 아버지를 모시고 제가 좋아하고 아버님이 안가보신 태국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예전에도 가족 여행을 일본등지로 다녀온 적이 있지만 그때는 어머님이 고생 하신 기억 뿐이라..
과연 아버지랑 여행이 즐거울까? 라는 고민에.. 망설인것도 사실인데요..
여행가서 진짜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아버지랑 태국 시장에서 사진도 열심히 찍고
카페에서 헌팅! 이 아니라 자리 없어서 직원이 저희 자리에서 합석하며 같이 이야기도 하고 놀았네요..
아버지가 그래도 영어가 되서 쏼라 쏼라 하는 저를 보고 이새퀴 재미있게 사네 라고 하십니다..
바다가 레스토랑에도 가고 좋다는 곳은 다 가봅니다...
아버지가 사진 찍는것도 싫어 하시는 분인데 이제 자연스래 손가락이 V 자를 그리고 미소를 지으시기 시작합니다..
나름 인생샷도 남겨 보고...
다른것보다 남자의 로망.. 아버지랑 술한잔.. 을 할수 있는 기회가 처음으로 생겼었네요...
그나마 좋았던것은... 아버지랑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그동안 제가 오해한 것들.. 아버지의 마음 등등을 많이 이해 할수 있었던거 같습니다..
살면서 자연스래 아버지와 멀어진게 대화가 부족한것이 아니었나 싶어질 정도로 말이죠..
여행 다녀와서.. 가장 바뀐게 매번 역정만 내시던 아버지가.. 이제 제 말을 들어 주십니다..
그렇게 안변하실거 같았는데 정치적인 이슈던 사회적 이슈던 가족일이건.. 그래 니말이 맞다 라고 자주 하십니다...
그 이후로 저도 좀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나도 대화 하는법이 서툴렀구나 라고 말이죠..
혹시 아버님이랑 대면 하신분들은 정말 한번 술한잔 하시거나 여행을 가보시는 것도 추천 드립니다..
저도 자랑할 인물이 아니라 얼굴 사진 노출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어떨지는 모르지만..
조만간 시간이 되면 그다음 다녀온 아버님과의 대만여행과 다른 여행 썰을 풀어 보도록 하겟습니다..
코멘트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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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민
07.09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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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07.09 23:57
저도 아버지도 토종 경상도 남자 입니다 ㅋ
그래도 여행가서 대화를 많이 했는데 많이 풀린거 같습니다. -
나도조국
07.10 02:11
두분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오신 얼굴을 갖고계시네요. 참 보기 좋습니다. 저도 아버지도 토종 경상도 남자라..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젠 태평양을 끼고 건너에 앉아있으니 더 심하고요. 전화드리면 두마디를 건네는게 불가능합니다. 첫마디가 "끊자" 셔서요. 전화는 목소리만 들으면 됐지 하는 생각이신듯.
빨리 코비드 사태가 진정되어서 아버님이랑 또 여행다녀와서 글 올려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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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07.10 07:03
아버지가 쿨하시네요 ㅎㅎ
왕초보님 바쁘신거 아시나봅니다. -
나도조국
07.11 01:58
그냥 하루 네마디 하고 사는 경상도 남자라 그러신듯 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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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07.10 15:15
저도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노력중입니다..
진짜 저희 아버지도 완전 경상도 상남자 신데..
요즘 부쩍 많이 바뀌셧네요..
그 다음에 대만여행도 또 다녀왔는데 이제는 언제 또 갈수 있을지 ㅠㅠ 아버님이랑 괌 여행을 이번에 못갔네요 -
나도조국
07.11 01:58
건강하셔서 기회는 많을 겁니다. 히말라야 트레킹까지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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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산왕
07.10 07:02
우와 두분다 훈남이시네요. 아버지는 설경구 보다 잘생기신게, 영화 배우 하셔도 될듯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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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07.14 12:13
아버님한테 전해 드려야 겟군요 :) -
행복주식회사
07.10 19:31
효도하고 오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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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07.14 12:13
ㅠㅠ 다음에 또 효도 하러 다녀왔습니다 -
이런 글 좋아요. 좋은 추억 만드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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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07.14 12:13
네 정말 코로나 터지기 전에 많이 다녀서 다행 같아요. 좋은 추억이 정말 오래 남죠 -
부럽습니다.
아버지랑 대면 대면.....
여행을 같이 가고 싶어도 지금은 안 계시니...
제가 반려견을 좋아하는데..저희 아버지도 반려견을 너무 너무 좋아하십니다
가끔... 아버지 살아 계셨을때 반려견 키울 생각을 왜 안 했는지.....
지금 반려견 키우면서... 이 기쁨을 같이 공유하지 못하는게 너무 아쉽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제가 중,고등학교때 아버지 나이가 지금 제 나이인데.....
지금 나이가 되니 아버지가 조금 이해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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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발이
07.17 14:41
이상하게 우리나라에선 아버지랑은 늘 대면대면 하게 되더라구요..
저도 나이 들면서 아버지가 점점 이해되어 갑니다..
아버지 고생으로 제가 자라온것도 사실이긴 하니까요
저도 부모님하고...
매일 매일 다른 핑계로 잘 안되네요.
아버님하고 잘 지내시는거 같아서 부럽습니다.(경상도 남자는 너무 과묵해서 ㅎㅎㅎ ㅜㅡㅜ)